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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인 김희정(사진 왼쪽)씨와 용감한 시민정신을 발휘, 날치기범을 검거한 김철수씨(사진 오른쪽).
피해자인 김희정(사진 왼쪽)씨와 용감한 시민정신을 발휘, 날치기범을 검거한 김철수씨(사진 오른쪽). ⓒ 박성규
“삭막하고 험한 이 세상에 아저씨 같은 좋은 분을 만나게 돼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이번 일로 깨달은 것이 많습니다. 남의 일에 무관심하며 살아왔는데, 저도 앞으로 아저씨 같은 마음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아저씨.”

위험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몸을 안 사리며 용감한 시민정신을 발휘한 버스기사가 있어 화제다. 김철수(45·아산시 모종동)씨가 바로 그 주인공.

지난 10일(화) 오전 10시경 아산시 온천동 식당가 골목길. “앗! 저 놈 잡아라∼ 날치기야, 내 돈가방!” 갑자기 여자의 비명소리와 도움을 요청하는 고함소리가 연이어 들렸다. 날치기 범이었다.

김씨는 마침 쉬는 날이라 인근 목욕탕에서 목욕을 하고 나와 집으로 가려고 차량을 운행하던 중이었다.

자신도 모르게 비명소리가 난 쪽으로 운전대를 돌린 김씨, 2인조 날치기 범들이 20대로 보이는 아가씨의 돈가방을 낚아채 오토바이를 타고 달아나는 현장을 목격했다.

인근 온천동 소재 D생명보험회사에 근무하는 김희정(29)씨가 회사에서 사용할 공금을 은행에서 찾아오다 날치기 범들에게 이같은 봉변을 당한 것이다.

300여m 거리를 끈질기게 추격, 김씨는 범인들의 오토바이를 가로막았다. 일당 중 한 명이 오토바이에서 떨어졌고, 김씨는 격투를 벌인 끝에 일당 중 한 명을 잡아 경찰에 인계했다.

허겁지겁 맨발로 뒤따라 달려온 김희정씨는 상처를 입어 얼굴에 피가 묻은 김철수씨를 보고 또 한번 놀랬다. 다행히 큰 상처는 없어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당시에는 내가 어떤 용기로 날치기 범들을 쫓아가 격투를 벌이고 잡았는지 모르겠습니다. 경찰서에 도착해 목격자 진술을 하기 위해 형사계 안으로 들어가려는데 진정이 돼서인지 그때부터 떨리더라고요.”

당시를 회상하던 김철수씨는 무용담과 함께 자신이 도움을 요청하는데도 누구하나 나서지 않던 현장의 많은 사람들을 기억하며 서운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친구들은 “평소에도 불의를 보면 못 참는‘정의파’”라고 김철수씨를 소개한다.

김씨가 잡은 범인은 전국을 무대로 활약하는 날치기 범 일당 중 한 명으로 경찰의 수배를 받고 있던 인물이었다. 며칠 후 경찰에 의해 또 한 명의 일당이 검거됐다. 나머지 일당도 계속해서 수배중이며 곧 체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경찰은 밝혔다.

한편, 경찰은 지난 17일(화) 김철수씨의 공로를 인정, 감사장과 포상금을 수여했다. 또 차후에는 ‘용감한 시민’으로 표창을 상신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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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충남 아산 지역신문인 <아산톱뉴스>에서 편집국장을 맡고 있다. 뉴스를 다루는 분야는 정치, 행정, 사회, 문화 등이다. 이외에도 필요에 따라 다른 분야도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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