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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흥씨가 개발한 신품종 국화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고정흥씨가 개발한 신품종 국화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김현철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 보다"

매년 이맘때면 고정흥(38·남제주군)씨가 살고 있는 안덕면 대평리 주변에는 은은한 국화향기로 가득하다. 산과 바다가 어우러져 제주도민들이 즐겨찾는 이곳은 아직 관광지로 개발되진 않았지만 정말로 아름다운 마을이다. 아름다운 자연과 함께 어우러져 피어나는 국화꽃은 겨울내내 정성을 쏟아 부은 고씨의 미래이자 희망이다.

고씨에게 국화재배란 만만한 일이 아니었다. 가을 국화보다 가격이 좋은 봄 국화를 생산하기 위해 물주는 일부터 온도 맞추기, 지지대 만들기 등 잔손이 이만저만 가는게 아니었다. 하지만 고씨는 단 한번도 고개를 돌리지 않고 국화재배에만 매달렸다.

1995년부터 국화재배를 시작했다는 고씨는 국화향기에 흠뻑 취해 9년여 동안 오직 한길만을 걸어왔다. 취미 삼아 시작한게 육종까지 하게됐다는 고씨는 오랜 노력 끝에 지난해부터 새로운 품종을 개발해 시장에 출하, 제주도내 화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받았다.

우리나라 국화 육종의 경우 대부분 네덜란드나 일본 등지에서 도입된 품종을 우리 환경에 맞게 선발하고 있다. 하지만 가을을 기점으로 피는 가을국화들이 대부분인 점을 감안하면 고씨의 봄 국화는 상당한 의미를 가진다.

"봄에 국화를 출하하려면 18℃ 이상 온도를 유지해야 하지만 제가 개발한 품종은 10∼12℃에서 분화가 이뤄지는 추위에 강한 품종"이라며 "제주도의 경우 무가온 상태에서도 분화가 가능하기 때문에 봄 출하가 가능"하다며 "이미 지난해 꽃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받아 성공가능성을 확인했다"고 힘주어 말했다.

고씨는 "이번에 개발된 신품종은 국화에 치명적인 각종 질병에 아주 강해 농약을 전혀 뿌리지 않고 출하해 농약비용을 점감했고 무가온으로 재배, 난방용 기름이 들지 않는 등 생산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품종등록시 대비품종이 있어야 한다는 등록조건을 몰라 등록을 못했다며 내년엔 꼭 아이들 이름을 딴 국화꽃을 등록할 것이라는 고씨는 현재 한국농업경영인남제주군연합회 안덕면회 부회장직을 맡으면서 농권운동에도 앞장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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