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참여정부 첫 조각에서 가장 파격적인 인사로 꼽히는 강금실(46) 신임 법무장관이 27일 오후5시 법무부 2층에서 취임식을 갖고 취임사를 하고 있다.
참여정부 첫 조각에서 가장 파격적인 인사로 꼽히는 강금실(46) 신임 법무장관이 27일 오후5시 법무부 2층에서 취임식을 갖고 취임사를 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27일 발표된 노무현 정부의 첫 조각에서 가장 파격적인 인사로 꼽히는 강금실(46) 신임 법무장관은 같은 날 오후 5시10분경 과천 정부종합청사 법무부 2층 대회의실에서 취임식을 갖고 공식적인 업무에 들어갔다.

강 장관은 이날 취임사를 통해 "서열을 파괴한 여성장관의 임명은 조금 부적절할 수 있다"며 검찰 안팎의 곱지 않은 시선을 의식하면서도 "그것은 검찰개혁이 이 시대에 정말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밝혀 검찰개혁에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강 장관은 또 앞으로의 개혁 방향을 "법무부는 검찰청의 상급기관으로서 인사권을 견제하고, 수사권은 검찰총장이 전적으로 가지는 것"으로 전제한 뒤 "(검사들은) 국민들을 대신하는 사람들로서 소신껏 수사하고 법무부는 이를 위해 신분 보장, 복지 등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강 장관은 "인권, 여성, 아동 등 사회적 약자 보호와 출입국관리, 이주노동자, 난민 문제 등 너무 할 일이 많다"고 말해 법무부가 앞으로 인권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나갈 계획임을 전했으며, 취임식 직후 가진 기자들과의 일문일답에서도 "현안인 호주제 폐지 문제 검토"를 언급하는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를 계속해 나갈 것임을 밝혔다.

이날 장관 취임식은 애초 5시 정각에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강 장관이 조금 늦게 법무부에 도착해 검찰총장과 대검찰청 간부들과 인사를 나누면서 10분 정도 늦어졌다.

오후 4시55분께 도착한 강 장관은 곧장 법무부 2층 장관실로 들어갔으며, 입구에서 장관실 직원들과 가벼운 악수를 나누기도 했다. 이어 4시57분께는 김각영 검찰총장이 장관실을 찾았고 그 뒤 대검찰청 검사장급 간부 등 10여명도 함께 들어가 약 10분 정도 상견례를 가졌다.

김 총장은 취임식이 시작되기 전인 오후 5시7분께 먼저 장관실을 나왔으며, 기자들의 질문에 짧은 대답만을 한 뒤 서둘러 법무부를 나섰다.

다음은 김 총장과 기자들의 일문일답.

취임식 직전 강금실 장관을 만난 김각영 검찰총장.
취임식 직전 강금실 장관을 만난 김각영 검찰총장. ⓒ 오마이뉴스 권우성
- 어떤 얘기를 나눴나.
"축하한다고만 말했다."

- 언제 다시 장관을 만나기로 했나.
"취임 뒤에 만날 것이다. 장관이 업무를 파악해야 다시 만나지…."

- 오늘 나눈 얘기를 해 줄수 없나.
"구체적으로 들을 시간도 없었고, 구체적 얘기도 없었다."

이어 검찰 간부들도 장관실을 나왔으며, 취임식은 오후 5시13분경 시작해 국민의례와 취임사만으로 간단하게 치러져 10분만에 끝났다. 강 장관은 이날 준비한 취임사 원고를 읽지 않고 즉석에서 연설하듯 취임사를 해 나갔다. 강 장관은 취임식이 끝난 후에도 참석자들과 악수를 나누지 않고 곧바로 장관실로 들어갔다.

법무부 한 관계자는 이처럼 간단한 취임식에 대해 "신임 장관의 뜻에 따라 취임사 분량을 대폭 줄였다"고 말했다. 강 장관은 이어 오후 5시30분경 소회의실로 나와 기자들과 일문일답을 가졌다.

취임식을 마친 강 신임 장관은 기자들과 만나 짧은 문답을 주고받았다. 강 장관은 이날 '검찰 수사권 독립과 법무부 인사권 확립'을 개혁 원칙으로 밝혔다.
취임식을 마친 강 신임 장관은 기자들과 만나 짧은 문답을 주고받았다. 강 장관은 이날 '검찰 수사권 독립과 법무부 인사권 확립'을 개혁 원칙으로 밝혔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다음은 강금실 신임 법무장관의 일문일답.

- 서열을 파괴한 파격적 인사로 전격 발탁됐는데, 법무장관 취임의 소감을 말한다면.
"우선 최선을 다하고 싶다. 결코 쉽지 않은 자리다. 그러나 검찰 개혁과 법무부 제자리 찾기는 역사적, 시대적으로 굉장히 중요한 과제다. 버거운 과제겠지만 (내게)주어졌기 때문에 최선을 다하고 물러나겠다."

- 검찰개혁 방향은 어떤가.
"검찰개혁 방향은 이미 대통령께서 말씀하셨다. 그 구체적 방안도 내가 취임하기 전 인수위원회, 대검찰청, 평검사회의, 재야 단체에서 활발한 연구가 됐다. 기본 방안은 권력 분산과 균형, 철저한 수사권 보장과 철저한 견제다. 일부 합의된 부분도 있고, 의견이 엇갈린 부분도 있다. 이는 계속해서 조율해 갈 것이다. 비상설기구라도 가동해 차근차근히 풀어나갈 예정이다. 단기적, 장기적으로 해결해야 할 일이 준비되는 대로 알려나갈 것이다."

- 앞으로 검찰인사는 어떻게 할 것인가.
"검찰인사의 포인트도 권력분산과 견제다. 또 수사권은 검찰에게, 인사권은 법무부에게 나눈다는 점도 있다. 검찰인사위원회의 심의기구화 상정 합의는 장관 인사권에 대한 견제장치다. 이제까지는 그런 견제가 없어 상당히 원칙이 무너졌다. 검찰인사위원회를 적극 수렴할 생각이다."

- 오늘(27일)대북송금 문제에 대한 특검이 부적절하다는 서울지검 검사들의 의견이 나왔는데.
"그것에 대해 생각해 볼 겨를이 없었다. 나는 수사검사의 소신을 높이 평가한다. 그러나 (특검이)전체적으로 논의되지 않았고 재론의 여지가 없어 애석하게 생각한다. 검사동일체 원칙이 있고, 이미 검찰에서 결론이 내려진 것이다. 그러나 절차상의 문제가 있었다고 본다."

- 취임사에서 소수자 인권 문제를 제기했는데.
"법무부가 좀더 적극적으로 국민인권을 보장하고 법률서비스를 하는 기관으로 거듭나겠다는 의미다. 구체적으로 최근 호주제 폐지 문제가 현안인데, 이 문제를 전향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다."

- 김각영 현 검찰총장의 임기는 어떻게 되나.
"검찰총장의 임기는 검찰청법에 보장돼 있다. 그것을 거론하는 것 자체가 적절하지 않다."

- 3월 검사장 인사는 어떻게 할 생각인가.
"3월 인사까지는 시간이 촉박하다.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최대한 빨리하되 경솔하지 않게 철저히 준비할 것이다."

다음은 강 신임 장관의 취임사 요지.

친애하는 법무부 직원 여러분 반갑습니다. 이 자리에서 여러분을 만나 뵙게 돼서 정말 기쁩니다. 저는 이 자리에 서서 다시 한 번 각오를 새롭게 합니다.

오늘 오후 2시 대통령께서 이번 조각에 대한 브리핑, 특히 법무부에 왜 서열을 파괴한 여성 장관이 임명됐는지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하셨습니다. 물론, 서열을 파괴한 여성장관의 임명은 조금 부적절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새로운 시대, 검찰개혁이 시대적 과제로 떠오른 이 시대에 정말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검찰개혁이란) 법무부는 검찰청의 상급기관으로서 인사권을 견제하고, 수사권은 검찰총장 등에 전적으로 속한다는 것을 말합니다.

여러분들은 어디까지나 국민들을 대신하는 사람들로서, 소신껏 수사하고 그 자부심으로 명예롭게 살라는 것입니다. 법무부는 이를 위해 여러분들에게 신분 보장, 복지 등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검사의 수사에 대한 외부의 은폐, 왜곡, 축소 위험을 배제하겠습니다. 법무부는 전문 행정기구로 새로 태어나야 합니다. 이것이 핵심입니다.

저는 취임식장에 들어오기 전 잠시 검찰총장님을 만나 짧은 시간 의견을 교환했고, 제 의견에 대해 검찰총장님은 적극 찬성하셨습니다.

이전 법조계의 관행상 서열을 파괴한 여성장관에 대해 여러분들은 당황하셨고, 받아들이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저도 여기를 떠나면 (법조계) 한 가족입니다. 또 그래서 가슴이 아픕니다. 그러나 대통령께서 말씀하신대로, 땅에 떨어질대로 떨어진 검찰의 명예를 지금 이 시기가 아니면 회복할 수 없습니다.

앞으로 검찰의 권위와 법무부의 위상을 서로 견제와 균형으로 맞추는 수밖에 없습니다. 검찰총장님도 적극 동의했습니다. 여러분도 적극적으로 동의하고 밀어주시리라 생각합니다. 정말 각오를 새롭게 하고 최선을 다해 헌신하겠습니다. 법무부는 앞으로 전문화의 방향으로 나가겠습니다.

현재 법무부는 국민과 많이 멀어 실제 하고 있는 일을 그다지 많이 평가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인권, 여성, 아동 등 사회적 약자 보호와 출입국관리, 이주노동자, 난민 문제 등 너무 할 일이 많습니다. (이 같은 문제는)각자 전문영역에서 소신껏 말해 주십시오. 같이 헌신해 나가기를 바랍니다.

제가 각오가 돼 있고 헌신하고자 하는 만큼 저를 믿고 새로 헌신해 주십시오. 적극적으로 도와주십시오. 제가 잘 해야 법무부가 살고, 검찰이 살고, 이 나라가 삽니다.

마지막으로 두 가지 명제를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우리는 앞으로 국민에게 당당한 검찰, 자랑스러운 검찰이 돼야 합니다. 또 (개혁을) 무리하게 서두르지 않을 것입니다. 모두 동참하는 개혁을 하고 싶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간곡하게 도와달라고 부탁드립니다. 고맙습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2001년 오마이뉴스 입사 후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 편집부를 거쳐 정치팀장, 사회 2팀장으로 일했다. 지난 2006년 군 의료체계 문제점을 고발한 고 노충국 병장 사망 사건 연속 보도로 언론인권재단이 주는 언론인권상 본상, 인터넷기자협회 올해의 보도 대상 등을 받았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