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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모 박흥호 사장이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경영권 분쟁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처음으로 언론에 밝혔다.
나모 박흥호 사장이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경영권 분쟁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처음으로 언론에 밝혔다. ⓒ 오마이뉴스 유창재
소프트웨어 업체인 '나모 인터랙티브'의 경영권 분쟁이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당사자인 박흥호 사장이 2일 처음으로 공식적인 입장을 밝혔다.

최근 경영권 분쟁 사태와 관련, 나모 인터랙티브(이하 나모)는 2일 오전 11시부터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36층 샤롯데룸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김흥준 전 1대 주주와 우리사주조합 일부가 결탁해 나모의 경영진을 위협하며 적대적 인수합병(M&A)을 시도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박흥호 사장은 "회사 일부 직원들과 김흥준 경인양행 부회장이 악의적인 말로 나모 경영진을 비방하고, 사실을 날조하고 있다"면서 "이는 불순한 적대적 M&A를 통해 이익을 챙기려는 일부의 움직임"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 "대다수 선량한 주주들의 권익이 침해당하지 않도록 법적인 조치를 통해 강력하게 대응할 방침"이라고 주장했다.

최근 나모사태에 그동안 별다른 해명이 없었던 박 사장은 이날 "나와 둘러싼 많은 말들이 거짓이고 허위사실이기 때문에 내부적으로 설득하거나 해명을 하면 쉽게 끝날 것으로 알았다"고 말했다.

이번 나모 경영권 분쟁의 발단을 3대 주주인 김흥준씨가 우리사주조합원들의 일부를 회유해서 경영권을 프리미엄까지 받고 세중그룹에 넘기려는 음모에서 시작됐다는 것이 박 사장의 주장이다.

지분의 14.5% 정도를 소유하고 있기에 자신을 '절대 약자'라고 표현한 박 사장은 "그 동안 지켜온 나모의 공든탑을 넘겨줄 수 없다"며 "김흥준씨 등은 이같은 비열한 짓은 그만둬야 한다"고 비난했다.

지난 주총이 파행으로 진행됐던 것에 대해 그는 "신변의 위험을 무릅쓰고 모험까지 해가면서 그렇게 한 것은 어쩔 수 없었다"면서 "모범적으로 주총을 진행했다고 말하지는 않는다"며 일정부분 책임을 통감했다.

한편 박 사장 자신은 경영권에 욕심이 없으며, 모든 문제를 정리하고 경영권을 정상화시킨 다음 대표이사직을 사임하겠다고 밝혔다.

나모 노조 "생존권의 위협받고 있다"

기자간담회가 진행되는 도중에 나모 노조원들이 방청을 요구하며 들어와 이들을 막으려는 경영진간에 소란이 있었다.
기자간담회가 진행되는 도중에 나모 노조원들이 방청을 요구하며 들어와 이들을 막으려는 경영진간에 소란이 있었다. ⓒ 오마이뉴스 유창재
한편 이날 기자간담회가 진행되는 도중에 노조원들이 방청을 요구하며 들어와 이들을 막으려는 경영진간에 소란이 있었다.

노조 대표라고 밝힌 진병각 위원장은 "회사의 일로 진행되는 기자회견에 참가할 권리가 있다"면서 간담회 참석을 요구했다.

이에 박 사장은 언론에게 자신의 입장을 밝히는 자리이기에 "문밖에서 경청해 달라"며 퇴장을 요구했다. 일부 경영진은 "밖에서 경청하게 해!", "어유~ 추잡한 *들 같으니…", "아무 보고도 않고 근무지를 이탈하고 이런 식이야" 등 비난의 말이 나오기도 했다.

이후, 진 위원장과 김종현 감사 등 2명이 간담회를 방해하지 않는 조건으로 행사장에 참석했다.

기자간담회가 끝난 후 진병각 노조위원장은 조속한 임시주총 소집을 요구하는 내용의 나모 인터랙티브 노동조합 성명서를 발표했다.

그는 성명을 통해 경영진의 일방적인 인사위원회 개최, 대기발령 및 해고협박 등으로 생존권을 위협받고 있다고 밝혔다. 또 박흥호 대표이사 이하 현 경영진의 사퇴 요구 및 새로운 이사진 구성을 위한 조속한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할 것을 요구했다.

진병각 나모 노조위원장.
진병각 나모 노조위원장. ⓒ 오마이뉴스 유창재
또 일부 직원들은 경영진에 대한 강한 불신을 나타내기도 했다. 일본에서 대학을 마친후 지난해 6월에 입사했다는 신아무개씨는 "입사이래 한번도 박흥호 사장과 인사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면서 "지난 주총에서 처음 볼 정도로 오직 '아바트론'에만 관심 있고 나모 경영에 무관심한 대표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경영에 전혀 무관심했던 대표가 기존의 직원들이 열심히 해서 쌓은 업적들을 마치 현 경영진이 이룩한 성과처럼 말하고 있는 모습을 봤을 때 어떻게 믿음을 갖고 일할 수 있겠냐"고 비난했다.

지난 1일 전체직원 119명 가운데 39명이 가입하면서 설립된 나모노동조합쪽은 이번 박 사장의 입장에 대해 노조 차원의 기자회견을 조만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경영 안정화 시킨 후 사퇴할 것"
[인터뷰] 나모 박흥호 사장

▲ 박흥호 사장
ⓒ오마이뉴스 유창재
다음은 박흥호 사장과 이날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기자들과의 일문일답이다.

- 임시주총은 언제 쯤 열 계획인가.
"주주총회를 열기 위해서는 이사회가 우선 열려야 한다. 아무리 빨라도 1달이 소요될 것이다. 3월 10일부터 전혀 업무를 못해 하루 빨리 업무를 회복시키고, 업무 방해요인을 제거한 후 열겠다."

- 김흥준씨가 제기한 주주제안은 정당한 것이 아닌가.
"그렇다. 주주제안은 임시주총에서 받을 예정이다. 하지만 그 의도는 명백히 회사를 넘기겠다는 것이다."

- 우호지분 확보는 어떻게 할 것인가.
"이제 시시비비가 가려지면서 도와주겠다는 분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비리와 무능의 온상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려고 한다. 지금까지 나모는 투명적 결산이자 공격적 결산으로 바꾸려 해왔다. 150억원의 상장회사이고 빚이 없는 회사다. M&A시장에선 최고이기에 이런 일들이 벌어지는 것 같다."

- 임시주총 후 퇴임한다는 것은 변함없나.
"그렇다. 내가 나모에 와서 사의를 표명한 것은 이번까지 3번이다. 난 지금까지 빚을 낸 적은 있어도 주식을 판 적이 한번도 없다. 예전에 '위기관리를 해줬으니까 떠나겠다'고 한적 있다. 지금까지 나모를 살리기 위해 노력하는데도 헌신짝처럼 버림받고 있다. 하지만 나 아니면 나모를 지킬 수 있는 사람이 없다. 경영권을 지키고 나서 그 후 물러날 것이다."

- 지금의 마음 상태는 어떤가.
"이번 사태에 대해 1주일 동안 해명을 하려고 했었다. 어쨌건 이 문제는 나의 지분과 우리사주의 지분만 합치면 나모는 '철옹성'이란 점이다. 나에 대한 모든 오해를 풀고, 내 모든 재산을 걸고, 대표이사직을 놓고 해결하겠다. '우리사주들의 빚 문제에 대해 내가 매매계약서를 써줄 수도 있다'고 전직원들에게 메일을 보내고 일에 대한 책임을 지고 대표이사 사임을 나타냈었다. 하지만 지금 돌아온 것은 모멸감이다. 살아온 인생이 허무하다."

- 앞으로 경영은 어떻게 할 것인가.
"지난해 소프트회사 다 적자였다. 시장상황이 안좋은 상태지만 나모는 올해 1, 2, 3월 흑자를 달리고 있다. 경영무능은 최소한 2년은 시장상황을 보아가면 회사에 피해를 줬을 때 무능하다고 말하는 것이 아닌가. 나모를 정상화시켜 '제2의 전성기'를 보이겠다. 일반적인 주주들의 설득해서 회사를 정상화시키겠다."

- 유상증자 계획이 있다는 말이 있던데?
"유상증자는 누구나 상식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경영권 방어를 목적으로 유상증자를 한다는 것은 터무니 없는 말이다. 할 거 였으면 지난해 김흥준이 주식을 팔려고 다닐 때 했을 것이다."

- 어제(1일) 노조가 생기는 등 내부문제가 가장 큰 것으로 보인다. 내부적인 신임을 얻고자 노력을 벌이고 있는지 알고 싶다.
"만약 나를 검찰에 고발하고 수사해서 비리가 드러나게 되면 법적으로 매장시켜라. 검찰이 수사하면 다 드러날 것이다. 우선 거짓말을 하고 있는 사람들은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하지 않겠느냐. 결국 남아있는 직원들과 함께 할 것이다. 다시 신뢰가 회복되면 다시 회사를 세우는데 충분히 기회가 있다고 생각한다. 선동하고 거짓말하는 자를 이제 분리할 것이다. 지난 주총을 해보니까 정말 그들(비대위)이 회사를 위하고, 주주들을 위하는 것인지 납득이 안됐다. 이제 그들의 실체를 알았고 다른 길을 갈 것이다." / 유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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