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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눈물 3

시인 김석태

산 좋고 물 좋고 인심 좋은
문경의 오늘을 살아가노라면
어쩐지 눈물이 흐른다.
아니 눈물이 나다못해
장미빛 피눈물마저 흘러내린다.

잡초만 무성한 폐선로,
개목장으로 변해버린 폐교,
문전옥답 먹어치우는 도로들,
이들 공사로 정신착란 된 젖소들,
텅텅빈 상가들 이리저리 나뒹구는
벙어리 귀먹어리들의 땅
혈세 기름 보일러 잘 돌아가는
주인 없는 한심한 사각 건물 속
눈물마저 매 마른 저 사람들을 보노라면
어쩐지 눈물이 줄줄 흘러내린다.

십 수년간 월급 한푼 없어도
한마디 불평 없이 바른 말 해왔다고
국립호텔에 보내려 하다 안되면
인생 이력에 화려한 족쇄 채우고,
재갈 물리려하다 또 안되면
벌금 딱지로 빈 주머니 털려 온 나는
6.10 항쟁의 날인 오늘,
여기 이 땅에 서서 지나온 길 되돌아보면
어쩐지 자꾸자꾸 눈물만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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