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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명동과 같은 러시아의 '노브이 아르바트'거리.여성의 날이 되면 이거리는 사람들로 가득찬다.
한국의 명동과 같은 러시아의 '노브이 아르바트'거리.여성의 날이 되면 이거리는 사람들로 가득찬다. ⓒ 김홍기
러시아 남성들은 자신과 관계있는 여인들, 어머니, 부인, 딸이나 집안의 여자 친척, 직장의 동료 등에게 선물과 꽃을 주며 사랑을 고백하고 화해의 기회를 잡기도 한다.

반대로 여성에게 꽃이나 선물 등을 선사하지 않는 남자는 야만인으로 낙인찍혀 사람취급도 못받는다. 또한 미리미리 근사한 저녁식사를 할수 있는 곳을 예약하는 것 또한 남성들에게 필수인 셈이다.

"3월 8일 여성의 날에 꽃이나 선물을 나의 딸과 나의 부인을 위해 준비하지 않는다면 아마 난 다음 날부터 집에도 못 들어 갈 것이요, 더이상 살 수가 없을 것이다. 나 자신을 위해서라도 이 날만큼은 모든 것을 팽개치고 부인과 사랑하는 나의 딸을 위해 하루를 보내야 한다"라고 택시 기사인 한 러시아 사람은 웃음을 지으며 말한다.

이 때문에 향수, 속옷 등 여성용품과 샴페인 등 축제용품이 이 날을 전후해 가장 많이 팔린다. 세계 최고의 꽃 수출국인 네덜란드 등 유럽의 꽃시장 상인들은 러시아 바이어들의 요구에 맞추느라 전세기를 띄울 정도다. 심지어 샤넬, 이브 생 로랑 등 세계적인 화장품 회사들도 이 무렵 러시아에서 얼마나 팔리는지로 신상품의 성공 여부를 가늠해볼 정도다. 러시아 상인도 이 날의 경기가 좋으면 1년 내내 경기가 좋을 것으로 기대한다. 러시아 여론조사센터의 조사에 따르면 러시아 여성들이 가장 기다리는 기념일은 여성의 날이다.

그래서 여성의 날을 맞아 인터넷 쇼핑몰 역시 바쁘긴 마찬가지다. 특히 꽃배달 사이트에선 러시아 남성들에게 가장 필요한 꽃과 가장 여성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꽃 이벤트를 알려주기도 하며 젊은 남성들로 하여금 사랑하는 자신들은 여성을 위해 아낌없이 투자할 수 있도록 유혹하기도 한다.

물론 러시아 여성의 날에 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가진 여성들도 있다.러시아 모스크바 국립대학의 언론학 나타샤 교수는 "꼭 여성의 날이라고 해서 이날만 여성들을 위해 밥을 하고 집안 일을 하며, 남자가 마치 여성을 위한 특별한 서비스의 날로 생각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 날 하루만이 아닌 일년 내내 남성과 여성은 동등한 대접을 받아야 한다"고 불만을 토하기도 한다.

하지만 여성의 날이 여성들에게 가장 행복하고 최고의 날이라는 것만은 분명한 사실이다. '남성들이여! 자신의 사랑하는 여성에게 계속 사랑받길 원하거나 그 사랑을 영원히 이어가기 위해서는 이날을 결코 헛되이 보내서는 안된다는 것을 명심하라!' 러시아에선 이 말이 여성의 날의 진리인 셈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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