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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마이뉴스 유창재
국내 소프트웨어 벤처로 업계를 주도하던 '나모 인터랙티브'(이하 나모)가 오는 28일 주주총회를 앞두고 경영권 분쟁에 휩싸였다.

나모의 경영권 분쟁은 나모의 기획, 회계 등 핵심 인력으로 구성된 우리사주조합원 직원들이 지난 14일 '나모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를 결성하고 경영진의 퇴진을 요구하면서부터 드러났다.

특히 비대위는 박흥호 사장이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온라인게임개발회사 '아바트론'에 9억원이란 나모 자금 및 인력을 제공한 것과 이를 방치한 경영진의 부당행위에 대해 '업무상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발할 예정이라고 26일 밝혔다.

비대위 박재철 위원장은 "박흥호 사장은 회사의 경영을 맡은 후 나모의 주력제품인 나모 웹에디터의 새로운 버전 개발 등 관련 기술을 개발하는데 집중하는 노력을 보이지 않았다"면서 "오히려 박 사장은 대부분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개인회사에만 신경을 쓰고 나모 경영진으로서 임무를 소홀히 했다"고 주장했다.

비대위는 박흥호 사장 외에도 지난해 9월부터 나모의 경영을 도와온 박태웅 부사장의 경영 책임도 지적하고 있다. 박 부사장은 입사한 지 7개월 동안 나모 직원들 모르게 화의상태인 계측장비 및 기계장비 대여업체와 같은 리스회사나 악세사리 업체, 영어회사 등 나모와는 무관한 업체에 투자를 권유하는 일을 진행해왔다는 것.

결국 비대위는 박흥호 사장과 박태웅 부사장 등 경영진이 나모의 돈을 불법적으로 투자하는 등 비도덕적인 경영활동이 드러났다는 주장이다. 부실경영의 근거로 박흥호 사장이 경영한 지 1년만에 취임시 1만원 대였던 주식이 3000원대로 하락되는 등 지난해 경영평가 결과 72억원이라는 적자를 기록했다고 밝히고 있다.

이와 같은 사실이 드러나자 우리사주 조합원들과 나모의 전 공동대표이자 3대 주주인 김흥준 부회장은 정기 주주총회에서 현 경영진의 퇴진과 '세중그룹' 임원 5명을 이사로 선임할 것을 요구하는 주주제안을 했다.

하지만 현 경영진은 지난 14일 비대위의 주주제안을 무시하고 현재의 이사진으로 경영하겠다고 의사를 분명히 했다. 그러자 나모 우리사주조합원들은 "현 경영진이 정당하다면 증권거래법이 보장하는 주주제안을 무시할 수 없다"고 밝히고 비상대책위원회를 만들었다. 그리고 경영진의 결정에 대해 지난 18일 서울지방법원에 '주주총회 안건상정 및 주주총회 개최금지 가처분신청'을 제출했다.

"나모를 뺏으려는 음모" VS "경영진의 완전 퇴진 요구"

서울 아셈타워 12층에 위치한 '나모 인터랙티브' 사무실.
서울 아셈타워 12층에 위치한 '나모 인터랙티브' 사무실. ⓒ 오마이뉴스 유창재
비대위의 주장에 대해 박태웅 부사장은 "우리사주조합은 박흥호 사장이 보태준 돈으로 얻은 주식을 가지고 결성이 됐음에도 불구하고 경영권을 운운하며 주장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라면서 "이는 명백히 우리사주조합원 간부들과 3대 주주인 김흥준씨가 결탁해서 나모를 빼앗으려는 음모"라고 반박했다.

또 박 부사장은 이어 얼마전 사원총회를 열어 경영부실의 책임을 지고 경영진이 퇴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고 했다. 단 비대위가 말한 '세중'에 대한 검증을 할 수 없어서 비대위 2명, 회사측 2명, 사원측 3명 등으로 구성한 팀을 구성해 안철수 박사의 자문을 받아 새로운 경영진에 대한 검증을 하자고 제안했다는 것. 하지만 비대위는 이를 거부했으며 "왜 김흥준 이사는 제외하냐"며 안철수 박사도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고 박 부사장은 주장했다.

특히 박태웅 부사장은 "안철수 박사도 못믿는 사람들이 어떻게 창업자도 아니고 개발자도 아닌 김흥준 경인양행 부회장을 믿는지 모르겠다"며 "김 부회장은 나모에 5억원을 투자했다가 이미 50억원의 이익을 챙겨간 사람으로 나모를 책임질만한 자격을 갖추지 못한 사람"이라고 비난했다.

회사측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비대위는 "테스크포스팀 구성 자체는 회사측의 억측이며, 사회적인 신뢰도와 명성이 높은 안철수 박사에게 검증을 받겠다는 것도 즉흥적인 결정이다"라면서 "회사의 운명을 결정하는데 직원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배제한 채 독단적으로 경영하는 자신들의 잘못을 모른다"라고 반론했다.

아울러 비대위는 회사측이 안철수 박사의 의사도 물어보지 않고 팀 구성을 이야기했으며, 안 박사를 믿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박흥호 사장과 박태웅 부사장을 못믿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편으론 안철수 박사와 박 사장, 박 부사장이 친분이 두터운 관계라는 점도 우려됐기에 거부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비대위는 '경영진이 경영에서 물러난다'는 말은 '이사진으로 영향력을 유지하고 사장자리만 내놓겠다'는 뜻으로, 그럴 듯한 말로 회사측의 입장을 주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비대위는 "우리의 주장은 경영진의 완전한 퇴진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대위 박재철 위원장은 "박흥호 사장 등 경영진은 자신들의 경영방침에 반발하는 핵심개발진에 대해 부당해고도 있었으며, 우리사주조합원 등 직원들에게 해고 협박을 하거나 돈으로 매수하려 했다"면서 "대부분 직원들은 나모의 핵심가치를 보전하고 회사를 살리기 위해 뜻을 같이 하고 있으며, 도덕성이 의심받고 무책임한 경영을 일삼는 박흥호 사장과 박태웅 부사장이 퇴진과 법적인 심판을 받도록 하는 것에 동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나모 비대위는 오는 28일에 있을 주주총회에서 3대 주주인 김흥준 경인양행 부회장과 함께 '긴급발의'를 통해 경영 부실과 적자 확대 등을 문제삼아 현 경영진의 퇴진을 요구할 예정이다.

이어 박 위원장은 "28일 열릴 주주총회에서는 정당한 주주요구사항인 주주제안권을 묵살하고 독단적 경영을 지속하려는 경영진의 불법적 행동이 있을 것"이라며 "주주총회 개최금지 가처분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고 주주총회가 열릴 경우 정기주총장은 의안상정을 놓고 격렬한 충돌이 일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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