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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 회장.
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 회장. ⓒ 연합뉴스
'대북송금' 의혹사건을 수사중인 송두환 특별검사팀으로부터 19일 오전 10시 소환통보를 받은 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 회장이 소환연기를 신청했다.

이날 오전 9시 정몽헌 회장의 변호인인 이종왕(법무법인 김&장) 변호사는 직접 특검사무실을 찾아 송두환 특검에게 문서로 공식적으로 조사 연기신청을 했다.

김종훈 특검보는 오전 브리핑에서 "본인(정몽헌)이 특검 조사에 성실하게 임하려는 각오는 되었는데, 해외자료를 포함한 제반 자료를 준비해서 나오려 하니까 1주일 정도 다소간 소환연기를 요청한다"는 내용의 소환 연기신청서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김 특검보는 "(정몽헌 측의) 연기신청이 소환을 피하기 위한 것이 아니기에 현재 상태에서 달리 강제수단을 동원하기 보다 소환을 받아들이기로 했다"면서 "연기가 1주일이 될지 더 지날지는 이번 주 다른 조사가 진행되는 것을 지켜본 후에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현대 측 대북사업의 최고 윗선인 정몽헌 회장은 이번 특검 조사에서 최대 핵심인물 중의 한명으로 '부적정한 대출과정을 자금의 편법 조달 방법' '국정원을 개입시킨 비밀송금 의혹' '청와대 및 국정원과의 송금관련 협의 여부' '대북송금이 경협계약 두달 전에 미리 이뤄진 이유' '대북송금이 정상회담이 이뤄지는데 기여했다고 말한 배경' 등을 밝혀줄 것으로 기대했었다.

정 회장을 취재하기 위해 국내외 25개 이상의 언론사 취재진 60여명 이상이 이른 아침부터 취재하기 위해 준비했었다. 특검 수사가 시작된 이후 가장 많은 취재인력이 모였으며, 현장 중계를 위한 장비가 특검사무실에 설치됐었다. 그만큼 정 회장이 이번 특검 수사에서 '정점'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정몽헌 회장의 변호인인 이종왕 변호사.
정몽헌 회장의 변호인인 이종왕 변호사. ⓒ 오마이뉴스 유창재
한편 지난 16일 특검팀이 정몽헌 측에 미리 소환통보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소환 당일 아침에서야 "조사 받을 준비가 미흡하다"며 소환을 연기한 것에 대해 취재진들은 "궁색한 변명"이라며 비난의 말을 쏟아냈다. 또 현대 측 핵심인물들의 변호를 맡은 법무법인 김&장과 특검팀이 보이지 않는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것이 아닌가라는 예측도 있었다.

현대 측 핵심인물들이 특검팀 조사에 적극적으로 임하지 않는 모습은 지난 14일 소환, 조사를 받은 김윤규 현대아산 사장의 경우 '조사에 성실한 태도로 임하지 않았다'는 평가가 특검팀으로부터 있었으며, 다음날인 15일 소환예정이었던 김재수 당시 구조조정본부장의 경우도 돌연 소환을 기약없이 연기한 바 있다.

이날 아침 정 회장의 소환연기를 미리 연락을 받고 출근하는 송두환 특검에게 기자들이 "현대 측에 불쾌하지 않냐"는 질문을 하자 "불쾌한 차원은 아니고, 뭔가 생각하는게 많은가 보죠"라고 답했지만 얼굴표정은 좋지 않았다. 이어 임의동행 가능성 여부에 대해 "생각해 봐야죠"라면서 "특검 일정에는 차질이 없다"고만 전했다.

김 특검보도 기자들의 이같은 지적에 대해 "저희에게 물어볼 사항은 아니며, 주관적인 부분에 대해 언급하는 것으로 대답하기 어렵다"면서 "조사 예정이 됐었는데 차질이 생긴 것은 조사를 하는 입장에서는 유쾌한 일은 아닐 것이지만, 전체적인 수사 스케줄에선 지장이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검, 20일 이근영 전 금감위원장 소환
대질 조사 위해 박상배씨 등 재소환 방침

'대북송금' 의혹사건을 수사중인 특검팀은 지난 2000년 6월 현대상선이 산업은행에서 4000억원을 대출받을 당시 산은 총재를 맡았던 이근영 전 금융감독위원장을 20일 소환한다고 19일 밝혔다.

또한 이근영씨와 대질 조사를 위해 박상배 전 산은 부총재, 엄낙용 전 산은 총재, 김충식 전 현대상선 사장 등을 재소환할 방침이다.

김종훈 특검보는 "이근영씨 소환은 지난 금요일(16일) 결정하고 통보했으며, 본인이 소환을 연기하는 신청을 하지 않았기에 내일 출두할 것으로 본다"면서 "혹 조사에서 대질의 필요성이 있기에 박상배씨 등에 대해 소환조치를 함께 취했다"고 전했다.

특히 김 특검보는 "이근영씨 조사과정에서 언제라도 필요하면 김충식씨, 엄낙용씨 등 전에 소환됐던 사람들을 다시 부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검팀은 이씨를 상대로 현대상선 대출과정에 외압이 있었는지 여부 등 전반적인 북송금 배경 및 과정에 대한 사실관계 확인을 할 것으로 보인다. / 유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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