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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백혈병환우회 김상덕 간사
한국백혈병환우회 김상덕 간사 ⓒ 박신용철
이들은 "뜨거운 여름볕 아래 글리벡 조기도입을 요청했던 환자들의 힘겨움도 있었지만 정작 비싼 약값으로 약을 먹지 못해 돌아가신 환자들의 안타까운 죽음은 노바티스의 글리벡 시판 2주년 행사 앞에서 무색할 뿐"이라며 "노바티스는 오로지 환자들의 호주머니만이 중요할 뿐 환자들의 생명과 그들이 먹을 수 있는 사정은 중요치 않다"고 비난했다.

노바티스사가 특허권을 가지고 있는 백혈병 치료제 '글리벡'은 지난 1960년대부터 30여년간 수많은 과학자들에 의해 연구된 백혈병의 원인과 치료방법에 대한 지식을 기반으로 1991년∼1998년 미국 오레곤 암재단과 노바티스사의 공동연구로 개발된 약이다.

백혈병환자들이 글리벡 약가인하를 요구하고 있는 것도 노바티스사가 글리벡을 단독으로 개발한 것이 아니고 백혈병환자들의 탄원과 막대한 세금으로 개발된 것이라는 데 있다.

또한, 신약이 개발되면 자비를 들여 임상실험을 해야 하는데 노바티스사의 글리벡은 환자들의 탄원으로 지난 98년부터 4년간 임상실험을 하는 동안 '희귀의약품'으로 지정 받아 임상실험비의 50%에 대해 세액공제를 받았다.

백혈병환자들은 "글리벡이 시판되기 사작되면서 글리벡의 매출액은 이미 신약의 평균 개발비용인 2억 3100만 달러(한화 2조 7720만억원)를 상회하는 엄청난 이윤을 거둬들였다"며 "인권위에서 글리벡 약가인하를 요구하며 목숨을 걸고 싸웠던 대가로 노바티스사는 약값을 내리는 대신 10%를 무상공급 하면서 '환자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것'이라는 기업이미지를 챙기는 데 급급해 있다"고 맹비난하고 있다.

민의련 회원이 시민들에게 유인물을 나눠주고 있다.
민의련 회원이 시민들에게 유인물을 나눠주고 있다. ⓒ 박신용철
이들은 또한 "정부가 결정한 글리벡의 현재 가격 2만 3045원이 정말로 노바티스사가 글리벡을 개발하는데 들인 노력의 대가이며, 합리적인 거냐"고 반문하고 있으며 노바티스사가 글리벡 개발 및 생산원가를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글리벡 국내 시판 2년을 맞아 전개한 시민선전전에서 한국백혈병환우회와 민의련은 지난 2월 6일 한국노바티스사의 사장 면담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백혈병환자들과 합의문을 발표하기 전에 경찰병력을 투입해 환자들을 강제진압했던 것에 대한 공개사과와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죽음의 위기까지 내몰렸던 장본인은 한국백혈병환우회 김상덕 간사.
그는 골수이식 후 혈소판 수치가 정상인보다 급격히 떨어진 상태였으며 노바티스사가 요청한 경찰병력에 의해 강제진압되는 과정에서 혈관이 터져 코피를 쏟는 사태로 이어졌고 이후 김상덕 간사는 몸이 악화되어 수차례의 수혈을 받아야 했다. 뿐만 아니라 4월말경 급성폐렴으로 병원에 후송되어 생명을 잃을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백혈병환자들은 감기만 걸려도 병원에 항생제를 맞으며 1달여간을 입원해야 하기 때문에 코피가 터졌다는 것은 곧바로 생명을 잃을 수도 있는 위급한 상황으로 이어진다.

ⓒ 박신용철
다음은 갑자기 쓰러져 병원으로 후송된 후 혈압수치가 20∼40으로 떨어져 의사도 가망이 없다고 진단했던 김상덕 간사와의 인터뷰.

-글리벡 국내 시판 2년을 맞아 글리벡 약가인하·보험적용확대' 등을 요구하며 목숨을 걸고 2년여 가량을 싸워왔다. 백혈병환자들의 목숨을 건 싸움을 돌아보면 어떠한가?
"착잡하다, 아직도 약을 먹지 못하는 환자들이 수두룩하기에 착잡할 수밖에 없다. 오늘도 백혈병 환자를 만나러 간다. 일주일 전에 백혈병 환자 한명이 죽었고 급성림프구성백혈병으로 1년동안 글리벡을 먹다가 돈이 없어 중간에 약을 끊고 치료했던 환자 하나는 골수이식을 했다가 열흘 전에 죽었다."

-그동안 글리벡의 특허권을 가지고 있는 노바티스사가 백혈병환자들에게 보여준 행태는 어떠했나?
"노바티스사는 제약자본의 극치를 보여주었다. 자기 입맛대로 약가를 안해주면 '철수하겠다'는 등의 이야기를 하며 항상 자본으로 환자생명을 짓누르는 행태를 서슴지 않았다. 백혈병 환자들에게는 약을 팔아 막대한 이윤을 남기면서도 사장면담을 요구하는 백혈병환자들을 경찰을 동원해 끌어내기도 했다."

-노바티스사의 글리벡과 동일성분인 인도 니코사의 '비낫'을 자가 치료용으로 직수입하기 위해 지난 4월 29일 서울시 보건과에 '수입요건확인면제대상 물품 중 의약품등의 추천신청서(이하 추천신청서)'를 제출한 것으로 안다. 특허청이 글리벡 강제실시를 불허하면서 어쩔 수 없는 조치로 보이는 데 국민의 생명을 최우선으로 해야할 보건복지부와 특허청을 어떻게 생각하나?
"복지부가 대한민국 복지부인지 미국, 스위스 복지부인지 구분이 안 간다. 대한민국 사람에게 외국 약가대로 약을 먹으라는 것은 자국민의 생명을 외국에 맡겨야 한다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정부가 자국민의 생명을 책임지지 않을 거면 미국의 시민권을 주든지…." 얼마전 백혈병환자 중 울면서 그렇게 말하는 환자가 있었다.

복지부와 특허청은 외교적 마찰이 발생할 수 있다는 등의 이유를 대 글리벡의 강제실시를 불허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생명이다. 환자가 살아야 외교도 있는 것이다. 복지부와 특허청의 이런 잣대는 700명∼800명의 환자들에게 죽음을 강요하는 것이다. 생명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 생명보다는 이익에만 집착하는 정부의 행태를 극명하게 보여주었다.

-앞으로 노바티스사의 글리벡에 대한 계획은?
"지속적으로 노바티스사의 '글리벡 강제실시'를 요구할 것이다. 노바티스사 등 다국적 기업에게 아예 돈을 안주겠다는 것이 아니다. 적당한 이윤을 주겠다는 것이다. 글리벡 강제실시한다고 무조건 이윤을 빼앗기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노바티스사는 글리벡의 생산원가를 공개하는 것이 합당하고 제공해야 할 의무가 있다. 앞으로 계속 싸워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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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2002년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위원 2002년 3월~12월 인터넷시민의신문 편집위원 겸 객원기자 2003년 1월~9월 장애인인터넷신문 위드뉴스 창립멤버 및 취재기자 2003년 9월~2006년 8월 시민의신문 취재기자 2005년초록정치연대 초대 운영위원회 (간사) 역임. 2004년~ 현재 문화유산연대 비상근 정책팀장 2006년 용산기지 생태공원화 시민연대 정책위원 2006년 반환 미군기지 환경정화 재협상 촉구를 위한 긴급행동 2004년~현재 열린우리당 정청래의원(문화관광위) 정책특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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