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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곤
지난 24일 서울대학교 옆에 위치한 한남운수 본사에서는 한남여객운수 해고자 복직투쟁 집회가 서울대 학생들과 노동단체, 민주노동당 관악을, 금천 지구당 등이 참가한 가운데 열렸다.

이 집회는 지난 해 12월 23일자로 해고된 한남여객운수 노조 정만승 전 부지부장의 부당해고 철회를 요구하는 것으로 지난 2월부터 격주로 열려 왔으며, 최근에는 한남운수가 갖고 있는 5개 영업소 순회 투쟁을 한 바 있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민주노동당 신장식 관악을 지구당위원장은 발언을 통해“시민의 발을 제대로 세우는 운동이 이제 시작됐다”고 천명하며“한 사람의 노동자를 해고한다고 덮어질 문제가 아니다. 버스회사는 시민의 세금으로 서울시에서 보조금을 받는 만큼 공공성을 외면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못박았다.

신 위원장은 인터뷰에서 “서울시 보조금 사용실태에 대해 서울시의회가 자료조사는 물론 버스회사 운영에 대한 감시의 책임과 권리가 있다”고 밝히며 “광주에서 이와 유사한 문제를 민주노동당이 나서서 해결한 사례가 있었으며, 서울에서도 우리 당 소속 시의원이 있으니 어려울 것 없다”며 당 차원에서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한남운수 문제에 대해 신 위원장은 “부당노동행위와 임금체불을 일삼으면서 운수업을 통한 수익을 빼돌려 다른 곳에 투자한다는 의혹이 있는 만큼 철저한 진상규명이 있어야 하고, 부당한 해고에 있어서는 즉각 철회되어야 한다”고 말하며 “초기에 협상과 중재를 위해 노력했으나 회사측에서 아무런 의지가 없었다"며 "이제 이런 집회뿐만 아니라 대시민 선전전은 물론 서울대학교 학생들이 많이 이용하는 버스 노선인 만큼 서울대와 연계해 승차거부운동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집회는 참가자들이 항의하는 형식으로 플래카드를 들고 구호를 외치며 한남운수 주차장을 한 바퀴 도는 행진을 한 뒤 한 시간 반만에 마무리 됐다.

"가시 바르는 시간 아까워 생선도 안 나왔다"
82가지 사유로 해고당한 한남운수 정만승씨

임금체불, 부당해고…. 외국인 노동자가 겪는 차별도 7,80년대 노동현장 이야기도 아니다. 다섯 번의 해고. 보안사 사찰번호 414번이기도 베테랑 노동활동가.

2001년 상가임대차보호법제정운동본부 금천 부본부장을 맡기도 했으며, 현재 민주노동당 금천지구당 수석부위원장인 정만승씨. 5.1일 노동절을 맞아 관악지역 한남운수에서 다시 복직 투쟁에 불을 당기고 있는 해고노동자 정만승씨를 만났다.

- 해고 사유가 자그마치 82가지나 되는데
“연월차 문제가 발단이었다. 그리고 체불된 임금을 지불하라는 요구가 결국 해고로 이어졌다. 이런 주장이 조합원의 지지를 얻어 어용노조를 뒤엎고 새롭게 집행부를 구성하고 비대위원장을 뽑았다. 근데 비대위원장이 지부장이 되자마자 회사 편에 서서 부위원장이었던 나의 대의원 자격을 박탈했고, 그 후 출근하면서 심한 모욕과 욕설을 감수해야 했다. 때문에 우울증이 걸려 치료 기간 장기 결근하면서 정당 활동을 했다는 것이 회사측이 내세우고 있는 해고 사유다”

- 한남여객운수는 어떤 회사인가
“한남운수는 5개 영업소에 알짜 노선이 포함된 15개의 노선을 갖고 있는 회사다. 서울에서의 두 번째 큰 버스 회사고 한강 이남에서는 가장 규모가 크다. 버스 운영으로 수익을 많이 내고 그 수익으로 포천에 실버타운도 건설한다고 하고 광명의 종합터미널에 투자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여전히 한남운수 기사들에게는 임금 체불을 일삼고 있다. 또 10대가 배차되어야 할 노선에 7대만 배차해 기사들은 최소한의 휴식시간도 보장 받지 못하고 있다. 예를 들어 회사 식당은 뜨거운 국이나 가시를 발라야 하는 생선은 거의 나오지 않고 있다. 식사시간이 30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 앞에서 연월차가 문제였다고 했는데
“연월차 문제도 마찬가지다. 연월차를 쓰면 만일 근무라고 한달 개근을 할 수 있다. 그런데 연월차를 주지 않고, 그러다 보면 어쩔 수 없이 회사를 못 나갈 일이 생기지 않나. 그럴 경우 만근 했을 때보다 임금 차이가 2,30 만원 난다. 회사 관리자들은 버스 기사가 만일 근무를 못하게 하는 것을 주요 업무로 삼고 있다.

결국 연월차는 근로기준법에 보장하고 있는 것인데 회사는 적자 타령을 하며 임금을 착취하고 있다. 적자로 연월차도 쓰기 어렵게 운영을 하면서 얼마 전에는 부도난 상만운수를 인수하기까지 했으니 기가 막힌 노릇이 아닌가”

- 원직 복직이 주요 요구 사항인가
“그렇지 않다. 대부분의 버스 회사들이 적자를 내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노선을 변칙적으로 운영하고 기사들을 열악한 근무환경에 내몰면서 개인의 수익만을 챙긴다는 것이 문제다. 계속 대형 버스 사고들이 일어나고 있지 않은가. 버스 회사의 근무여건이 나아지지 않는 이상 시민들에게 그 피해가 돌아갈 수밖에 없다.

버스는 서민들이 주로 이용하는 것으로 공공성을 갖고 있다. 대중교통은 공익사업이 되어야 된다. 따라서 이 투쟁도 기사들만 잘 먹고 잘 살자기 위한 투쟁이 아니다. 시민들을 위해 대중교통을 공익사업으로 만들기 위한 투쟁이라고 생각한다.”

-해고만 벌써 다섯번이고 민노당으로 구의원 출마 경력도 있는데
“민주노동당은 창당할 때부터 함께 활동해 왔다. 해고 사유로 민주노동당 활동이 있는데 정당 활동은 국민의 정당한 권리 아닌가. 그리고 우울증 치료약에는 신경안정제가 있어 복용한 상태에서는 운전을 할 수 없다. 그런데 회사는 회사 출근은 안 하면서 당 활동 한 것을 문제 삼고 있다.

또 신경안정제 문제가 아니었어도 나의 장애(그는 엄지손가락 하나가 없다)를 놀림감으로 삼아 모욕하고 왕따를 시키는 회사에서 우울증이 거린 상태로 출근할 수는 없지 않겠나. 민주노동당 활동은 최근 복직 투쟁을 하면서 전혀 못하고 있어 안타깝다.”

- 가족들이 여러가지로 고생이 많을 것 같다
“다섯 번 해고되면서 언제나 내가 회사측으로부터 피해자였지만 가족들에게 나는 가해자다. 왜 자꾸 나서냐고 한다. 무슨 말을 하겠는가. 미안한 마음 뿐이다. 사실 한남운수에 취직할 당시에는 이제 나이도 먹고 그냥 월급만 받으며 안정되게 살려고도 했다. 가족들에게 할 말이 없다.”

-앞으로의 계획은
“복직되면 그 동한 못한 민주노동당 활동을 열심히 하고 싶다. 노동자 정치세력화 같은 거창한 이야기도 아니고 정치에 야망이 있는 것도 아니다. 다만 노동자와 정치활동은 떼어 놓을 수 없는 거란 생각을 한다. 당장은 투쟁 기금 마련이 시급하다. 수익사업으로 볼펜을 만들어서 팔 생각이고 기금도 모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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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과 기록에 관심이 많다. 함께 쓴 책으로 <우리의 소박한 꿈을 응원해 줘>, <여기 사람이 있다>, <나를 위한다고 말하지 마>, <다시 봄이 올 거예요>, <재난을 묻다>, <말의 세계에 감금된 것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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