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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숙 정윤 예비부부와 주례를 서주실 강철 아저씨 부부
김은숙 정윤 예비부부와 주례를 서주실 강철 아저씨 부부 ⓒ 홍성호
사랑하는 '남편'에게.

아직 식을 올리지 않았으니 남편은 아닌가요? 혼인 신고를 안 했으니 아직은 남인가요? 그래도 결혼하자 해서 양가 어른들께 인사드렸으니 남편이라고 하겠어요.

가끔씩 묻지요. 나 평생 사랑할 수 있겠냐고. 그러면 당신 솔직히 자신없다고 말하지요. 처음엔 당황스럽고 또 서운하고 그러지요. 그런데다가 날마다 이혼을 생각하며 살거라는 말엔 정말 이 사람 왜 결혼을 하자고 했는지 불쑥 화가 나요. 얼굴 붉히며 정말이냐고 물으면 정말이라고 하겠지요.

그렇지만 뒷말을 들으면서 더욱 당신을 믿게 되었답니다. 날마다 이혼을 생각하며, 날마다 어떻게 행복하게 살까를 생각하지 않고 어떻게 살면 이혼하지 않을까를 생각한다는 말.

당신의 그 말이 정답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했어요.

기대가 너무 높고, 결혼에 대해 환상으로 가득하면 그만큼 실망도 커질거라는 생각이 드네요. 이 세상 결점 없는 사람 없고, 살기도 팍팍한 때에 행복하게만 살 수 있을 거라는 기대는 오히려 불행으로 가는 지름길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들구요...

있는대로 당신을 보겠어요. 당신의 결점도 보고 당신의 장점도 보고 그리고 당신을 사랑도 보겠어요. 나의 결점을 알아가고 그 결점 고치기 위해 노력하겠어요. 그렇지만 서로에게 실망을 주지 않으려 노력은 해야겠지요

그래요 우리 이혼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며 삽시다.

3월 9일 뚜벅뚜벅 내게 걸어올 당신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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