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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산후조리를 하고 있는 누나가 이라크 전쟁지지와 파병을 선언한 노무현 대통령께 꼭 이야기 하고 싶다는 말을 글로 옮깁니다. 저 또한 제 조카가 부디 정의와 평화를 사랑하는 떳떳한 대한민국에서 살아갈수 있길 간절히 원합니다. - 필자주

존경하는 노무현 대통령께

안녕하세요. 저는 지난 일요일 12시간 진통 끝에 애기 엄마가 된 주부랍니다. 12시간 진통 끝에 우리의 소중한 아기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진통을 하면서 다시 한번 생명의 고귀함을 깨닫게 되었고, 모든 엄마들이 이런 고통 가운데 자녀를 낳고, 또 그 고통만큼이나 아이를 자기 몸과 같이 사랑하게 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퇴원하자마자 이라크에 전쟁 발발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무엇을 위한 전쟁이건 간에 많은 사람들이 죽을 것이고, 많은 사람들이 가족을 잃을 것이며, 많은 사람들이 불구자가 될 것이라는 것은 자명한 일입니다. 과거에 많은 전쟁에서 봐 왔듯이 많은 어린 아이들이 손과 발을 잃거나 또 부모를 잃게 될 것입니다.

아이가 아플 때 엄마는 아이의 고통이 차라리 대신 내게로 왔으면 하는 생각을 합니다. 아이의 미래는 곧 우리 모두의 미래이기 때문입니다.

지금 미국의 폭격으로 인해 생과 사의 갈림길에서 자식의 미래를 걱정하며 뜬눈으로 밤을 지새울 이라크의 엄마들을 떠올려봅니다. 얼마나 그 마음이 고통스럽겠습니까? 아이가 아플 때 차라리 대신 아프고 싶은 엄마의 마음은 전 세계 모든 엄마들의 한결같은 마음일 것입니다

미국의 이번 전쟁 목적은 이라크의 대량 살상무기 제거가 아닌 이라크의 석유를 차지하기 위한 것이라는 걸 모든 사람들은 알고 있습니다. 그러기에 어린아이도, 할아버지도, 몸이 불편한 사람도, 신부님도, 국내에 거주한 미국인들도 평화의 촛불을 들고, 전쟁반대의 플랜카드를 들고 광화문 거리로 모이는 것입니다.

전쟁은 인간이 만든 최대의 범죄라고 생각합니다. 그 누구도 이 전쟁에 대해 찬성하지 않습니다. 또한 이라크의 문제는 곧 우리 한반도의 문제입니다. 이라크 전쟁이 끝나면 바로 다음은 우리 한반도라는 말들을 공공연하게 사람들은 이야기합니다. 만약 미국이 북한을 폭격하겠다고 한다면 우리 정부는 어떻게 떳떳하게 반대 할 수 있겠습니까?

미국의 이라크 전쟁 지지선언과 공병 의무부대 파견 결정문을 읽어 내리며 내내 어두웠던 당신의 눈빛을 기억합니다. 그 어떤 어려움과 시련 속에서도 그런 표정을 지으신 적이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당신 또한 이 전쟁에 대해 분명히 반대하고 있음에도 미국에게 당당하지 못한 우리나라의 현실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부시 대통령에게 손을 들어줄 수밖에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국익을 위해 이라크 전쟁을 지지하고 파병을 하겠다는 당신의 말씀은 원칙과 정의의 길에 어긋나는 행동입니다. 잘못된 것은 잘못됐다고 당당히 이야기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존경하는 노무현 대통령님!

지금 우리 정부는 아무런 명분도 없는 전쟁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그 무서운 전쟁이 우리나라에서 일어나 우리 아이들이, 그리고 내 아기가 죽거나 다친다고 생각했을 때 너무나도 끔찍한 생각만 듭니다.

이라크 엄마들에게는 그것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부디 이라크 전쟁 지지와 파병계획을 철회해 주십시오. 제 아기가 정의와 평화를 사랑하는 떳떳한 대한민국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부탁드립니다.

덧붙이는 글 | 조성봉 기자는 현재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3학년 재학중이며 사진운동가를 꿈꾸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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