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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씨티즌 아줌마 노동자들을 비롯해, 투쟁 소식을 듣고 달려온 민주노총 경남도본부 소속 노동자까지 포함해 200여명이 오전 9시부터 공장 입구에서 집회를 시작했다.
한국씨티즌 아줌마 노동자들을 비롯해, 투쟁 소식을 듣고 달려온 민주노총 경남도본부 소속 노동자까지 포함해 200여명이 오전 9시부터 공장 입구에서 집회를 시작했다. ⓒ 오마이뉴스 윤성효
<2신 : 1일 오전 10시> 다른 사업장 조합원도 합세

농성장에서 아침 식사를 지어먹은 한국씨티즌 아줌마 노동자 80여명은 소식을 듣고 달려온 민주노총 경남도본부와 전국금속산업연맹 조합원들과 함께, 공장 마당에서 모여 오전 9시부터 집회를 열고 있다. 노동절 휴업 관계로 창원 대우자동차 노조 조합원 수십명 등 다른 사업장 조합원들이 단체로 참석했다.

아줌마 노동자들은 옷과 머리에 '폐업철폐'와 '위장폐업' '고용승계' 등의 구호를 써, 투쟁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한국씨티즌 노조 박성희 위원장은 집회 때 인사말을 통해, "법원에서 강제집행에 들어가더라도 어제처럼 반드시 저항할 것"이라며, "어떤 일이 있더라도 우리의 일터를 지켜내야 한다"라고 말했다.

경남여성회와 마창여성노동자회, 여성의전화, 여성노조 등의 단체 대표들도 1일 아침부터 집회에 참석했다. 경남여성회 등의 여성단체는 한국씨티즌 노조에 투쟁기금을 전달하기도 했다.

1일 오전 10시 현재 법원의 '점유방해배제 가처분' 결정에 따른 집행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

공장 3층 입구 모습. 노동자들은 공장 벽면에 '위장폐업' '폐업철회' 등의 구호를 써놓았으며, 3층 농성장 문 안 쪽에 캐비넷으로 바리게이트를 설치해 놓았다.
공장 3층 입구 모습. 노동자들은 공장 벽면에 '위장폐업' '폐업철회' 등의 구호를 써놓았으며, 3층 농성장 문 안 쪽에 캐비넷으로 바리게이트를 설치해 놓았다. ⓒ 오마이뉴스 윤성효
<1신 : 1일 오전 8시30분> 아줌마 노동자 80여명, 강제해산 대비 나서

한국씨티즌 폐업 관련 100일 투쟁일지

- 1월 22일 : '직권조인' 폐업 합의, 철야농성 돌입
- 1월 23일 : 비상대책위 구성, 전 노조위원장 불신임
- 1월 27일 : 마산시청 집회, 한국인 사장 집 앞 시위
- 1월 30일 : 민주노총으로 전환
- 2월 14일 : 회사측, 점유방해배제 가처분 신청 제기
- 2월 28일 : 일본영사관 앞 항의시위
- 3월 31일 : 점유방해배제 가처분 판결
- 4월 15일 : 점유방해배제가처분 퇴거명령 법원 공시
- 4월 30일 : 법원 강제퇴거 시도했으나 무산
세계 노동절의 날인 5월 1일 마산자유무역지역 안에서 100일째 농성을 하고 있는 한국씨티즌 노동자들은 법원의 '점유방해금지 가처분 결정'에 따른 집행이 있을 것으로 보고, 아침부터 공권력 투입 대책을 세우는 등 분주한 상황이다.

민주노총 경남도본부와 전국금속산업연맹 간부들도 서울에서 열리는 "노동절 기념행사"에 참석하지 않고, 만일에 있을 강제해산에 대처하기 위해 현장에 머물고 있을 정도다. 5월 1일 아침 8시 현재, 한국씨티즌 노동자 80여명은 강제해산 대비책을 세우고 있다.

하루 전날인 4월 30일 창원지방법원은 경비와 용역업체 직원 50여명을 동원해 정문을 뜯어내고, 3층 사무실에 있는 농성 노동자들을 해산시키려고 했으나 노동자들의 저항에 부딪혀 무산되었다. 대부분 아줌마들로 이루어진 노동자들은 소화기 분말가루와 호스 물을 뿌리면서 저항했다.

민주노총 경남도본부 관계자는 "어제 법원 관계자가 나가면서 오늘 다시 집행에 나서겠다고 했다"면서, "오늘 오전 9시부터 한국시티즌 앞에서 '노동절 기념행사와 현장 사수 집회'를 열 것"이라 말했다.

한국씨티즌은 일본 자본에 의해 1978년 마산 자유무역지역 내에 만들어졌으며, 2002년 11월 폐업 발표가 있었다. 한국씨티즌 노조(위원장 박성희)는 폐업 부당성, 전 노동조합과의 합의 무효 선언, 성실한 교섭 촉구 등을 내세우며 지난 2월부터 농성을 벌이고 있다.

한국씨티즌 사업주측은 변호사를 통해 회사 청산에 나섰으며, 노동자들이 저항하자 법원에 '점유방해배제 가처분' 신청을 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여 강제집행에 들어가려 한 것이다.

한국씨티즌 사태란?

노동절 날에 법원의 강제집행에 대비한 투쟁을 벌이고 있는 한국씨티즌 아줌마 노동자들은 5월 1일로서 농성 100일째를 맞는다. 마산자유무역지역 안에 있는 이 공장 아줌마 노동자들의 투쟁은 지역에서는 어느 정도 알려져 있지만, 오랜 투쟁에도 불구하고 아직 해결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한국씨티즌은 일본 씨티즌 시계에서 100% 투자해 1978년 설립한 회사다. 60여명으로 시작했지만, 1988년 2900여명에 이를 정도로 한때는 대기업으로 성장하기도 했으며, 당시 엄청난 흑자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회사는 고임금 변화와 시계시장 불황 등의 이유를 들어 구조조정에 나섰고, 1989년 1192명, 1991년 320명, 1994년 200명을 감원했다.

이 회사에서 노조가 결성된 때는 1987년이다. 한국노총 소속으로 있다가 폐업 이후 올해 3월 민주노총으로 전환했다.

(주)한국씨티즌은 한국인 사장을 내세워 2002년 11월 폐업을 선언했다. 조합원들은 고용보장 등을 요구하며 투쟁에 들어갔다. 회사는 청산절차에 들어갔고, 노조는 올해 2월부터 공장 3층 사무실에 농성장을 설치하고 농성에 들어갔던 것. 그러나 회사는 변호사를 내세워 "점유 방해 배제 가처분 신청"을 창원지방법원에 냈고, 이것이 받아들여져 4월 30일 강제집행에 들어갔던 것이다.

한국씨티즌 노조는 폐업 조치가 부당하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노조는 "시계 주문량이 2000년 7~8만개에서 한 해 뒤 4~5만개로 줄었지만 회사는 경영혁신 노력은 하지 않고 오로지 폐업을 위한 명분 쌓기만 해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박성희 위원장은 "회사가 1년전부터 계획된 시나리오에 따라 폐업을 추진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회사가 전 노조와 한 합의사항에 대해서도 논란이 있다. 전 노조위원장과 회사는 올해 1월 22일 합의한 뒤 '직권조인'에 서명했는데, 이에 대해 현 노조는 '무효' 주장을 하고 있다. 박성희 위원장은 "당시 공개교섭과 합의내용 찬반투표 등을 요구했는데 전 위원장은 약속을 지키지 않고 밀실교섭을 한 뒤 일방적으로 발표했다"면서, "당시 위원장은 조합원들 앞에서 '협상무효화각서'를 썼다"고 말했다.

그러나 회사측은 노조와 '직권조인'은 법적으로 유효하다면서 청산 절차에 들어갔으며, 노동부도 법적으로 하자가 없다면서 뾰족한 대책을 내놓고 있지 못하다. 이런 가운데 노조원들은 '한국씨티즌 폐업철회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활동에 들어갔다. 현재 이 회사 노조에는 87명이 가입해 있다. / 윤성효 기자

한국씨티즌의 아줌마 노동자들이 오전 9시부터 집회를 열고 있으며, 창원 대우자동차 노조 등 지역 민주노총 관계자들도 속속 몰려들고 있다.
한국씨티즌의 아줌마 노동자들이 오전 9시부터 집회를 열고 있으며, 창원 대우자동차 노조 등 지역 민주노총 관계자들도 속속 몰려들고 있다. ⓒ 오마이뉴스 윤성효
5월 1일 아침 마산 자유무역지역 안에 있는 한국씨티즌 노동자들의 법원의 강제집행에 대비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5월 1일 아침 마산 자유무역지역 안에 있는 한국씨티즌 노동자들의 법원의 강제집행에 대비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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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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