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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마이뉴스 강성관
오전 11시 30분 버스편으로 국립5·18묘지에 참배한 한나라당 부산지역 의원들은 민주의 문에 비치된 방명록에 서명한 후 참배광장으로 향했다. 민주영령에 대한 분향과 묵념을 마친 한나라당 부산지역 의원들은 성명을 낭독했다.

한나라당 부산지역 의원들은 성명을 통해 "우리나라의 민주화는 광주시민의 커다란 희생위에 더욱 성숙할 수 있었다"며 "결코 광주만의 아픔이 아니라 민주주의의 숭고한 가치로 승화시켜 나가야 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또 "5·18 민주화 정신을 이어받아 낡은 지역감정의 틀에서 벗어나 동서화합의 신기원을 이루어 내고, 21세기 화합의 새조국을 만들어 나가고자 한다"고 국립5·18묘지 참배 목적을 밝혔다.

국립5·18묘지 참배단의 좌장격인 김진재 최고위원(부산 금정)은 "부산지역 의원들끼리 자연스럽게 얘기가 나와서 광주에 오게 됐다"면서 "정권도 새롭게 바꿨고, 이번에는 동서화합을 염원하는 순수한 마음에서 참배를 결정했다"고 광주방문 배경을 설명했다.

한나라당 의원들의 국립 5·18묘지 참배를 바라보는 시민들의 반응은 '긍정적'이었다. 국립5·18묘지에 안장된 남편의 묘소에 가다 한나라당 의원들을 본 배모씨(52·운암동)는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참배라면 대환영이다"며 "노 대통령도 영호남 화합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의원들의 방문이 긍정적으로 작용했으면 한다"는 희망을 내비쳤다.

ⓒ 오마이뉴스 강성관
기념탑 앞 제단에서 묵념을 올린 부산지역 의원들은 국가보훈처 관계자의 안내에 따라 5·18항쟁 희생자들이 묻힌 묘역과 유영봉안소를 둘러보며 항쟁당시 목숨을 잃은 희생자들의 사연을 경청했다.

국립5·18묘지 참배를 마친 박종웅 의원은 "김영삼 전 대통령이 5·18 성역화 사업을 추진해서 해마다 유가족들이 '고맙다'고 한다"면서 "김영삼 전 대통령에 대해 좋게 생각해 달라"고 당부해 눈길을 끌었다.

이어 "(재임시)막상 성역화를 했는데 시민들이 반대해서 참배를 하지 못했다"면서 "(대통령 되기)이전에는 참배했지만 대통령 취임후 한번도 못했는데 빠른 시일 내에 김 전 대통령을 모시고 참배하러 올 것이다"고 말했다.

방문일정을 모두 마친 한나라당 부산지역 의원들은 오전 12시 30분경 떠났다.

"부산정개추 지지받기 힘들것"…"YS, 신당에 부정적"

한편 개혁신당 창당 외곽조직인 부산정치개혁추진위원회가 공세적으로 활동하는 가운데 15일 한나라당 부산지역 의원들의 광주 방문은 더욱 관심이 모아졌다.

특히 이번 국립5·18묘지 참배가 한나라당의 보수색채 탈피작업의 일환이라는 일부의 지적에 대해 김형오 의원(부산 영도)은 "광주 방문으로 일정부분 인정하지만 너무 확대해석은 말아달라"며 "민주희생자를 추념하고 지역감정의 깊은 골을 조금이나마 메꾸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왔다"고 참배의 '순수성'을 강조했다.

현재 부산지역 민심에 대해 김 의원은 "새정부가 출범한지 3개월이 지나서 속단하기 어렵다"면서 "노 대통령 취임후 부산인재가 많이 발탁돼 기대심리가 일게 됐으나 취임후 3개월이 지난 지금 DJ, YS정권과 비교해볼 때 지지율이 너무 낮아 부산의 민심이 노 대통령에게 갈 여건 형성이 안돼있다"고 분석했다.

ⓒ 오마이뉴스 강성관
박종웅 의원(부산 사하구을)은 민주당의 신당창당 논란과 부산발(發) 정치개혁 등과 관련 "정계개편이란 항상 있기 마련이고 바람직하면 필요한 것이다"면서 "무조건 터부시할 것은 아니지만 과연 신당이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고 있느냐"고 반문했다. 또 "정치권에 대한 불신으로 국민에게 호응받기 어렵다"면서 "그 실체가 드러나면 기대만큼의 지지를 받기 힘들 것이다"고 폄하했다.

'그 실체라는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박 의원은 "DJ 중심의 당에서 노무현 중심의 정당으로 모양만 갖추는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부산정개추에 참여하는 신상우 전 의원과 만났느냐'는 질문과 'YS의 의중이 신당에 치우치면 참여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자신도)자연히 지역구가 부산이다보니 만났고 김 전 대통령도 만났다"면서도 "그러나 신당 (참여)요청이나 공개적인 논의는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 쪽에서 희망사항 내지는 기대하는 차원이지 같이하자는 것은 아니다"며 "김 전 대통령도 처음에는 노 정권에 기대를 했는데 갈수록 실망하고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밝히며 "신당도 마찬가지다"고 덧붙였다.

"한나라당은 대선패배 교훈 새겨야"
한나라 당권도전 김형오 의원 “지역구도 타파” 역설

한나라당 대표경선에 나선 김형오 의원이 지역구도 타파를 위한 선거제도 개혁안을 내놔 눈길을 끌고 있다. 국립5·18묘지 참배를 마친 김형오 의원은 광주·전남지역 기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소선거구 전국형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를 제안했다.

다소 긴 이름을 가지고 있는 김 의원의 제안은 ▲1인2표제 ▲비례대표제 확대 도입 ▲석패율 도입 ▲ 취약지역 후보자 상위순번등재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김 의원의 제안에 따르면 석패율 도입으로 광주전남에서 한 석의 의석을 얻지 못하는 한나라당 후보들을 전국구 2, 3번의 순번에 올려 당선되도록 해 지역의 대표성을 확립할 수 있다는 것.

김 의원은 "과거 자신의 선거구인 영도에서 호남출신 후보들이 국회의원에 당선된 전례가 있으나 지금은 그렇지 못해 정치인으로서 부끄럽다"며 "현재의 지역당 체제를 제도적으로 청산할 수 있는 방법으로 선거제도 개혁이 필요하다"고 제안배경을 밝혔다.

또 김 의원은 "한나라당이 대선 패배의 교훈을 찾지 못하면 앞으로 패배를 거듭하고 당의 존재가치도 없어질 것이다"고 경고하고 "새 지도부가 선출된 후 얼마되지 않아 다시 구태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당 대표가 된다면 대표는 조정과 균형자 역할을 맡고 실권은 원내총무와 정책위장에게, 공천권과 인사권 그리고 재정권 등은 독립기관에게 위임해 권력을 철저히 분산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어 "다른 후보자들 개인은 다 훌륭하지만 그분들이 당 대표를 한다며 국민은 한나라당의 변화를 읽지 못할 것이다"고 주장했다.

한편 기자간담회를 마친 김 의원은 오후에 광주과학기술원에서 21세기 한국의 비전과 리더십을 주제로 강연을 가졌다.
/ 이승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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