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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마을 김선 원장
나눔마을 김선 원장 ⓒ 김병희
- 건축비용이 많이 들어간다고 들었는데요, ‘러브하우스’ 시공은 언제쯤이며 현재 진행상황 좀 알려 주세요.
"예상되는 건축비용은 2억 9천만원입니다. 빠르면 6월부터나 시공에 들어갈텐데 공사가 3개월이면 끝난다고 하지만 저희들은 공사비용을 바로 마련할 수 없으므로 1년을 공사기간으로 잡고 있습니다. 지금은 건축허가를 받기 위해 서류를 준비하고 있으며 건축비용 마련을 위한 공연과 먹거리 축제를 준비중에 있습니다."

- 지금도 후원금으로만 운영되고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러브하우스 건축이 무리한 일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데요, 건축비 마련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있으신 지요...
"정말 무리죠... 그러나 나눔마을 가족을 위해서 언젠가는 시작해야 하는 일이고 지금이 바로 그때라고 생각해서 추진하게 되었습니다. 건축비용을 후원금에 의존할 수만은 없어서 아이들 풍물연주인 '작은 예수들의 소리마당' 전국 공연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현재 서울, 대전 공연 일정이 잡혀있고 얼마 전에는 창원엘 다녀왔습니다.

이번 주에는 군산공연이 열립니다. 4월 26일 은파유원지 야외무대에서 갖게 되는데 건축비용 마련을 위한 먹거리 장터가 함께 열립니다. 그 준비로 바쁘게 지내고 있습니다.

그동안 나눔마을을 도와준 분들께서 러브하우스 건축추진위원회를 만들어 힘을 실어 주고 계십니다. 많은 분들의 힘을 합하면 시간이 좀 늦어지더라도 우리가 원하는 러브하우스를 꼭 지을 수 있을 거라 믿고 있습니다."

러브하우스 조감도
러브하우스 조감도 ⓒ 김병희
- '작은 예수들의 소리마당' 공연이 올해 4회째를 맞고 있는데요, 지난해에는 중국 선교활동도 다녀오셨고 전국공연 계획까지 하고 계시는데 아이들이 힘들어 하지 않는지요.
"아이들과 중국공연을 다녀오기로 했을 때 주위 분들이 모두 믿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저희들은 너무너무 재밌게 잘 다녀왔습니다. 오히려 그때 그분들이 지금 러브하우스 짓겠다고 하니까 가능한 일이라고 힘을 주고 계십니다.

물론 아이들이 많이 힘들어합니다. 교사들도 힘들어하는데 오죽 하겠어요. 아이들 데리고 공연 다니는 모습 보면서 질타도 많이 받긴 하지만 남의 손을 빌리지 않고 저희들이 할 수 있는 방법은 소리마당 공연밖에 없습니다. 노력하는 모습도 보여 드려야죠."

- 위축된 경제상황 때문에 후원인 모집이 더욱더 어렵지 않을까요?
"사실 이번 달 나눔마을 소식지에 수입과 지출액 합계와 잔액을 적지 않았습니다. 차이가 너무 났기 때문이죠. 당장 다음달 생계비를 걱정해야 할 정도로 후원금이 많이 줄었습니다. 찾아오는 사람도 반절 가량 줄었고요. 어렵긴 하겠지만 희망을 가져야죠.

다행히 저희들이 옥정리에서 4년 동안 지내면서 잘하고 있다는 칭찬을 많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만나는 사람들마다 러브하우스는 꼭 지어질 거라는 긍정적인 대답을 해 힘이 많이 납니다. 문제는 나눔마을 식구들 모두 지혜롭게 인내하면서 버텨야 한다는 겁니다.

여러 매체의 홍보 등을 고려해 보자는 제안도 있긴 하지만 그렇게 쉽게 집이 지어지면 지금 제가 가지고 있는 열정이 식어 버릴 것만 같습니다. 그럴 바에야 늦게 가는 게 오히려 낫겠죠. 제 그릇이 많이 닦아지면 그때 고려해 볼 계획입니다."

- 법인화를 추진할 계획은 없으신지...
"나눔마을은 22명의 장애우, 비장애우, 노인, 아동으로 이루어진 혼합시설이다 보니 등록을 하려면 복잡해집니다. 또 법인화 시킬 자산능력도 되지 않고요. 법인화를 통해 나눔마을 모든 가족들이 피해를 받지 않아야 하는데 그럴 방법을 차츰 연구해 봐야겠죠."

'작은 예수들의 소리마당' 중국공연
'작은 예수들의 소리마당' 중국공연 ⓒ 나눔마을
- 새롭게 마련된 러브하우스는 어떻게 운영할 계획인가요?
"일시적인 보호가 아닌 일생을 함께 생활하고 또 교육하면서 기본적인 신변처리를 스스로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지금의 운영방식과 크게 달라지진 않겠지만 우선 공간이 넓어지니 가족들을 늘릴 겁니다.

함께 지내는 가족뿐만 아니라 주단기 보호소를 마련할 계획이고요, 지역의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장애체험 및 장애예방 교육을 하는 청소년 종합 체험 학습장을 운영할 계획입니다. 또한 이사하는 곳이 시골이다 보니 노인복지도 빠질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어떤 큰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 보다 관심을 가져 드리고 식사를 거르지 않게 해 드리는 것이 중요할 듯 보입니다."


작은 예수들의 소리마당 첫 공연을 잊을 수가 없다. 몸도 가누기 힘든 나눔마을 식구들이 여름내내 준비한 풍물을 그 넓은 무대에서 화음을 맞춰 연주할 때 가슴이 뭉클했었으니까.

폐지와 고철, 헌옷을 수거해서 수입금을 마련하던 그들이 중국공연을 간다고 했을 때도 믿지 않았었는데 지난 가을 백두산 천지에서 활짝 웃고 찍은 나눔마을 식구들의 사진을 이메일로 받았다.

주고 또 주어도 내 안에서 풍성해 지는 것이 나눔이라고, 그것이 진정한 사랑이라고 말하는 이들의 러브하우스를 만날 생각에 벌써부터 마음이 벅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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