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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로 간 '여군 선생님' 김춘화 대위가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다.
초등학교로 간 '여군 선생님' 김춘화 대위가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다. ⓒ 조수일
처음으로 교단에 서게 된 김 대위는 '6.25와 북한의 실상 그리고 우리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1시간 동안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물론 그 자신도 전후세대이지만 지난 98년 육군소위로 임관 이후 강원도 최전방부대에서 남북한의 젊은이들이 대치하고 있는 상황을 몸소 체험했고 '동해안 잠수함 간첩침투 사건'이 일어난 지역에서 근무했기 때문에 우리의 안보현실에 대해 실감나는 교육을 할 수 있었다.

'내 부모형제와 조국을 지켜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오늘도 여러분들의 오빠와 삼촌들이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최전방에서는 비무장지대를 사이에 두고 100만명의 무장 병력이 서로 대치하고 있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는 것을 어린이 여러분들은 잘 알아야 합니다"라고 또박또박 이야기하는 김 대위의 강연이 교내 TV를 통해 중계되는 동안에 500여 명의 학생들의 초롱초롱한 눈망울은 시종일관 TV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김 대위는 '국가와 민족을 위한 애국심이 투철했던 충무공 이순신 장군은 엄한 훈련을 반복해 빈틈없는 전략과 전술을 구사하는 유비무환의 정신으로 동서양을 통틀어 명장으로 인정받고 있다'며 "대한민국 국군은 충무공의 유비무환정신을 이어받아 지금 시간에도 하늘과 바다, 전.후방에서 다시는 6.25와 같은 비참한 전쟁을 막기 위해 밤낮으로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군에 왜 입대했느냐'는 질문에 "여성이지만 군인의 길을 선택한 것은 그만큼 국방의 중요성을 알게 됐기 때문'이라고 입대한 사연을 밝혔다.

한시간 남짓 강연이 끝나고 질문시간에는 "어떻게 하면 여군이 될 수 있느냐", 결혼은 했느냐", "부하는 몇 명이나 있느냐" 등의 질문공세에 친절히 답변하는 것도 잊지않았다.

"강연을 마치고 나오는데 '사인을 해 달라'고 조르는 학생들의 성화에 예정된 시간을 초과했다"며 밝게 웃는 초등학생들을 보니 교단을 지키는 고향의 아버지가 생각난다는 김 대위는 "아이들의 올바른 국가관과 안보관을 심어주기 위한 강연이라면 언제든지 응할 생각'이라며 행복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이날 교내에 연결된 교육용 TV를 통해 김 대위의 강연을 지켜봤다는 허성만(50) 교감은 "너무 가슴에 와 닿는 이야기를 아주 쉽고 재미있게 풀어서 설명해, 어린이들뿐만 아니라 성인들에게도 아주 유익한 시간이었다"며 "내년에도 꼭 참석해달라"고 간곡히 부탁했다.

또 이 학교 6학년 정유진(13)양은 "군인선생님이라고 해서 무서운 아저씨가 올 줄 알았는데 예쁜 언니같은 선생님이 와서 너무 반가웠고, 수업도 너무 재미있었다"며 "이 다음에 나도 멋있는 여군이 되고 싶다"며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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