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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집으로 오는 길에 보니 학생들이 손에 손에 한아름의 꽃바구니나, 꽃송이를 들고 가고 있는 것을 보며 오늘이 무슨날인지를 생각하게 됐다.

5월 8일 어버이날.

살아가다 보니 이런 저런 핑계로 무슨 무슨 날들을 잊어버린다. 마침 생각난 김에 좌판에서 꽃을 파는 아주머니에게 꽃을 한송이 달라고 했다. 카네이션 한송이. 그걸들고 집으로 가는 버스를 타니 버스에는 젊은 사람들이-학생으로 보이는- 평소보다는 많이 타고 있는 것이 눈에 띄였다. 다들 어버이날 때문에 집으로 상경하는 모양이었다.

어버이날. 이제까지 군생활 때를 빼고 매년 부모님께 꽃을 달아드렸다는 생각과 함께 왜 이러한 날을 정한 것에 대한 의문이 문득 생겼다. 이러한 의문을 남겨둔 채 버스에 몸을 의지하고 잠을 청하는데 뒷자리 학생들의 얘기는 나에게로 하여금 그 의문을 한번에 씻어버리게 했다.

"야! 이 꽃들고 오는데 디게 부끄럽더라. 하지만 이 꽃을 보고 기뻐하실 부모님을 생각하니 빨리 집에 갔으면 좋겠다."

그렇다. 부끄러움. 사랑하는 사람이 그 사람을 생각하며 어떠한 물건을 사고 그에 따라 그 사람이 그 물건을 받고 나서의 그 기쁜 얼굴을 생각하면 행복해 하는 것. 아마 이것이 사랑이 아닐까? 그리고 이러한 날이라도 만들어서 이 세상을 살며 1년에 한번은 그러한 마음을 가져보라는 그러한 의미는 아닐까?

집으로 내려오는 동안 내도록 그 학생의 말을 되새기며 집에계신 아버님의 행복해하실 얼굴을 생각하며 나 또한 행복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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