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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 김종철 박수원 공희정 기자
사진 - 권우성 남소연 기자
편집 - 김경년 기자


[제 14신-19일 오후 8시]
18일 하루 3조원 인출, 19일에도 인출사태 계속...유동성 위기 오나


조흥은행 파업이 대량 인출 사태를 몰고 오면서 유동성 위기로까지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단일 은행 파업임에도 불구하고 18일 하루 동안에만 인출 규모가 3조원을 넘어선 데다 19일에도 인출사태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은 조흥은행 총수신 규모가 파업을 선언한 11일 이후 2조 1340억원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종금계정의 자금 이탈 2조원까지 감안한다면 이는 상당한 충격파가 아닐 수 없다.

조흥은행이 예금 인출 사태로 파업 하루만에 자금 부족 상태에 빠지자 정부는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한국은행은 19일 조흥은행이 지급 불능사태에 빠지지 않도록 유동성을 적극 지원키로 결정했다.

한국은행은 환매조건부채권(RP) 지원을 통해 조흥은행에 2조원을 자금을 지원한 데 이어 자금부족규모가 확대될 경우 지원을 확대키로 했다. 한국은행이 유동성조절대출 한도 증액 방침을 밝힌 것은 말 그대로 유동성 위기가 심각하다는 점을 인정한 조치라고 볼 수 있다.

유동성조절대출은 은행이 유동성 위기에 빠졌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은행들은 이 대출을 받는 것을 꺼려왔다. 지난 2000년 11월 제주은행은 한국은행으로부터 유동성조절대출 1000억원을 지원 받은 사례가 있다.

RP는 무엇인가

한국은행이 조흥은행에게 2조원을 급하게 수혈하기 위해 사용한 방법은 RP매입. 환매조건부채권이라고 불리는 RP는 경과 기간에 따라 확정이자를 지급하는 채권을 말한다. 주로 금융기관이 보유한 국공채나 특수채·신용우량채권 등을 담보로 발행하기 때문에 환금성이 보장된다는 이점이 있다.

RP는 일반적으로 중앙은행과 시중은행 사이의 유동성을 조절하는 수단으로 사용된다. 한국은행에서 시중에 풀린 통화량을 조절하거나 시중은행의 유동성 위기를 막기 위해 RP를 발행하기도 한다.
조흥은행은 "19일 문을 닫은 점포는 170여개지만 그렇다고 나머지 점포 400여개가 정상적인 영업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조흥은행 노조원들 뿐 아니라 은행 간부들도 유동성 위기에 대해 "정부가 알아서 해주지 않겠느냐, 이번 사태는 정부가 자초한 일"이라고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조흥은행 노조 이용규 부위원장은 "정부가 아직도 파업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있지 못하는 것 같다"면서 "이런 상태에서 합병을 하는 건 조흥은행은 물론 신한은행에도 도움이 되지 않다"고 강조했다. 예상보다 일주일 앞당겨 견고하게 진행되는 조흥은행 파업의 여파가 예상보다 커지면서 정부는 고민에 빠져있다.

[제 13신-19일 오후 6시 45분]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예정보다 30분 늦게 열려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전체회의.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전체회의. ⓒ 오마이뉴스 권우성
공적자금관리위원회의 정부의 조흥은행 매각 승인을 위한 회의가 당초 예정된 시간보다 30분 늦은 오후 6시, 예금보험공사 15층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당초 정부의 이번 매각안에 대해 금융특혜 시비를 제기해, 불참을 표명했던 유재훈 민간위원은 이날 회의에 참석했으며, 정부안에 대해 반대의사를 분명히 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예금보험공사는 정문 출입구를 패쇄하고, 8대의 중앙 엘리베이터 가동을 중단시켰으며, 외부인의 출입에 2, 3중의 검색을 실시하는 등 보안에 크게 신경쓰는 모습을 보였다. 건물 주변에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10여대의 경찰 버스와 병력이 건물을 에워싸 외부인의 출입을 철저히 막았다.


[제 12신 - 19일 오후 6시30분]
5천여명, 이틀째 총파업 투쟁 결의대회


결의대회에 참가하고 있는 한 조합원의 아들이 아빠를 찾아 반갑게 손을 내밀고 있다.
결의대회에 참가하고 있는 한 조합원의 아들이 아빠를 찾아 반갑게 손을 내밀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서울 광교 조흥은행 본점 주차장에서 파업 2일째 결의대회를 갖고있는 노조 조합원들.
서울 광교 조흥은행 본점 주차장에서 파업 2일째 결의대회를 갖고있는 노조 조합원들. ⓒ 오마이뉴스 권우성
ⓒ 오마이뉴스 권우성
19일 파업 둘째 날을 맞은 조흥은행 노조는 오후 3시부터 2시간 30분 동안 서울 중구 광교 조흥은행 본점 주차장에서 '총파업 투쟁 결의대회'를 가졌다.

이날 결의대회도 전날에 이어 전국 450여개 지점에서 올라온 6000여명의 조합원들이 거의 빠짐없이 대회 시작 몇 시간 전부터 본점 주차장을 가득 메웠다.

오후 2시 50분. 공권력 투입에 대한 우려로 인해 밤새 잠을 설친 대다수의 노조원들은 본점 주차장을 가득 메우면서 서로를 격려하고 있었다. 특히 여성 노조원들은 지친 기색이 역력했지만 이내 조흥은행 파업의 상징처럼 자리를 잡은 빨간색 '응원 막대봉'을 두드리며 열기를 돋우고 있었다.

"저는 오늘 여러번 울었습니다. 한번은 오늘 새벽 3시 순찰을 돌고 있는데 약간은 술에 취한 노조원이 울면서 '이렇게 파업을 할 수 있게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울분을 토할 수 있게 해주신 것 감사합니다'라고 말하면서 오천원 짜리 한 장을 꺼내 목에 좋은 약 사드시라고 주시더군요. 울었습니다. 하지만 어제 새벽을 기점으로 체포영장이 떨어진 바람에 저도 나가지 못하고 결국은 진통제를 털어놓고 이 자리에 섰습니다."

이날 사회를 맞은 노조 이종각 총무부장은 "한치의 대오 이탈 없이 총파업에 동참하고 있는 노조원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한다"며 "총파업을 통해 외국 자본으로부터 민족은행을 지켜내자고"고 목소리 높였다.

이 부장은 또 "대검찰청, 법원 등에서 영업을 이어오던 전략 거점 점포 동지들이 오늘 11시 부로 문을 닫고 우리와 동참하기로 했으며, 공공부문 노조도 24일 전면 파업에 돌입하기로 했다"면서 "우리는 결코 외롭지 않으며 승리하는 그날까지 이 자리를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날 결의대회의 마지막 연사로 나선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은 "미국을 위시로 한 초국적 자본으로부터 민족의 자본을 지켜야 한다"며 "여러분의 투쟁은 한 개의 은행 문제가 아니라 민족 자본 전체를 지켜내는 상징적인 것"이라고 심신이 지칠 대로 지친 조흥은행 노조원들의 용기를 북돋아 주기도 했다.

한편 이날 결의대회는 전날 삭발식에 미처 참여하지 못했던 30여명의 노조원들을 삭발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오후 5시 30분, 무대 단상위로 20여 개의 간이의자가 놓여졌고 그 위로 '민족은행 사수'라고 적힌 흰색천이 다시 드리워 졌다. 순전히 자발적 참여로 이루어진 마지막 삭발식에 참가하기 위해 조합원들이 단상 아래서 자신의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날 나이 때문에 뒤늦게 머리를 깎게 됐다는 한 노조원은 "심지어 여자 노조원까지 삭발하는 마당에 머리를 깎지 않을 수 없었다"며 "어색하기 하지만 정말 조흥은행 직원들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19일 오후 조흥은행 매각에 관한 공적자금관리위원회 회의가 예정된 예금보험공사 건물 입구에 경찰이 배치되어 있다.
19일 오후 조흥은행 매각에 관한 공적자금관리위원회 회의가 예정된 예금보험공사 건물 입구에 경찰이 배치되어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제 11신 - 19일 오후 5시]
“정부안, 명백한 헐값매각이며 신한에 특혜”
공자위 유재훈 민간위원 주장 파문


공적자금관리위원회의 조흥은행 매각에 대한 사실상 승인을 앞두고, 한 민간위원이 회의 불참 선언과 함께, 조흥은행의 헐값매각과 신한쪽의 특혜시비를 주장하고 나서 파문이 일고 있다.

또 정부는 조흥은행 매각 대금으로 받는 금액은 실제로 9000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같은 금액은 현금으로 받는 금액 1조7000억원에서 사후손실 보전액 6500억원을 미리 뺀 금액이다. 정부가 신한쪽으로부터 실제로 받는 현금 규모가 예상보다 낮게 나옴에 따라 노조의 헐값매각 반발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공자위의 민간위원인 유재훈 위원은 이날 오후 인터넷 경제사이트 <이데일리>와 <머니투데이>등과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정부의 일방적 공자위 소집 절차가 문제 있다”며 “사후손실 보장과 상환우선주 발행 등의 조흥은행 매각 조건은 신한지주쪽의 요구를 대부분 수용한 헐값 매각”이라고 주장했다.

통신에 따르면 유 의원은 또 “신한지주쪽과 교환할 지분 49%가 상환우선주로 발행돼 신한지주쪽은 돈을 빌려 자본도 늘리고, 조흥은행도 인수하게 돼 명백한 특혜를 누리게 됐으며 사후손실 보장도 너무 많다”고 말했다.

유 위원은 이어 “조흥은행 노조와 정부의 힘겨루기가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공자위 결정을 빨리 유도, 책임을 공자위쪽으로 돌리려는 의도로 결과와 목적이 뻔하지 않느냐”며 “사안이 중요한 만큼 신중히 검토해야 하는데 이런 상황에서 신중 검토는 힘들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유 위원은 공자위의 일방적 진행에 항의 차원에 회의 불참을 통보했으며, 대신 회의에 자신의 의견을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오후 5시30분에 예정된 공자위 회의는 이같은 유 위원 주장에도 불구하고, 예금보험공사와 신한금융지주간의 매각 협상안에 대한 회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유 위원이 불참함에 따라 공자위 위원은 모두 7명으로, 정부쪽에서는 김진표 부총리겸 재정경제부 장관, 이정재 금융감독위원장, 박봉흠 기획예산처 장관 등 3명이며, 민간위원으로는 전철환 전 한국은행 총재, 정해왕 한국금융연구원장, 정광선 중앙대 교수, 조용완 변호사 등 4명이다.

"주당 7800원 할때는 가만 있다가 왜 4000원인때..."
이남순 한국노총 위원장, 조흥은행 매각 부당성 강조

▲ 19일 조흥은행 본점 앞에서 열린 51개 시민사회운동단체 기자회견

"주당 7800원 할 때는 가만히 있다가 왜 4000원 대인 지금 팔려고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대통령의 약속도 헌신짝처럼 버리고, 신한지주회사에게 매각을 하겠다는 의도를 모르겠다. 매각 대금 2조원도 1조원은 주식을 주고, 1조원은 해외투기자본에 빌려서 사겠다는 것인데 말이다."

한국노총 이남순 위원장은 19일 오후1시 조흥은행 광교 본점 앞에서 51개 시민사회운동단체 구성된 '일방적 금융구조 조정 및 조흥은행 졸속 해외매각 저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 기자회견을 통해 조흥은행 매각의 부당성을 강조했다.

공대위 기자회견에 참석한 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은 "공적자금 투입은행의 민영화 과정은 이해당사자들을 포함한 다양한 주체들간의 사회적 합의를 통해 투명한 절차와 방법으로 진행돼야 한다"며 "조흥은행 독자생존과 관련된 정부의 여러 차례에 걸친 약속이 아무런 절차나 해명 없이 사라졌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특히 "조흥은행 매각은 미국 압력에 굴복하는 굴욕적인 대미관계의 결과"라면서, "노무현 대통령이 약속을 뒤집는 무리한 강경 방침을 강행할 경우 정부의 개혁도 사실상 물건너가게 된다"고 경고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민주노총 김형탁 부위원장은 "IMF이후 금융 노동자들은 강제합병과 퇴출로 어려움을 겪어왔다"며 "조흥은행 노조 파업에 민주노총이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한국은행이 유동성 부족을 겪고 있는 조흥은행에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 방식으로 2조원을 긴급 지원했다. 지난 16일부터 현재까지 조흥은행 고객들은 2조2천억원(외화예금 등 포함)을 인출했다. / 박수원 기자

[제 10신- 19일 낮 12시]
노조 "전산인력 복귀는 절대 없다"


"정부에서 오늘(19일) 공적자금관리위원회를 통해 매각을 확정할 텐데."
"그렇게 하면 정부가 막가자는 거지요."

조흥은행 노조 이용규 부위원장은 기정 사실화된 정부의 매각 방침에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조흥은행 파업 이틀째를 맞아 노조는 6000여명의 직원이 파업에 참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조는 전국 506개(출장소 포함) 점포 가운데 운영 가능한 점포는 거점 70여 개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파업 이틀째를 맞아 노조원 6000여 명은 조흥은행 명동점에서 각 조별로 분임토의를 진행하고 있다.

노조는 이와 함께 전산 직원 300여명에게 19일부터 산개 투쟁에 돌입하도록 명령했다. 전산인력 복귀는 절대 없다는 게 노조 쪽 방침이다.

"핸드폰 충전, 공짜로 합니다"


조흥은행 파업 이틀째인 19일 오후 1시, 본점 영업부로 들어가는 로비에는 핸드폰 충전을 맡기려는 조합원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보통 핸드폰의 배터리의 수명이 짧게는 하루에서 길게는 이틀 정도. 이 때문에 노조에서는 18일 저녁부터 급속 충전기 23대를 급히 마련해 놓고 공짜 충전을 해주고 있다.

이날 1시까지 배터리를 재충전해 간 조합원은 대략 400여명. 충전에 걸리는 시간은 보통 25분 정도지만, 충전기 양이 모자라 배터리를 맡겨놓고 4시간 정도는 기다려야 한다.

장은희(분당 서울대병원 지점 근무)씨는 “급하게 핸드폰 충전팀이 만들어져 정확하게 몇 대가 충전돼 나갔는지 잘 파악이 되지 않고 있다”면서 “파업이 길어질수록 가족 등 외부와의 통화가 많아질 것이고, 조합원들의 배터리 충전도 늘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은행 본점 별관(백년관) 지하 1층에서는 구급약 등이 마련돼 있는 비상 진료실도 운영되고 있다. / 김종철 기자
조흥은행 노조 파업에 금융노조도 동참할 뜻을 밝혔다. 18일 34개 노조 위원장 연석회의를 진행한 금융노조는 6월 24일 총파업 찬반 투표를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금융노조는 특히 대체인력 거부와 조흥은행 고객 이탈을 이용한 고객 유치를 거부할 계획임을 밝혔다.

그러나 금융노조 34개 노조가 조흥은행 파업에 얼마나 동참할지는 미지수다. 시중은행 노조 간부는 "조흥은행 노조가 결속력 있게 움직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금융노조 차원에서 얼마나 파업에 동참할 수 있을지는 낙관하기 힘든 상태"라면서, "공적자금관리위원회 결정이 확정되는 오늘 이후가 고비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흥은행 노조는 공식적으로는 매각방침 철회 이외에 어떤 안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지만, 고용승계가 노조원들에게는 가장 중요한 관심거리다.

홍석주 조흥은행 행장이 19일 새벽 재경부와 신한지주회사측과 극비 회동한 후 직원 고용승계와 이후 은행명칭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홍석주 행장은 노조 요구 조건을 갖고 협의를 진행했고 긍정적인 협상 결과를 얻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19일 오후 5시30분으로 예정된 공적자금관리위원회에서 조흥은행 매각과 관련돼 어떤 결정이 내려지느냐가 파업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제 9신- 19일 새벽 0시10분]
홍석주 행장, “공권력 투입 요청, 생각없다”


홍석주 조흥은행장은 18일 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많은 사람들이 집결해 있는 상태여서 공권력이 투입될 경우 불상사가 일어날 수도 있다”면서 “공권력 투입을 요청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은행이 중요 시설물로 지정돼 있기 때문에 공권력이 투입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으며 이때는 자신과 의논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홍 행장은 이어 “18일 새벽에 신한지주 등과 협상이 있었으며 상당 부분 진전이 있었다”며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기 때문에 밝히긴 어렵지만 이를 가지고 노동조합을 설득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조흥은행 본점 주변에는 경찰병력 2개 중대가 만일 사태를 대비해 은행 주변에 배치돼 있는 상태지만, 조합원들과의 마찰은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청와대측은 현재로선 사태 추이를 지켜보다가 사태가 극한 상황에 이를 경우 공권력 투입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청와대 민정수석은 19일 오전 수석비서관회의에서 경찰력 투입과 관련, "그것은 경찰이 (파업)상황을 보고 판단할 문제다. 아직은 전산시스템이 정상가동되고 있고 아직 노조의 영업 방해 움직임이 없으니까 상황 지켜보고 있는 것이다."고 밝혔다.

문 수석은 그러나 노조가 영업을 방해할 경우 "국민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해야하기 때문에 공권력 투입이 불가피하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18일 오후 3시 조흥은행 본점 주차장에서 전국 각 지점에서 모인 노조원 수천명이 집회를 열고 있다.
18일 오후 3시 조흥은행 본점 주차장에서 전국 각 지점에서 모인 노조원 수천명이 집회를 열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18일 오전 전면파업에 들어가기에 앞서 전날 저녁부터 본점에서 철야농성을 벌인 삭발한 조흥은행 노조원이 물을 마시고 있다.
18일 오전 전면파업에 들어가기에 앞서 전날 저녁부터 본점에서 철야농성을 벌인 삭발한 조흥은행 노조원이 물을 마시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제 8신-18일 오후 11시20분]
문화제 행사, 조합원 참여 열기 후끈


18일 밤 11시20분 현재, 서울 중구 광교 조흥은행 본점 주차장에는 파업 첫째날 마지막 행사인 문화제 행사가 계속되고 있다. 이날 저녁 7시부터 시작된 문화제 행사에는 노동계 4000여 조합원이 주차장을 가득 메운 채 질서 있게 진행됐다.

◆ 파업 2일째 6월 19일 주요 일정

조흥은행 노동조합은 파업 2일째인 19일 오전에 전국에 모인 각 분회별 조합원들의 토론을 시작으로 일정을 시작한다. 이어 조흥은행 매각 공동대책위원회 주최의 기자회견과 함께 조합원들의 3차 삭발식과 투쟁 결의대회가 예정돼 있다. 밤에는 문화제 행사가 있을 예정.

다음은 19일 주요 일정.

- 오전: 전국 각 분회별 파업 토론(조흥은행 본점)

- 오후 1시: 일방적 구조조정 저지 및 조흥은행 졸속매각저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주최의 내외신 기자회견(조흥은행 본점 1층)

- 오후 3시-5시: 총파업 투쟁 결의대회(본점 주차장)

- 오후 7시-11시: 총파업 문화제 행사(본점 주차장)
/ 김종철 기자
금융노조을 비롯해 대학가와 민중가수 등이 주축이 된 이날 문화제 행사에는 ‘단결투쟁가’를 비롯해 ‘동지가’ ‘불나비’ 등 다양한 민중가요가 불려졌고, 많은 조합원들도 흥겹게 따라부르며 열기를 북돋았다.

파업 첫날인 18일 저녁, 본점으로 통하는 세군데 입구는 노조 사수대가 일일이 조합원과 외부인의 출입을 확인하는 등 긴장감이 감돌았다. 내부 조합원들의 경우도 외부로 나가기 위해서는 분회장 등의 동의를 받아 증명서를 제출하고 나가야 하는 등 매우 까다로운 절차가 이뤄지고 있다.

정문 출입쪽 사수대의 한 조합원은 “수천명의 조합원들이 모이는 파업현장에서는 여러 사람들이 모이는 만큼 일정 부분 통제가 불가피하다”면서 “사쪽에서 말하는 것처럼 각 지점으로 복귀하는 조합원은 그리 많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날 오후 각 출입문 사무실에는 조합원들에게 보내는 배낭과 이부자리, 옷가지 등이 주인을 기다린 채 쌓여 있기도 했다. 또 셔터가 내려진 본점 주차장 출입문 쪽에는 조합원을 찾는 가족들도 눈에 띄였다.

의정부에서 왔다는 김정란(56)씨는 “아들이 어제밤에 갑자기 파업한다며 나갔는데 연락이 잘 안돼 궁금해 찾아왔다”면서 “낮에 잠깐 전화가 와서 간단한 츄리닝과 옷가지 등이 필요하다고 해 가지고 왔다”며 발을 구르기도 했다.

본점 출입문쪽 사무실 한켠에는 지난 17일 밤 갑작스런 지도부의 파업 명령에 때문에 제때 파업 준비를 하지 못했기 때문에 가족들이 보내온 물건들이 쌓여 있었다.

이날 밤 11시 40분께 끝난 문화제 행사에 따라 대부분의 조합원들은 3개동으로 이뤄진 본점 건물의 각 층 복도나 사무실로 나뉘어 들어가 휴식을 취했으며, 일부 조합원들은 지부별로 모여 간단한 야식과 함께 향후 파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한편 노조 지도부는 이날 밤 간단한 회의를 갖고 향후 투쟁일정에 대해 논의를 했다.

[제 7신-18일 오후 6시]
“누가 삭발한 모습을 아들, 딸들에게 보여주고 싶겠습니까”
- 조흥은행 5000여 조합원 총파업 투쟁 결의대회


“어떤 아버지가 사랑스런 아들, 딸들에게 삭발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겠습니까. 지난 5년동안 우리는 주말도 반납한 채, 연체 전화하고 대출 사후관리 하느라 열심히 일했습니다. 아무도 강요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우리 자랑스런 동지들이 자발적으로 삭발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18일 오후 4시40분, 서울 광교 조흥은행 본사 주차장 입구쪽에 마련된 무대 단상위로 20여개의 간이의자가 놓여졌다. 그리고 그 위로 ‘민족은행 사수’라고 씌여져 있는 흰색천이 덮여졌다. 이어 하늘색 티셔츠를 입은 남자 조합원들이 단상위로 차례 차례 줄지어 올라왔다.

이미 전날 저녁 머리를 깎은 노조 간부들이 수백명의 조합원을 상대로 머리를 깎아 내려갔다. 단상위 사회자가 ‘동지 여러분이 자랑스럽니다’라는 이야기가 나올때, 단상아래 여성 조합원들 사이에서는 흐느낌도 들렸다. 삭발이 진행되는 동안 ‘동지가’ 등 민중가요가 조합원들 사이에 울려퍼졌다.

이날 300여명의 조합원들이 2차로 삭발을 단행함으로써, 어제 450여명의 지부장 삭발과 전국 각 지점 조합원들의 삭발까지 합하면 2000여명의 조합원들이 삭발에 참여했다.

대구에서 올라왔다는 김아무개 조합원은 “솔직히 나 자신도 이런 모습이 쑥스럽긴 하다”면서도 “40여년을 살아오면서 머리를 이렇게 자를지 몰랐지만, 전 직원들이 이렇게 똘똘 뭉치고 힘을 모으는데 가만히 있을 수 있나”라고 말했다.

이날 오후 3시부터 2시간 30여분 동안 진행된 ‘조흥은행 매각 반대 총파업투쟁 결의대회’에는 전국 450여개 지점에서 올라온 5000여명의 조합원이 본점 주차장을 가득 메웠다.

격려사를 위해 단상에 올라온 박석운 민중연대 집행위원장은 “노무현 대통령의 약속 위반에 항의하는 여러분의 파업은 정당한 투쟁”이라며 “이미 주사위는 던져졌고, 여러분의 정당한 권리를 찾기 위해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위원장은 이어 “조흥은행 파업에 이어 전교조의 연가투쟁, 철도노조 파업 등이 연달아 예정돼 있다”면서 “여러분의 파업에서 이겨야 되는 이유는 바로 이번이 노동자들의 투쟁에 선봉이기 때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허흥진 조흥은행 노조위원장도 “총파업이 진행된 지 7시간만에 우리는 세상을 바꿔놓았다”면서 “이것이 바로 조흥인의 힘”이라고 말했다.

허 위원장은 이어 “지난 1월 노대통령 당선자와 만나 노조등의 합의아래 독자생존이 가능한지 재실사를 하고 이에 따라 판단하자는 약속을 똑똑히 들었다”면서 “우리는 이것을 철저히 믿었다. 아직 늦지 않았으며 정부와 대통령은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우리는 106년 된 민족은행을 후배들에게 물려줘야할 역사적 책임이 있다”면서 “이번 투쟁은 반드시 이길 것”이라고 역설했다.

한편, 노조는 이날 오후 7시부터 11시까지 조흥은행 주차장에서 전 조합원이 모인 가운데 문화제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제 6신-18일 오후 3시40분]

"조흥은행 매각 노조와의 협상대상 아니다"
김진표 부총리, 파업관련 정부입장 발표


대검 "조흥파업 주동자 체포영장"

(서울=연합뉴스) 고웅석 기자 = 대검 공안부(이기배 검사장)는 18일 조흥은행 노조 파업사태와 관련, 허흥진 금융산업노조 조흥은행 지부장 등 주요 간부들을 즉시 소환하되 불응할 경우 즉각 체포영장을 청구, 검거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검찰은 이날중 조흥은행측이 경찰에 고발한 허 지부장 등 16명에게 소환장을 발송키로 했으며, 이남순 한국노총 위원장도 필요시 소환을 검토키로 했다.

검찰은 이날 경찰 등 유관기관과 공안대책협의회를 갖고 이번 파업이 은행 전산망 마비로 이어져 금융대란이 초래되거나 대규모 폭력사태가 생길 경우와 파업 장기화로 국가경제에 심대한 피해가 발생할 경우엔 공권력 투입이 불가피하다고 결론냈다.

검찰은 또 정부의 조흥은행 일괄매각 방침 철회를 요구한 이번 파업을 목적이 정당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절차상으로 위법한 불법 파업으로 규정, 법과 원칙에 따라 대처키로 했다.
김진표 부총리 겸 재경부장관은 18일 오후 3시 조흥은행 파업관련 기자회견을 갖고 "조흥은행 매각은 예정대로 진행해 조기에 마무리짓겠다"고 밝혔다.

김 부총리는 '조흥은행 파업 관련한 정부의 입장'을 발표하면서 "정부는 파업으로 인해 어떠한 일이 발생하더라도 금융시스템은 정상적으로 가동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면서 "불법파업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히 대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 부총리는 특히 "불법파업 주동자에 대해서는 형사 조치를 하는 한편, 은행 경영에 손실이 발생할 경우에는 민사상의 조치도 취할 계획"이라면서 "전산실 점거 등 불법행위에는 경찰청 등과의 협조아래 공권력을 투입하여 불법행위로 인한 피해가 최소화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 부총리는 또 "노조가 요구하는 분산매각을 할 경우에는 공적자금 회수가 1조원 이상 차질을 빚게 되어 그만큼 국민의 부담이 늘어나게 되고, 은행 민영화도 상당기간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조흥은행 매각여부는 노조와의 협상대상이 아님을 분명히 했다.

김 부총리는 이어 "현재 전산시스템을 포함하여 CD나 ATM을 이용한 거래와 창구에서의 입출금 업무 등은 정상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예금 입출금 등 금융거래를 이용하는 데 피해가 없도록 인터넷 뱅킹 등이 정상 가동되도록 하는 한편, 필요시에는 은행간 예금대지급 시스템을 가동하는 등 고객 보호에 만전을 기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 금융시스템 정상가동을 위한 비상대책
·은행업무의 핵심인 전산센터·백업센터의 정상가동
·영업 대체인력 확보 (계약직원, 퇴직직원 등)
·지역별로 거점점포로 통합 운용
·거점점포 70개에 금감원 감독관 파견

※ 금융이용 고객 보호를 위한 비상조치 계획
·협력업체 지원을 통해 현금지급기, 인터넷 뱅킹의 정상 가동
·비상시 은행간 예금 대지급시스템 가동
·파업은행 예금 담보대출 및 마이너스 통장대출
·파업은행 발행 자기앞수표 대지급
·어음교환업무 비상처리대책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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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5신-18일 오후 3시] "공권력 투입시 격렬한 저항에 부딪힐 것"

18일 오전 파업에 돌입한 조흥은행 노조원들이 본점에 모여 얘기를 나누고 있다.
18일 오전 파업에 돌입한 조흥은행 노조원들이 본점에 모여 얘기를 나누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18일 오전 본점 주차장에서 열린 파업집회에 참가한 조합원들이 식사시간동안 현금 입-출금기앞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18일 오전 본점 주차장에서 열린 파업집회에 참가한 조합원들이 식사시간동안 현금 입-출금기앞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이용규 조흥은행 노동조합 부위원장은 18일 "정부가 상황을 오판해서 공권력을 투입한다면 엄청난 사태가 초래될 수 있을 것"이라며 "현재 조합원들의 분위기로 볼 때 직원들의 건물 투신 등 극렬한 저항에 부딪히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부위원장은 이날 오후 2시 서울 광교 조흥은행 본점에서 가진 언론브리핑에서 "본점을 파업장소로 선택한 것은 가장 효율적으로 파업을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히면서, "그럼에도 공권력이 투입돼 파업 대오가 흐트러질 경우 즉시 전 조합원이 산개투쟁으로 돌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노조는 이미 각 지부별, 분회별 산개투쟁을 위한 준비까지 이미 끝난 상태이며, 산개투쟁 비용도 지급된 상태라고 밝혔다.

18일 오후 3시 현재 조흥은행 파업 참가인원은 전체 조합원 5434명 가운데 5000여명이 참석한 것으로 노조는 집계하고 있다. 이 가운데 이번 파업의 핵심으로 떠오른 전산망과 관련해서는 전산담당 조합원 305명 전원이 노조 지도부의 지시에 따라 지방에 이동한 상태라고 이 부위원장은 밝혔다.

그는 "전산망에 대해선 전산망 자체를 다운시키는 방법과 직원을 산개시키는 방법 등이 있으며 이 가운데 어떤 방식을 취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면서 "전산 담당 조합원은 IT파업투쟁본부가 별도로 구성돼 있고 본부 지도부와 수시로 연락을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조는 정부쪽에서 대체인력을 투입한다고 하더라도 은행전산망의 특성상, 대체인력의 한계가 분명한만큼 오늘 오후부터는 사실상 전산망 운영이 불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와의 협상 가능성에 대해서는 이 부위원장은 "이용득 금융노조위원장을 단일 창구로 정부와의 협상 가능성은 열어놓고 있다"면서도 "정부가 매각철회가 아니라 고용문제만을 들고 나온다면 이는 본질을 호도하는 것"이라고 말해 정부의 고용에 대한 협상에 대해선 일축했다.

다른 은행들과 연대파업 가능성에 대해서 그는 "은행 파업의 성격상 연대파업은 어렵다"면서 "조흥인이 일단 중심이 돼서 (파업을) 진행할 수밖에 없다"며 연대 파업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3시 현재, 조흥은행 본점 주차장에는 오전에 휴식과 분회별 분임토의를 마친 조합원들이 모여 '총파업 결의대회'를 집회를 진행중이다.

[제4신-18일 11시 10분] 정부, 파업대책 골몰

정부의 조흥은행 매각방침에 반발하는 조흥은행 노조원들이 17일 오후 삭발식을 갖고 서울 중구 남대문로1가 본사 마당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다.
정부의 조흥은행 매각방침에 반발하는 조흥은행 노조원들이 17일 오후 삭발식을 갖고 서울 중구 남대문로1가 본사 마당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정부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김진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장관은 이날 오후 3시 조흥은행의 파업과 관련해 정부의 공식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금융감독원도 이날 오전 11시 이번 파업과 관련 대책을 내놓을 방침이다.

금감원의 경우, 일단 82명의 소속 검사역을 조흥은행 각 지점과 점포에 파견해 입출금, 대출, 공과금 및 세금 납부 등 최소한 서비스 유지를 위해 지원하도록 할 예정이다.

금감원은 이어 조흥은행 전산망 가동을 위해 전산센터에 35명의 인원을 보강해 놓고 있으며 검사역 6명도 파견했으며, 예금인출이 쇄도할 경우 조흥은행 인근의 다른 점포를 통해 예금 대지급이 가능하도록 할 방침이다.

경찰은 조흥은행 본점 주변에 경찰력을 대거 집중 배치했으며, 역삼동 전산센터 주변에는 조합원의 점거 등을 막기 위해 경찰병력 220여명을 투입해 놓은 상태다.

"신한은행은 용광로 같은 기업... 합병 문제없다"
뒤숭숭한 신한은행 노조-직원들

"아무 할 말 없습니다. 죄송합니다."

조흥은행의 매각이 가시화된 17일 신한은행 서대문 본점 17층에 위치한 신한은행 노조사무실의 관계자들은 일제히 답변하기를 꺼렸다.

오후 1시 30분. 점심시간이 한참 지났는데도 불구하고 신한은행 노조사무실은 거의 텅 비어 있었다. 노조위원장을 만나러 왔다는 기자의 말에 그나마 남아있던 노조 관계자들도 모두 자리를 떠났다. 물론 위원장의 행방 또한 알 수 없다며 발뺌을 하고 있었다.

신한은행 노조의 한 관계자는 "앞으로 조흥은행과 별 탈 없이 합쳐지는 것만 남은 것이 아니냐는 것이 신한은행 직원 대부분이 가지고 있는 생각"이라며 "따라서 지난해 조흥은행 노조와 공동행동을 선언한 노조 간부들은 어떤 입장을 밝힐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신한은행 노조는 지난해 10월 조흥은행 노조와 함께 "국민 경제와 금융질서를 파괴하는 정부의 강제적 합병을 반대한다"는 공동성명서를 낸 바 있다. 당시 두 노조는 "조흥-신한의 합병음모는 강제적인 금융구조조정"이라며 "정부가 강제 합병을 계속 추진할 경우 8만 금융노동자의 총 단결로 이를 분쇄할 것"이라고 선언하기도 했다.

"글쎄요. 최고의 은행이었던 조흥은행의 마지막 자존심 때문에 저렇게 버티는 것 아니겠어요. 하지만 대안이 없는 마당에서 정부와 극한 대결을 벌이는 것은 옳지 않은 일이라고 봅니다."

신한은행 건물 안에서는 금연인 관계로 비상계단에서 담배를 피우던 김아무개 대리는 정부와 조흥은행 노조간의 극한 대립 양상에 대해 이렇게 대답했다.

그는 이어 "조흥은행 노조가 가장 우려하는 것은 구조조정 문제가 아니겠느냐"면서 "하지만 신한은행이 그 동안 동화은행, 굿모닝증권 등과 합병을 했지만 내부 구성원들 사이에 문제가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조흥은행 노조의 극렬한 저항은 궁극적으로 합병 이후 일방적으로 조흥은행 직원들만 구조조정을 당할 것이라는 우려에서 시작된 것이 아니냐는 것이 신한은행 직원들 대다수가 가지고 있는 공통적인 생각이라는 것이다.

신한금융지주회사 한 관계자도 "조흥은행 노조가 청와대에 사표를 제출하고 총파업을 한다는 것은 그다지 명분이 없어 보인다"면서 "구조조정 문제라고 한다면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조흥은행 인수 뒤에도 2년간 신한은행은 별개 자회사로 운영한 뒤 순차적으로 합병을 시도하기로 되어 있다"면서 "신한은행은 여러 기업과 은행의 인재들이 모여 만든 효율적인 기업이며 그러다 보니 특별한 계파도 없고 차별도 없는 용광로 같은 기업"이라고 강조했다. / 공희정 기자

[제 3신-18일 10시 40분]
"오늘이후 전산 마비 올 것”
"공권력 투입하면 노사정위 탈퇴"


허흥진 조흥은행 노동조합 위원장은 18일 “오늘이 지나면 은행 전산업무의 마비사태가 올 것이다”면서 “조흥은행 전산센터 운영 조합원 전체 329명 가운데 305명이 자리를 떠난 상태이며, 자동적으로 오늘을 넘기면 전산업무는 마비될 것”이라고 밝혔다.

허 위원장은 이날 오전 10시께 이남순 한국노총 위원장과 이용득 금융노조 위원장 등과 함께 ‘조흥은행 사기매각 저지를 위한 총파업 기자회견’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300명이 넘는 전산인력이 근무지를 빠져나온 이상 전산망 마비는 불가피한 상황이며, 따라서 은행이나 정부쪽에서 전산센터 대체 인력 투입에는 대응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전했다. 노조는 조합원을 통해 전산센터의 기기 마비나 시스템 전력 조정키 탈취 등 물리적 수단은 아직 강구하지 않고 있으며 상황에 따라 대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남순 한국노총 위원장은 “조흥은행 총파업과 함게 오는 30일로 예정돼 있는 한국노총의 총파업도 앞당길 것”이라며 “오늘 산별 연맹 대표자회의를 통해 이같은 내용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또 “한국노총과 조흥노조의 평화적 파업에 대해 정부가 공권력을 투입한다면 노총은 노사정위 탈퇴 등 할 수 있는 모든 대책을 강구할 것”이라고 강한 어조로 주장했다.

그는 이어 "현 상황을 수습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정부가 조흥은행 매각을 전면 중단하는길 뿐"이라며 "이제 정부가 답할 차례다“고 말했다.

금융노조도 조흥은행 파업에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이용득 금융노조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금융노조도 임단협을 통해 조흥은행 파업과 연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전국 각지에서 올라온 조합원 6000여명은 오전 중 각 지부별 분임토의와 휴식 등을 취한후, 오후 3시부터 총파업 결의대회에 참가할 예정이다.

[제 2신-18일 오전 9시 30분]
조흥노조 총파업 돌입
광교 본점 경찰력 증파, 긴장고조


17일 조흥은행 노조 조합원들이 정부의 조흥은행 매각방침에 항의하며 삭발식을 가졌다.
17일 조흥은행 노조 조합원들이 정부의 조흥은행 매각방침에 항의하며 삭발식을 가졌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18일 오전 9시, 조흥은행 노동조합은 서울 광교 조흥은행 본점에서 이남순 한국노총 위원장과 이용득 금융산업노조 위원장, 허흥진 조흥은행 노조위원장을 비롯해 조합원 6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총파업을 공식 선언했다.

정부, 조흥은행 파업 `엄정 대처'

(서울=연합뉴스) 김화영기자 = 정부는 18일 오전 고 건(高 建) 국무총리 주재로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국정현안 정책조정회의'를 열어 매각에 반대하는 조흥은행 노동조합의 파업은 불법행위라고 규정, 파업이 시작되면 법에 따라 엄정대처한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회의에서 재정경제부는 "조흥은행 노조의 파업이 발생해도 전산센터에 30여명의 핵심 필수인력을 확보했으며 일상적인 고객 서비스와 어음교환 등 금융업무에는 지장없도록 비상책을 가동하겠다"고 보고했다.

특히 조흥은행의 지역별 점포를 묶어 중요지역에 거점 점포를 지정하고 조흥은행 퇴직직원과 비정규직 직원, 파업에 참가하지 않는 직원을 대체인력으로 투입키로 했다.
허흥진 위원장은 “정부가 조흥은행 매각을 중단할 때까지 무기한 총파업을 벌일 예정”이라며 “전산망가동 중단을 포함해 모든 수단을 동원, 사상 유례 없는 투쟁을 벌여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남순 한국노총 위원장은 “정부가 미국의 압력에 의해 조흥은행을 헐값으로 팔아 넘기려 하고 있다”면서 “조흥은행 조합원을 비롯해 노총 산하 전 조합원은 이를 묵과하지 않을 것”이라며 정부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용득 금융노조 위원장도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 1월 조흥은행 노조 등과 독자생존 약속을 해놓고 헌신짝처럼 버렸다”면서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 우리들이 할 수 있는 것은 총파업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아침 조흥은행 본점 부근에는 경찰병력이 대거 투입된 상태다. 경찰은 조합원들의 가두 진출을 봉쇄하고 있으며, 노조와 경찰력과의 마찰도 우려되고 있다.

한편, 이날 새벽까지 노조 지도부와 파업을 놓고 막판 협상을 벌였던 홍석주 은행장 등 경영진은 파업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대체 인력을 투입하는 등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조흥은행 관계자는 “일단 파업에 들어간 만큼 모든 점포에서 정상적인 영업은 불가능할 것”이라며 “72개의 거점 점포를 중심으로 운영을 하고, 나머지 점포들도 최소한의 인력으로 영업을 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노조 파업 가운데 가장 중요한 부분인 은행 전산센터의 경우, 조합원 전원이 근무지를 빠져나온 상태다. 은행쪽에선 관리자급 30여명이 긴급 운영에 투입돼 있지만, 사태가 길어질 경우 전산망 운영에 차질이 올 가능성이 높다.

정부는 이날 오전 고건 국무총리 주재로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관계부처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조흥은행 노조의 파업 등에 대한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노조도 이날 오전 10시 기자회견을 통해 향후 총파업에 대한 구체적인 일정과 입장 등을 발표할 예정이다.

[제 1신 대체-18일 새벽 2시 ] 조흥은행 노조, 총파업 돌입

조흥은행 노동조합이 18일 새벽 총파업에 돌입했다.

18일 새벽 2시 현재, 조흥은행 홍석주 행장 등 경영진과 허흥진 조흥은행 노조위원장 등과의 대화는 사실상 결렬됐고, 노조는 서울,경기지역 조합원 30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총파업 상황에 돌입했다.

서울 중구 조흥은행 본점 1층 주차장에는 서울과 경기지역에서 모인 조합원 3500여명은 총파업을 위한 집회를 진행중이다. 홍 행장은 새벽 1시45분께 은행을 빠져나와 시내 모처로 이동했으며, 정부쪽 관계자 등과 은행 파업에 대해 협의를 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앞서 노조 지도부는 17일 밤 전 조합원에게 전달한 투쟁지침에서 “전 직원은 지점과 분리된 별도의 장소에서 신속히 파업군장을 완료한 후 대기하기 바란다”는 내용을 전달했다. 이어 조합원 비상연락망을 통해 지방의 조합원들도 서울 본점으로 집결하도록 추가 지침이 내려졌다.

이에 따라 시간이 지날수록 본점으로 모여드는 조합원의 숫자는 크게 늘고 있으며, 18일 조흥은행 서울을 비롯해 전국 각 지점들의 정상적인 근무도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조흥은행 노조 이용규 부위원장은 17일 저녁 “서울과 경인지역 조합원 3000여명에 대해 본점 집결을 지시했다”면서 “조합원들이 일제히 본점으로 속속 모여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오늘 오후 전산센터 전 조합원들도 근무지를 빠져나왔다”면서 “이들이 내일 복귀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파업은 진행되며, 전산망도 차질을 빚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시간 현재 전산센터 조합원들은 노조 간부에 따라 제 3의 장소에 모여 별도의 지시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금융노조의 한 간부는 “당초 25일로 예정된 파업 일정이 어제 정부와 신한사이의 가격 타결소식 등 상황이 악화되고 있어 그만큼 파업도 앞당겨진 것”이라며 “곧 노조 차원에서 최종 파업 명령이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현재 정부와 노조사이에 파업을 놓고 물밑 대화가 진행되고 있어 밤사이에 극적으로 타결이 이뤄질수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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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의 원인은 대중들이 경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故 찰스 킨들버거 MIT경제학교수) 주로 경제 이야기를 다룹니다. 항상 배우고, 듣고,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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