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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께 하는 산 배우는 산
ⓒ 신종균
'장애인이란 주요 외부 신체 기능의 장애, 내부 기관의 장애와 정신지체, 정신질환에 의한 장애로 인하여 장기간에 걸쳐 일상 생활 또는 사회 생활에 상당한 불편을 겪는 사람으로, 대통령령이 정하는 장애의 종류 및 기준에 해당하는 자'로 한다. 장애인 복지법 제 2 조에 명시되어 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만났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하는 '제3회 곰배림배 등반대회'가 비가 쏟아지는 가운데 불국산(경기도 양주군 주내면)에서 열렸다. 6월 15일 산사랑통신산악회(이하 산사랑)와 서울시립북부장애인복지관(이하 복지관)이 공동 주최하고, 육군 불무리 부대가 지원한 불국산 산행에는 장애인 53명을 포함, 산사랑 회원, 자원 봉사자 등 200여명이 참가했다.

복지관 유종춘 관장은 개회사를 통해 "우리는 함께 하는 산행을 통해 장애인에 대한 이해를 도모하고 아름다운 세상 만들기에 나섰다"면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동등하게 살아가는 세상을 위해 서로 노력하자"고 말했다. 이어서 산사랑 주양돈 회장은 "비가 내려서 장애인들이 빗길 산행을 체험할 수 있는 아주 좋은 계기가 되었다"면서 "마음의 벽을 허무는 산행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비는 새벽부터 천둥 번개와 함께 쏟아졌다. 산행은 장애 등급에 맞추어 암벽 체험(고급), 임꺽정봉 등정(중급), 능선 체험(초급)으로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비 때문에 임꺽정봉 밑까지 능선 체험만을 실시하였다.

산행은 장애인 1명과 비장애인 1∼5명이 한 팀을 이루어 진행되었다. 이 날 장애인들은 비가 내리는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으로 산행에 참여하였으며, 특히 최고령 박종대(71)님과 최연소 김태경(6)양은 적극적으로 빗길 산행에 동참하여 장애 극복의 의지를 과시하였다.

▲ 정희정님이 목발을 짚고 생애 최초로 산을 오르고 있다
ⓒ 신종균
"내가 산을 오르고 있다는 사실을 믿을 수가 없어요!"
"여태껏 산을 오르겠다는 생각을 해 본적이 없거든요."

양손에 목발을 짚고 가쁜 숨을 몰아쉬면서도 즐거운 표정을 짓는 정희정님의 말이다. 한상미·황대호·나승조님이 정희정님을 부축하면서 "그동안 왜 산에 가자"는 말을 하지 않았느냐며 핀잔을 준다. 이들은 57년생 동갑내기로, 경기도 파주읍의 '연풍초등학교' 동창생들이라고 한다. "친구 좋다는 게 바로 이런 것이 아니겠느냐"며, "희정이보다 우리가 더 즐겁다"고 서로 환한 웃음을 나눈다.

이 날 산행은 조별로 이루어졌다. 8조에서는 평균 연령 48세인 7명의 장애인과 12명의 비장애인이 함께 산행을 하였다. 8조 장애인 장춘자님(60세)은 비로 인하여 산행에 나서지는 못했지만, 음식을 나누어 먹으면서 이야기를 나누는 가운데 "세상은 비가 내리는 날보다 밝은 햇살이 가득한 날들이 더 많다"면서 오히려 비장애인들을 격려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8조는 산행을 마친 조원들이 돌아오자 내년에 다시 만나자는 약속의 징표로 기념 사진을 찍는 등 시종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대화를 나누었다.

▲ 8조 기념 사진
ⓒ 신종균
'곰배림배'란 '앞에서 끌어주고 뒤에서 밀어주는'이라는 뜻의 부사로 순수한 우리말이다. 2001년 창립 10주년을 맞이한 산사랑에서 공모를 통해 제정한 대회 명칭이다. 산사랑에서는 3년째 회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통해 '곰배림배 등반대회'를 운영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차량을 동원하는 회원이 있는가 하면, 박성호님(전북 구례읍 구례병원장)은 의료 지원을 위해 지방에서 올라오는 열정을 보여 주었다.

촛불 하나로도 세상을 밝힐 수 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얼마든지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 수 있는 자신감을 확인한 '곰배림배'였다.

동정이나 자선을 베풀지 마세요
장애인에 대한 예절

1. 무엇보다 먼저 장애를 가진 사람도 하나의 인간이라는 점을 기억하세요. 장애인 역시 장애를 가졌다는 특수한 사실을 제외하면 여느 사람과 다를 바가 없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2. 사람들의 성품이나 특성이 제각기 다르듯이 장애인 역시 제각기 다릅니다. 장애인을 모두 동일시하지 말고 각기 다른 인격을 가진 인격체임을 인식해야만 장애인을 올바르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3. 장애인과 함께 생활하는 것은 풍부한 인간성의 표현입니다. 장애가 있거나 없거나 서로 도와 생활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닐까요?

4. 장애인을 만날 때는 자연스럽게 대하고 오직 그 쪽의 요구가 있을 때만 도와주세요. 많은 시각 장애인들이 남의 도움 없이 지내고 싶어하는 것처럼 지체 장애인들도 넘어졌을 때 스스로 일어나고 싶어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5. 장애인을 도울 때는 무엇을 원하는지 잘 듣고 행동하세요. 자신의 판단에 의하여 독단적으로 행동하는 것은 친절이 아니고 쓸 데 없는 참견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6. 잘 모르는 장애인을 보았을 때 주춤하거나 유심히 보지 마세요. 남이 내 외모상의 컴플렉스를 유심히 본다고 생각하면 어떤 기분일지 알 수 있겠죠? 또한 과잉보호나 과잉염려, 과잉친절은 장애인으로 하여금 동등한 인격체라는 생각이 들지 않게 하기 때문에 금물입니다.

7. 길을 걸을 때나 대화를 나눌 때 장애인에게 보조를 맞추시고, 장애인과 식사를 할 때 음식 먹는 일을 돕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도움이 필요하면 그 분들이 요청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 전에 상대방의 의사를 묻지 않은 상태에서 도와준다면 약간 기분이 나쁘지 않을까요?

8. 동정이나 자선을 베풀지 마세요. 장애인은 대등한 인간으로 대우받기를 원하며 자신을 나타낼 수 있는 기회를 가지고 싶어합니다. 장애인은 동정이나 자선의 대상이 절대 아닙니다

9. 장애인에 대해 앞질러 생각하지 마세요. 장애인과 친해지게 된다면 아마도 그의 능력과 관심에 대해 자신이 얼마나 잘못 판단하고 있는지 놀라게 될 것입니다.
(산사랑 http://www.sansarang.net 곰배림배 게시판에서 인용)
/ 신종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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