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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 풍물시장 입구
강화 풍물시장 입구 ⓒ 이현상
각종 대형할인마트와 바닥을 치고 있는 소비경제로 재래시장은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애교 섞인 흥정과 재래시장에서만 볼 수 있는 물건들로 여전한 살가움을 간직하고 있다.

강화 풍물시장은 외지인에게도 제법 알려져 있는 재래시장이다. 강화도를 방문한 날의 끝자리가 2일, 7일이라면 풍물시장에 들려보자. 강화풍물시장은 강화대교를 건너 강화읍 쪽으로 직진하다가 왼쪽 편에 있다.

풍물시장 내부
풍물시장 내부 ⓒ 이현상
풍물시장에 들어서면 갑작스런 활기가 느껴진다. 입구에서부터 숭어, 밴댕이 등을 판매하는 수산물가게와 강화 특산물인 순무 등을 판매하는 야채상이 줄을 이어있다. 여느 재래시장이 그렇듯이 흥정을 잘하면 말한 값은 할 수 있는 곳이다.

강화 특산물인 순무
강화 특산물인 순무 ⓒ 이현상
강화지역에서만 재배되는 순무는 독특한 맛과 진한 보라색으로 유명하다. 임상실험 결과 간장 질환에 특히 효험이 있다고 알려져 있는 강화도 순무는 한 단에 8천원이지만 흥정이 가능하다. 단 아직은 노지에서 재배된 순무가 아니라 하우스에서 재배한 것이다.

강화도 순무
간경화에 특효

허준의 동의보감(東醫寶鑑)에 “봄에는 새싹을 먹고 여름에는 잎을 먹으며 가을에는 줄기는 먹는 순무는 황달을 치료하고 오장에 이로우며 씨를 말려서 오래 먹으면 장생할 수 있다”고 적혀있다. 한국식품개발연구원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순무에서 나온 추출물이 간경화에 큰 효과가 있다고 한다. 순무 추출물을 물에 희석한 뒤 간경화가 진행 중인 실험쥐에 투여해 3주 동안 관찰한 결과 순무를 섭취한 쥐는 그렇지 않은 쥐에 비해 간경화증세가 56% 완화되었다.
현재 순무는 강화에서만 재배되고 있다. 유독 강화에서만 순무가 재배되는 이유는 강화가 따뜻하면서도 해풍 때문에 서늘한 기후와 염분의 영향으로 작물이 건강하게 잘 자라고, 뻘을 땅으로 다진 간척지라 플랑크톤 등의 미생물이 많기 때문이다. 실제 강화 이외의 지역에서 재배를 시도하였지만 강화 순무 고유한 보라색과 쌉싸름한 맛이 없어진다고 한다. / 이현상

까막조개,밴댕이 등을 팔고있는 수산물 가게
까막조개,밴댕이 등을 팔고있는 수산물 가게 ⓒ 이현상
강화도의 또 하나 유명한 특산물은 밴댕이이다. 그러나 4월에 팔고 있는 밴댕이는 강화 밴댕이가 아니라 남쪽지방에서 잡아온 것이다. 예로부터 모내기철의 밴댕이를 최고로 치고 있으므로 강화 밴댕이를 맛볼 요량이라면 5월까지는 기다려야 한다. 먹기 좋게 회를 쳐서 파는 밴댕이회는 한 접시에 5,000원이다.

숭어가 제철을 만났다.
숭어가 제철을 만났다. ⓒ 이현상
요즘 강화 풍물시장에서 특히 많이 볼 수 있는 것은 밴댕이 이외에도 숭어가 있다. 숭어는 봄숭어라고 이름 붙여질 만큼 봄철에 제맛도 있고 많이 잡히는 어종이다.

동의보감에는 숭어를“위를 편하게 하고 오장을 다스린다”고 기술되어 있다. 제철을 만난 숭어회는 1kg에 7,000원이므로 여느 수산물시장보다 저렴하게 맛볼 수 있다.

시장 순대국은 항상 정겹다.
시장 순대국은 항상 정겹다. ⓒ 이현상
시장에 들어선 김에 요기를 하려면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순대나 순대국을 시켜먹는다. 프랜차이즈 외식이나 패스트푸드에 길들여진 입맛이라도 이곳의 푸짐한 순대국은 먹을만 하다. 운전을 하지 않을거라면 막걸리 한잔은 곁들여도 좋다.

장날이면 만날 수 있는 만물상
장날이면 만날 수 있는 만물상 ⓒ 이현상
‘가는 날이 장날’이라면 좀더 많은 볼거리가 있다. 2, 7일장인 강화장터는 원래 풍물시장이 아니라 강화터미널로 꺾어지는 길목에 서지만 일부 상인들은 풍물시장에서 자리를 편다. 머릿니를 잡는데 일등공신이었던 참빗과 유치찬란하지만 정겨운 각종 색상의 때밀이 수건, 빨래집게 등, 저게 무슨 돈이 될까 싶은 물건들을 가득 실은 만물상 손수레를 보면 마음은 넉넉해진다.

풍물시장 입구의 밑반찬 노점
풍물시장 입구의 밑반찬 노점 ⓒ 이현상
장날이라면 풍물시장 입구에서 손수 담근 맛깔스러운 밑반찬류를 파는 아주머니도 만날 수 있다. 게장, 더덕무침, 각종 젓갈류를 팔고 있는데 관심을 보이며 기웃거리면 한 입씩 입에 넣어주기도 하신다.

붉은 더덕무침이 색깔만으로도 맛깔스럽다.
붉은 더덕무침이 색깔만으로도 맛깔스럽다. ⓒ 이현상
붉은 더덕무침은 색깔이 얼마나 고운지 보는 것만으로도 군침이 돈다. 풍물시장내에 정식으로 가게를 갖지 못했지만 맛은 최고라고 자부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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