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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연대 소속단체 60여명은 13일 '6·15선언 파탄내고 민족공조 훼손하는 대북송금 특검 중단 촉구대회'를 특검사무실 앞에서 열었다.
통일연대 소속단체 60여명은 13일 '6·15선언 파탄내고 민족공조 훼손하는 대북송금 특검 중단 촉구대회'를 특검사무실 앞에서 열었다. ⓒ 오마이뉴스 유창재
'대북송금' 의혹사건 수사가 시작한 지 58일째가 되는 13일, '6·15선언 파탄내고 민족공조 훼손하는 대북송금 특검 중단 촉구대회'가 특검사무실이 입주한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해암빌딩 앞에서 열렸다.

이날 오후 2시부터 특검사무실 앞을 찾은 '6·15 남북공동선언이행과 한반도평화를 위한 통일연대'(이하 통일연대) 소속단체 60여명은 "6·15 선언 훼손하는 특검수사 중단" "특검수사 시한 연장 결사 반대" 등 구호를 외치며 특검수사 중단을 촉구했다.

우선 주종환 민족화합운동연합 이사장은 대회사를 통해 "민족정신과 민족을 구속하는 '반민특위'의 특검수사를 중단하라"며 "더이상 반역사적이고 반민족적인 행태를 용납할 수 없다"고 강력하게 주장했다.

이들은 △6·15선언 부정 및 훼손하는 특검수사 중지 △특검수사 시한연장 반대 △역사적 정상회담에 대한 사법처리 중지 △국가보안법 철폐 △6·15선언 파탄 음모 한나라당의 특검도입 규탄 등을 요구사항으로 주장했다.

이 자리에는 권오헌 민가협 양심수후원회장 및 김상일 한신대 철학과 교수 등 통일연대 소속 원로들이 자리했으며, 한총련 학생 40여명이 함께 했다.

특히 한상열 통일연대 공동대표는 성명서를 통해 "6월 15일은 역사적인 6·15공동선언 발표 3주년이 되는 뜻 깊은 날"이라며 "미국과 한나라당의 6·15공동선언 파탄 음모에서 출발한 대북송금 특검은 대북적대정책에 편승하고 민족의 단결을 가로막는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 대표는 "반세기 분단의 고통 속에 살아온 우리 민족에게 조국통일보다 앞서는 것은 없다"면서 "만약 특검이 정상회담에 대한 사법처리를 강행한다면 역사적, 민족적 심판을 면치 못할 것이다"고 임동원 전 특보와 박지원 전 장관, 김대중 전 대통령 등에 대한 사법처리를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특검수사 중단 촉구 집회 후 '6·13 촛불행사' 참여하러 광화문으로

이날 집회에 참석한 학생들이 '대북송금 중단 퍼포먼스'를 펼쳤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학생들이 '대북송금 중단 퍼포먼스'를 펼쳤다. ⓒ 오마이뉴스 유창재
특히 이날 촉구대회에서는 한총련 학생들 중 일부가 '대북송금 특검제'란 글씨가 적힌 미국 성조기를 찢어내고, 그 아래 '6·15남북공동선언 이행'이란 글씨가 적힌 한반도기가 펼쳐지는 '특검반대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퍼포먼스가 끝난 후 한상열 목사 등 통일연대 대표자들은 특별검사팀에게 성명서를 전달했다. 이 과정에서 통일연대 측의 성명서를 받으러 나온 특검팀 관계자가 '송두환 특검'이나 다른 특검보가 아니면 전달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혀 이뤄지지 않았다.

통일연대 관계자들은 30여분동안 특검사무실 앞에서 구호를 외치고, '우리의 소원' 등 노래를 부르며 송 특검이 직접 나오길 기다렸다.

결국 특검팀 대표로 김승교 변호사 등 특검관계자들이 나와 한 대표 등에게 양해를 구하고 대신 성명서를 받아 송 특검에게 직접 전달했다.

김상일 교수(한신대 철학과)는 "우리가 전달하는 것은 한낱 한 장의 종이일지도 모르지만, 6·15공동선언을 이행하고자 하는 이들의 의지가 담겨있다"면서 "특검수사를 철회를 하지 않으면 특검수사팀도 결국은 '미국의 똘마니, 양아치'로 전락할 것"이라고 외치며 격한 감정을 토해냈다.

이에 김승교 변호사는 "우리(특검팀)의 입장을 갖고 방향을 찾고 있다"면서 "조금만 더 지켜봐 달라"고 답변하면서 성명서를 받아들었다.

'대북송금' 중단 촉구대회에 투입된 경찰 병력은 100여명. 전날 우익단체의 집회와는 대조를 이뤘다.
'대북송금' 중단 촉구대회에 투입된 경찰 병력은 100여명. 전날 우익단체의 집회와는 대조를 이뤘다. ⓒ 오마이뉴스 유창재
한상열 대표는 "밤을 새워 송 특검을 기다릴 수 있지만 오늘 6·13 효순이-미선이 촛불행사가 있어 어쩔 수 없이 가는 것"이라며 "지금 돌아가지만 그러나 지켜볼 것이며, (수사가 중단되지 않을 경우) 힘을 모아 다시 또 올 것"이라고 전했다.

특검사무실 앞에서 시위를 벌인 통일연대 측 60여명은 오후 4시 10분경 두 시간여 동안의 집회를 마치고 광화문으로 향했다.

한편 통일연대의 집회를 막기 위해 특검사무실 앞을 막은 경찰 병력은 1개 중대 100여명. 전날(12일) 오전 11시 우익단체 소속 회원 1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열린 대북송금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6·15 공동선언 폐기를 촉구하는 궐기대회에 전투경찰 병력이 한 명도 나오지 않은 것과 대조를 이뤘다.

"분단에 꽃피운 사람들, 사법처리 마십시오"
대북송금 특검수사를 반대하는 사람

▲ 특검사무실 앞에서 '1인 시위'를 시작한 유순씨.
'대북송금' 의혹사건을 수사중인 특검수사팀 사무실 앞에 처음으로 '1인 시위자'가 등장했다. 그 주인공은 민족문학작가회 소속의 여류시인인 '유순'(본명 : 유순자·서울 송파구 방이동)씨.

그녀는 13일 오전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위치한 특검사무실 앞을 찾아 '특검에 고함'이라고 자필로 쓴 피켓을 들고 특검 수사 반대의 뜻을 전했다. 또 특검 수사로 사법처리가 이뤄져서 않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유순씨는 "분단에 대한 시를 써오고 있는 저로서 특검수사를 보고있자니 속이 상해서 용기를 내 특검사무실을 찾았다"면서 "분단의 벽이 허물어지고 꽃을 막 피우려할 때 특검수사는 다시 냉전으로 가는 길이다"고 말하며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1인 시위'를 개인적으로 처음 해본다는 유씨는 "이미 특검수사가 시작됐기에 제가 호소하고 싶은 것은 남북화합을 위해 노력한 사람들의 '사법처리'가 이뤄지지 않길 바란다"면서 "정치인들의 도끼질에 더 이상 희생되는 사람은 없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씨는 특검팀이 사법처리를 중지하고 수사가 중단될 때까지 매일 특검사무실을 찾아 '1인 시위'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순씨는 12년전 <문학세계>로 등단했으며, 한국문협 회원이자 기독교문협이사이기도 하다. 수상으로는 허균 허난설원 문학상을 수상했다.

다음은 유순씨가 자필로 쓴 피켓의 내용.

특검에 고함

언제부턴가 시작된 남북평화에 예민해주십시오! 그 당시 캄캄했던 남북분단에 금강산 관광 소떼몰이로 분단에 꽃을 피운, 故 정주영 명예회장을 기억해주십시요.

그 후 금강산 관광시작부터~ 수많은 문제와 비난 고통에도 불구하고, 선친의 유지를 끊이지 않고 대북사업을 이끌어온 현대아산 6년의 세월이. 지금의 북핵 들끊는 소리에도 이 만큼 평온하게 지낼 수 있다는 걸 모르십니까. 당신이 했습니까. 어느 기업이 이 고생했습니까? 역사가 평가할 것입니다. 우리는 내 가산 털어 기여할 수 있겠습니까.

특별한 <민족의 도움>에 특검을 만들어 재단하며 칼을 댑니까. 통일 후 어떻게 얼굴을 들 것입니까. 여기에 실정법은 지극히 작은 것입니다. 정몽헌 회장의 관계인들 사법처리를 절대 반대합니다!

정치여, 대북사업과 평화통일로 가는 민족의 거룩한 행로에 도끼질 도끼질을 하지맙시다.
어느 것이 우리 민족 모두의 국익입니까?

<분단에 꽃이 피리라> 시집. 유순 올림
/ 유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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