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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비축기지 추가공사저지를 위한 공동대책위의 삭발·단식·철야농성이 10일째다.

거제시청 옆 주차장 공터에 마련된 농성장에서 단식중인 거제환경연합의장(박창균 신부)은 소금과 물로만 버티다 보니 혈압이 많이 떨어져 있으며 미사를 집전 할 기운조차 없는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동대책위는 지역주민을 농락하며 약속을 파기한 석유공사의 백배 사죄, 기지운용으로 인한 환경성 조사와 안전도조사 실시 등을 촉구하고 있다.

공동대책위는 또 박 신부의 단식농성소식을 담은 별도의 소식지도 내고 있다.

다음글은 고현성당 윤레지나 성도가 시민들에게 보내는 호소문 가운데 일부이다.

우리 고현성당 신부님께서 사사로운 일이 아닌 거제도의 일로, 오늘로써 곡기를 끊으신 지 꼬박 8일을 넘기고 있습니다. 죄없는 사제 한 사람이 배고픔을 견디고 참으며, 죽기를 각오하고 나설 만큼 절박한 문제가 거제도 한 켠에서 시작되었기 때문입니다.

거제가 고향도 아니고, 거제에서 뼈를 묻을 사람도 아닌 한 신부가 지금 더운 여름의 아스팔트에서 기운이 점점 빠져나가며 탈진해가고 있습니다.

신부님은 거제도의 자랑인 한려해상국립공원이 시작되는 곳, 일운면 미조라 해변에 있는 세계최대의 석유비축기지 시설이 더 이상 확대 건설되는 것을 저지하기 위해 삭발하고 계십니다.

신부님은 병 들어가는 거제도의 땅과, 5년 동안 피 흘리며 마을을 건강하게 지키고자 애써온 지역주민들을 위해, 무관심한 거제시민들의 가슴을 향해 단식하고 계십니다. 그들이 일운면 2차 공사를 마치면서 거제시민들 앞으로 낸 공증각서에는 더 이상 거제도에 추가공사는 하지 않겠다고 씌어져 있었습니다. 그러나 불과 몇 년 지나지 않아 공사를 또 해야겠습니다 라고 말합니다.

일운면 주민 절대다수는 머리띠를 두르고 공사차량을 가로막으며 온 몸으로 장장 지난 5년간을 싸워왔습니다. 바다로 접근하는 장비를 저지하기 위해 어선들을 몰고 나가 한 겨울의 추운 바다에서 외롭게 싸우다가 저들에게 처박혀 물귀신이 될 뻔하고 공사를 방해했다는 이유로 젊은 사람들이 억울한 수배생활을 해야했습니다.

지금 석유공사는 이미 공돈에 맛을 들인 몇몇 마을유지들을 대상으로 달콤한 보상금을 미끼로 내걸어놓고 협박과 회유와 설득을 계속하며 마을 공동체를 산산조각 내고 있습니다.

석유비축기지 건설은 이미 거제 땅에 할만큼 했습니다. 국내 최대의 석유비축기지를 자랑스럽게 갖고 있습니다. 마을주민과 시민단체들은 말합니다. 오랜 세월동안 조상 대대로 부모형제들이 그리고 내 자식들이 살아갈 고향마을을 더 이상 황폐화 할 수 없기 때문에 이 시설을 반대한다고….

시민여러분 제발 바쁘더라도 제 호소를 한번쯤 귀담아 들어주십시오. 아직은 신부님의 얼굴에 미소가 남아있지만 점차 미사를 집전하지 못 할만큼 상황은 나빠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영원히 죄인이 되지 않도록 부디 마음 한 조각씩 보태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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