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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항공 전진기지가 될 외나라도 봉래산
우주항공 전진기지가 될 외나라도 봉래산 ⓒ 김성철
우주센터 전진기지가 들어설 고흥 외나라도 하반마을, 이달 말경에 기공식을 할 예정이었지만, 정작 하반마을 주민들의 표정은 어둡기만 하다.

외나라도 하반 마을은 우주센터 전진기지로서 앞으로 프레스센터와 위성시험동 등이 들어설 장소이지만 아직까지 해상어업권에 관한 보상문제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22일 현재 하반 마을에는 54가구 200여명이 살고 있으며, 조만간 17가구가 다른 곳으로 이주할 예정이다. 머지않아 고향을 잃게 될 7.80대 노인들은 "기공식만 하면 뭐 한다요, 돈 몇푼 준시롬 여기서 내 쫒을라고 그란디, 우리 같은 늙은이가 어디 가서 뭘 해먹고 살겄소. 죽어도 여기서 죽을라요"라며 비통한 마음을 전했다.

김광석 하반마을 이장
김광석 하반마을 이장 ⓒ 김성철
다음은 김광석(60. 하반 이장)씨 인터뷰 내용이다.

- 이주할 계획은?
"이주할 계획이 없다. 토지 보상이라고 받은 돈이 2천만원이 전부다. 고흥에 가서 아파트 한 채 살려고 해도 8천만원이다. 이 돈 갖고는 어디 가서 전 셋방 하나 구할 수 없다."

- 보상비를 더 요구할 방안이 없는지?
"토지 보상비는 이미 다 끝났다. 지금 남아있는 것은 해상어업권이다. 저 앞 바다에는 해산물의 보고다. 미역, 파래, 톳, 해삼, 문어를 비롯하여 생복(전복)을 양식하고 있다. 지난번 해양수산부에서 잠수부를 통해 조사해 갔다. 충분한 보상비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불안하다."

- 마을 주민들이 집단으로 이주할 장소는?
"지리적인 여건이 여기처럼 좋은 곳이 없다. 인근에 있는 예당에다가 택지를 개발해 달라고 했는데 아직까지 확답이 없다."

위성시험동으로 개발될 하반마을
위성시험동으로 개발될 하반마을 ⓒ 김성철
- 이주 대책비 산정은?
"각 가구마다 인구수로 하는데, 문제는 2001년 2월 22일 이후에 퇴거를 하였다면 이주 대책비를 받을 수 없다고 하는데…. 자녀들 학교 군대문제 때문에 주소지를 옮겨도 위장전입으로 보고, 제외한다니 억울하다 ."

- 주민들의 승낙 없이 공사를 강행한다면?
"주민들과 항우연(항공우주연구원)의 관계는 지금까지 협조적이었다. 저기 마을 뒷산에 크게 공사중입니다만, 벌목 발파를 해도 공사중단을 요구하거나 작업을 방해하지 않았다. 기공식 장소도 예내 마을에 양보했다. 그러나 해상권 보상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을 경우에는 물리적인 충돌도 불가피 해질 것이다.

전복 양식장을 가리키는 김광석 하반마을 이장
전복 양식장을 가리키는 김광석 하반마을 이장 ⓒ 김성철
- 이런 부당한 내용들을 왜 언론에 알리지 않았나?
"저가 방송 신문기자들과 여러 차례 인터뷰도 했고, 보상문제 때문에 대전 항우연에 가서 협상도 했지만, 원론적인 답변만 듣고 왔다. 특히 언론들은 여기서 쏘아 올릴 우주 로켓트와 미래 우주항공 산업에만 관심이 있지, 현지 주민들의 아픔과 애환은 전혀 언급이 없다."

- 주민 모두 기공식 때 초대받았는지?
"주민들 모두 기공식을 반기지 않지만, 초대받은 몇 분은 참석할 것으로 본다."

- 요즈음 심정은?
"부모의 뼈가 묻힌 고향을 떠나려 하니 잠이 오지 않는다. 더군다나 이 나이에 어디 가서 뭣을 해먹고 살아야 할지 걱정이 태산같다."

인터뷰를 마치고 이미 폐교된 하반분교와 마을을 돌아보았다. 담장 너머에 하얀 접시꽃과 보랏빛 수국이 피어있다. 여기서 로켓포가 발사된 순간 지구 환경은 그 만큼 더 파괴 될 것인데, 인간의 개발 탐욕이 결국은 접시꽃, 수국, 고동, 게, 파래, 미역을 볼 수 없게 만든다.

우주 체험관이 들어 설 예당 마을
우주 체험관이 들어 설 예당 마을 ⓒ 김성철
휴양지 낚시터로 유명한 하반 해변가
휴양지 낚시터로 유명한 하반 해변가 ⓒ 김성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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