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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훈 특검보는 19일 밤 10시 40분 긴급브리핑을 갖고 이익치 전 현대증권 회장이 박지원 전 문화관광부 장관에게 건넸다고 진술한 현대 측의 '150억 비자금'에 대한 돈세탁 과정을 상세히 밝혔다. 사진은 지난 4월 16일 특검 사무실 개소식 때 기자들과 얘기를 나누는 김종훈 특검보.
김종훈 특검보는 19일 밤 10시 40분 긴급브리핑을 갖고 이익치 전 현대증권 회장이 박지원 전 문화관광부 장관에게 건넸다고 진술한 현대 측의 '150억 비자금'에 대한 돈세탁 과정을 상세히 밝혔다. 사진은 지난 4월 16일 특검 사무실 개소식 때 기자들과 얘기를 나누는 김종훈 특검보. ⓒ 오마이뉴스 권우성
이익치 전 현대증권 회장이 박지원 전 문화관광부 장관에게 건넸다고 진술한 현대 측의 '150억 비자금'에 대한 돈세탁 과정이 송두환 특검팀의 계좌추적에 의해 상세히 드러났다.

특검팀은 현대 측의 '150억원 비자금'이 김영완-임태수-장기완 순으로 연결돼 이동하면서 자금세탁된 것으로 드러났다고 19일 밝혔다.

김종훈 특검보는 이날 밤 10시 40분 긴급브리핑을 갖고 "현대건설 직원 임동수씨 명의로 지난 2000년 4월 7일 농협 종로지점에서 1억원권 150매 150억원 상당 양도성예금증서(CD)가 발행됐다"면서 "150억원 상당의 CD는 1개월 만기 50장, 3개월 만기 50장, 6개월 만기 50장 등 150매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특검보는 "CD 150매에 대한 돈세탁 과정을 '김영완(50·재미사업가)'이 총지휘했으며, 그 하선으로 '임태수'씨, 임씨 밑으로는 '장기완'씨로 추정된다"며 "이중 1개월 만기 50장 중 10장에 대해서는 김영완씨가 단독으로 핸들링했다"고 밝혔다.

김 특검보의 설명에 따르면 우선 3개월물 CD 50장은 2000년 5월 30일 KGI증권 조모씨 계좌 명의로 증권계좌가 개설돼 CD로 들어갔다. 이 CD는 동부화재로 팔아서 국민은행 동여의도지점 조모씨 계좌로 송금됐다. 송금된 돈은 일부 할인률을 적용해 약 49억원이 송금된 것으로 확인됐다.

1개월물 CD 10장이 수표 등으로 자금세탁과정을 거치며 이름이 나타난 유신종 코리아텐더 사장. 특검팀은 유씨를 19일 밤 소환했다.
1개월물 CD 10장이 수표 등으로 자금세탁과정을 거치며 이름이 나타난 유신종 코리아텐더 사장. 특검팀은 유씨를 19일 밤 소환했다. ⓒ 오마이뉴스 유창재
또한 6개월물 CD 50매는 2000년 7월 26일 KGI증권 영업부 황모씨 계좌 명의로 개설돼 CD로 들어가 동부화재로 팔았다. CD를 판돈은 같은 날 신한은행 구로남지점 황모씨 계좌로 들어간 것으로 드러났다.

특검팀은 나머지 1개월물 CD 50매에 대해서는 일단 10장과 40장으로 갈라서 계좌추적하고 있다.

특히 김 특검보는 "1개월물 CD 10장은 증권회사를 통하지 않고 따로 움직였다"면서 "이날(19일) 최종 확인한 것에 따라 배서한 흔적이 발견된 유모(유신종 코리아텐더 사장)씨를 불렀다"고 밝혔다.

김 특검보는 나머지 1개월물 40장에 대해 "나머지 40장도 10장과 비슷한 흐름으로 이동했으며, 수표로 바뀌기도 했다"면서 "유모씨와 같이 최종 배서인은 아직 부르지 않았으며, 구체적인 이름은 수사를 위해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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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중개상 '김영완'씨 자금세탁 총지휘

김 특검보는 "결국 현대 측의 비자금 150억원을 '50(3개월물)-50(6개월물)-40+10(1개월물)'으로 구분했을 때 핸들링(총지휘)한 사람은 '김영완'으로 추정한다"면서 "이 가운데 50(3개월물)-50(6개월물)-40(1개월물)은 (김영완) 밑에 하선으로 '임태수'가, 그 밑에는 '장기완'으로 추정되는 사람이 돈세탁을 했다"고 밝혔다. 나머지 '10(1개월물)'에 대해서는 김영완씨가 직접 핸들링 했다고 알렸다.

특검, 유신종 코리아텐더 사장 소환
150억원 CD 중 1개월물 10장 일부와 관련

이날 특검팀은 1개월 CD 10장이 수표 등으로 자금세탁과정을 거치며 이름이 나타난 유신종 코리아텐더 사장을 오후 9시 35분 참고인 자격으로 불렀다.

특검팀은 유씨를 상대로 수표 출처 및 배서 경위 등을 조사했다. 애초 특검팀은 유신종 사장에 대해 '동행영장'을 발부했지만, 유 사장이 스스로 특검팀을 찾아왔다.

김종훈 특검보는 "유씨가 최종 배서한 것으로 보여지는 수표는 다른 돈과 섞여 얼마인지 확인이 안되는 상태"라며 "이를 유씨를 통해 확인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신종 사장은 재작년 7월 K금고에 대한 고소사건 무마 대가로 민주당 김방림 의원에게 2억원을 제공한 혐의(뇌물공여 등)로 검찰 조사를 받은 바 있어, 유 사장을 상대로 이 돈의 사용처를 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유 사장은 특검팀 조사를 받고 19일 새벽 1시 40분경 귀가했다. 이때 유씨는 "저와 관련된 오해는 다 소명됐다"면서 "자세한 것은 특검팀에 물어봐라"고 말했다. / 유창재 기자
현대측 비자금 150억원의 자금세탁을 총지휘한 '김영완'씨는 무기중개상을 하고 있으며, 현재 미국에 도피중인 것으로 알려진 인물.

특검팀은 김영완씨 등 3명의 인물 중 장기완씨는 이미 지난 16일 수사를 마쳤던 인물이며, 전체적인 흐름에 대한 도표는 다음날인 17일 오전 이미 완성했다고 전했다. 당시 장씨는 '임의동행'으로 특검팀에 소환됐다.

한편 특검팀은 김영완씨 뿐만 아니라 임태수씨도 지난 2월 24일 미국으로 출국한 것으로 파악하고, 이들에 대한 '입국시 통보조치'를 20일 아침 취할 예정이다. 또한 특검팀은 2개의 계좌에 대해 영장을 발부했으며, 20일 잔액을 확인할 방침이다.

자금세탁을 총지휘한 김영완씨와 박지원씨에 대해 기자들이 김 특검보에게 질문하자 "박지원씨가 (돈을 받지 않았다고) 부인하는 마당에 건네졌는지 여부는 (현재로서는) 확인할 수 없다"면서 "돈이 넘어간 것으로 추정은 하는데 김영완의 윗선인지 뭐라 확인할 수 없다"고 정확한 답변은 하지 않았다.

김 특검보는 이어 '박지원씨에게 건네갔다는 진술 외에 증거가 있느냐'는 질문에 "인증만 있어 물증을 찾고 있다"고 대답했다.

특검팀은 현대 측 '150억원 비자금'이 지난 2000년 4월 7일 당시 현대건설 관리본부장이었던 김재수씨가 정몽헌 회장의 지시에 따라 현대건설 직원 임동수씨를 통해 CD로 바꿔 이익치 전 현대증권 회장에게 전달한 것으로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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