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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음악인 오페라에 한국 성악가들이 본고장 유럽의 무대에서 활약한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에 유럽뿐만 아니라 전 세계 무대에서 활동하며 인정받고 있는 한국 성악가들은 점점 늘고있는 추세다.

IT분야 내지는 기타 분야에서도 한국인들의 우수성을 인정받는 것은 흔한 일인데, 오페라 무대에서 인정받는 것쯤 그럴 수도 있고 별로 큰 일도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한 나라의 고유 전통문화에 자국민이 아닌 외국인에게 자리를 내준다는 것은 쉽게 받아들일 수 없는 문제이기 때문에 조금은 다르다고 말할 수 있겠다.

우리는 이런 상황을 비유하여 흔히 이렇게 설명한다. 만약 우리 전통창극 공연을 올린다고 가정할 때, 아무리 한국어에 능통하고 한국문화에 정통해있는 외국인이라도 그에게 주인공 역할을 맡긴다는 것은 쉽게 상상할 수 없고 또 그에게 역할이 맡겨진다고 해도 어쩌면 하나의 웃음거리가 되거나 그냥 신기해서 또는 구경거리 삼아 공연을 보러가게 될 것이다라고.

그렇다. 이처럼 오페라라는 분야는 유럽의 전통극이며 전통문화이자 자존심이다. 그런 오페라 공연에 외국인, 그 중에서도 동양인이 주인공 역할을 맡는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그리고 불과 몇 해 전까지만 해도 한국인이 세계 오페라 무대에서 큰 활약을 하며 꾸준한 활동을 하게 되리라고는 아무도 생각지 못했던 일이다.

뜨거운 찬사를 받으며 활동을 하고있는 신이 내린 목소리의 주인공 소프라노 조수미와 미국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극장 전속 가수로 활동하고 있는 소프라노 홍혜경과 신영옥 등 세계 무대에서 인정받는 오페라 가수들은 모두가 여성이었고, 남성 성악가들은 여성 성악가들에 비해 그 동안 세계무대에 진출해 꾸준한 활동을 하지 못했던 것이 현실이었다.

현재 독일 베를린 국립 오페라극장 전속 가수로 활동하고 있는 베이스 연광철. 그는 엑스트라나 다름없는 역할을 5년이나 묵묵히 소화해 내며 노력 끝에 현재는 바이로이트 음악제에서 바그너가 선택한 목소리라는 찬사까지 들을 정도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있고, 독일 하노버 오페라극장 전속 가수로 있는 테너 박기천은 독일은 물론 이태리 로마 극장을 비롯해 유럽의 많은 극장에서 인정받으며 활동하고 있는 중이다.

이 두 가수가 외국에서 유학 중에 가수로써는 밑바닥 생활이나 다름없는 작은 엑스트라역 부터 시작해 이름을 알린 경우라면, 바리톤 고성현은 국내에서 교수로 재직하며 왕성한 활동을 하다가 뒤늦게 유럽 무대에 진출한 경우로 많은 국내 성악가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고 있다.

이렇듯 그동안 넘기 어려운 산이나 다름없던 유럽을 비롯한 세계 오페라 무대에서 한국 성악가들이 하나 둘씩 인정을 받고 꾸준한 활동을 한다는 것은 국내 성악가들과 성악을 비전으로 꿈꾸고 있는 많은 성악도들에게 새로운 눈높이를 제시해 주고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해외에서 어렵게 공부를 마치면 어쩔 수없이 국내에 들어와 시간 강사 자리 하나 얻는 것이 최우선으로 꼽혔던 과거와는 달리 최근에는 독일이나 프랑스 등에 있는 오페라 극장에 합창단이나 솔리스트 전속가수로 진출하여 해외에서 아예 자리를 잡고 활동을 하며 경력을 쌓고 있는 유학생들이 부쩍 늘고있는 추세다.

이러한 현상들은 국내의 빈약한 오페라 시장을 대신하는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고, 앞으로도 더 많은 한국 성악가들이 세계 무대에 진출하여 한국인의 우수성을 알림과 동시에 한국 홍보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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