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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2년의 자귀나무꽃
ⓒ 김해화

▲ 2002년의 자귀나무꽃
ⓒ 김해화

자귀나무

쌍떡잎식물 장미목 콩과의 낙엽소교목.
분류 : 콩과
분포지역 : 한국(황해도 이남)·일본·이란·남아시아
자생지 : 산, 들
크기 : 높이 3∼5m

합환목·합혼수·야합수·유정수라고도 한다. 산과 들에서 자란다. 줄기가 굽거나약간 드러눕는다.
높이 3∼5m이고 큰 가지가 드문드문 퍼지며 작은 가지에는 능선이 있다.
잎은 어긋나고 2회깃꼴겹잎이다. 작은잎은 낫같이 굽으며 좌우가 같지 않은 긴 타원형이고 가장자리가 밋밋하다.
작은잎의 길이는 6∼15mm, 나비는 2.5∼4.0mm 정도로서 양면에 털이 없거나 뒷면의 맥 위에 털이 있다.

꽃은 연분홍색으로 6∼7월에 피고 작은 가지 끝에 15∼20개씩 산형(傘形)으로 달린다.
꽃받침과 화관은 얕게 5개로 갈라지고 녹색이 돈다. 수술은 25개 정도로서 길게 밖으로 나오고 윗부분이 홍색이다.
꽃이 홍색으로 보이는 것은 수술의 빛깔 때문이다.

열매는 9∼10월에 익으며 편평한 꼬투리이고 길이 15cm 내외로서 5∼6개의 종자가 들어 있다.
밤중에 잎이 접혀지기 때문에 자귀나무라고 하며 소가 잘 먹는다고 소쌀나무라고 부르는 곳도 있다.
한방에서는 나무껍질을 신경쇠약·불면증에 약용한다.
한국(황해도 이남)·일본·이란·남아시아에 걸쳐 분포한다.
작은잎이 길이 2∼4.5cm, 나비 5∼20mm인 것을 왕자귀나무(A. coreana)라고 하며 목포 유달산에서 자란다.

<2002년 순천시 주암면에서 촬영>


옛날 어느 마을에 바름이라는 이름을 지닌 어여쁜 여자가 살았습니다. 얼굴만 어여쁜 것이 아니라 부지런하고 심성도 곧고 착해서 주위에서 중매를 많이 하였으나 마음에 드는 남자가 없어서 늦도록 결혼을 못하고 있었습니다.

바름의 집은 딸이 많았습니다.

중매쟁이의 그럴 듯한 말만 믿고 먼저 시집을 간 언니들은 바람을 피우거나 망나니노릇을 일삼는 남편들 때문에 가난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시들어가고 있었습니다.

바름은 그런 언니들을 보면서 자신은 꼭 믿을 수 있는 사내에게 시집을 가리라고 다짐을 했던 것입니다.

강 건너 고을에 바우라는 사내가 살았습니다.

힘이 황소처럼 세고 부지런해서 주위에서 중매를 많이 하였으나 마음에 드는 여자가 없어 결혼을 못하고 있었습니다.

바우의 마음에 드는 여자는 바우가 가난해서 싫다고 하고, 바우에게 시집을 오겠다는 여자는 행실이 좋지 않거나 게으르고 오직 바우의 사내다움에만 눈독을 들였습니다.

어느 해 여름이었습니다. 강가에 메어놓았던 바우의 소가 고삐가 풀리는 바람에 물이 낮은 여울을 건너 강을 건너가 버렸습니다.

바우의 소가 강을 건너가더라는 말을 듣고 밭에서 일을 하던 바우는 부랴부랴 강을 건넜습니다. 강건너 언덕에서 소가 지나간 발자국을 발견한 바우는 발자국을 따라 산을 넘었습니다.

바우의 소는 산너머 어느 밭둑 언덕, 커다란 자귀나무 밑둥에 메어져 있었습니다. 달려간 바우는 소의 등을 쓰다듬으며 반가워했습니다.

그때 밭에서 일을 하고 있던 처녀가 인기척에 허리를 펴고 바우를 바라보았습니다. 바름이었습니다.

"곡식을 헤칠까봐 메어두었습니다. 소를 아주 잘 기르셨군요."

사람이 있는 줄 모르고 있다가 갑자기 고운 여자의 목소리가 들리자 바우는 깜짝 놀랐습니다. 두 사람의 눈이 마주쳤습니다. 밭일을 하다가 일어선 바름의 싱싱하고 아름다운 자태에 바우는 넋을 잃었습니다.

바름 역시 소를 찾아서 먼길을 달려오느라고 땀에 젖은 바우의 건강하고 늠름한 모습에 반하고 말았습니다. 바우는 한창인 자귀나무 꽃 한 가지를 꺾어 바름의 손에 쥐어주었습니다.

"제 소를 잡아 주셔서 고맙습니다. 가진 것이 없으니 여기 이 꽃이라도 정성을 다해 바치겠습니다."
"저희 집에 들렀다 가시지요."

바름은 정중하게 바우를 집으로 안내했습니다.

두 사람은 혼인을 했습니다. 아이도 낳고 행복한 몇 해가 흘렀습니다. 서로 부지런히 일을 해서 살림도 많이 나아졌습니다.

겨울이 다갈 무렵의 어느날 읍내로 장을 보러갔던 바우가 그만 술집 여자의 유혹에 빠져 집으로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바우의 사내다움에 반한 술집 여자는 온갖 좋은 음식과 옷, 애교로 바우를 정성스럽게 대접하면서 집으로 돌아가도록 놓아주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오랫동안 일에만 메달려 살아왔던 바우도 편안한 생활이 싫지 않아 집으로 돌아가는 것을 잊고 지냈습니다. 바우의 소문을 듣고 바우가 돌아오기를 기다리던 바름은 바우가 봄이 되어도 돌아오지 않자 정한수를 떠다놓고 백일기도를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백일이 다 되어도 바우는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백일째 되는 날 밤 꿈에 한 노인이 나타나서 자귀나무 꽃가지를 손에 쥐어주었습니다.

다음날 아침 바름은 처음 바우를 만난 밭둑의 자귀나무를 찾아갔습니다. 어느새 자귀나무 꽃이 한창이었습니다. 바름은 꽃이 잘 핀 자귀나무 가지 하나를 꺾어들고 읍내로 나갔습니다.

바우가 있다는 술집을 찾아간 바름은 심부름하는 사람에게 돈 몇 푼을 쥐어주고 술집 여자 몰래 바우에게 자귀나무 꽃을 전해달라고 했습니다. 자귀나무 꽃을 받아든 바우는 순간 바름을 처음 만나던 일을 떠올렸습니다.

집과 아이와 착한 아내의 모습이 떠오르자 바우는 옷도 제대로 챙겨입지 않고 집으로 달려왔습니다. 바우는 바름 앞에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리면서 진실로 자신의 잘못을 뉘우쳤습니다.

"내가 당신에게 꽃을 꺾어 바치던 그 첫 마음을 잃지 않도록 집안에 자귀나무를 심겠소."

밭둑의 큰 자귀나무 아래는 어린 나무들이 많았습니다.

그 중의 한 그루를 마당가에 옮겨심은 바우는 언제나 그 나무를 보면서 바름을 향한 첫마음을 잃지않고 오래도록 성실하게 살았다고 합니다.

강함 앞에서 한 없이 약하고 약함 앞에서 한없이 강한 것이 권력의 본질인가 봅니다. 니편 내편도 모르고 마구잡이로 휘두르는 폭력이 어떻게 공권력이 되는가요?

아무리 당근을 주어도 적은 동지가 되지 않습니다. 적에게 겨누어야할 칼로 동지의 등을 찌르면 되나요?

노동자들에게, 힘없는 서민들에게 휘두르는 공권력의 막강함, 재미있으시겠습니다.

그런데, 청와대에는 자귀나무가 없을까요? 요즘 자귀나무 꽃이 한창인데 지리산 자귀나무 꽃 꺾어다가 청와대에 갖다주면 대통령이 첫마음으로 돌아올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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