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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룡산 자연사박물관 사업 주체인 청운재단이 18일 공사를 강행한 가운데 환경단체 관계자 10여명은 공사 강행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계룡산 자연사박물관 사업 주체인 청운재단이 18일 공사를 강행한 가운데 환경단체 관계자 10여명은 공사 강행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 이기동
계룡산 자연사박물관 건립을 놓고 환경단체 등의 반발이 거센 가운데 18일 사업 주체인 청운문화재단이 공사를 강행하고 나섰다.

당초 내부 공사준비 관계로 실제 착공이 다소 늦어질 것이라는 전날(17일) 발표와는 달리 청운재단은 이날 오전 9시께부터 충남 공주시 반포면 학봉리 계룡산 자연사박물관 건립 부지에서 굴착기 1대를 동원 박물관 건립 공사에 들어갔다.

이로써 지난 2000년 9월 사업 허가 과정의 뇌물 수수 문제 등이 불거지면서 사업이 중단된 지 2년 반만에 재 착공된 계룡산 자연사박물관 건립 사업은 환경단체 등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본격적인 공사에 착수, 논란이 예상된다.

청운재단 측은 "이미 충남도와 공주시 등으로부터 사업 승인이 난 상태로 공사를 착수하는 데 법적, 행정적 문제는 없다"며 "시행사의 준비가 되는대로 장비 투입을 늘려 당초 계획대로 사업을 추진, 내년 8월께 박물관을 완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시행사 한 관계자도 "본격적인 공사를 위해서는 약 보름 정도의 준비 기간이 필요해 우선 주변 정리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내년 8월말로 예정된 계약공기를 맞추려면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에 하루라도 빨리 본격적인 공사를 시작해야 한다"며 공사 강행 이유를 밝혔다.

청운재단의 이 같은 공사강행에 대해 대전환경운동연합 등 시민, 사회단체 관계자 10여명은 오후 1시 30분경부터 박물관 부지 현장에서 공사 강행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는 등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 이기동
이날 환경단체 관계자들은 "환경파괴하는 자연사박물관 건립 즉각 중단하라"고 적힌 플래카드와 함께 피켓 등을 들고 작업장으로 이동하는 굴착기 앞을 가로막고 공사 중단을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작업중단을 요구하는 환경단체 관계자와 이를 저지하는 시공사 관계자 사이에 실랑이가 이어지기도 했다.

이에 앞서 이들은 충남도에 대한 정기 감사를 벌이고 있는 감사원 감사반과의 면담을 통해 박물관 사업의 부당성을 설명하는 한편 현 부지가 아닌 제3의 부지에서 박물관 사업이 추진돼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대전환경운동연합 김종남 사무처장은 "박물관 사업 추진 과정에서 저질러진 각종 불법과 탈법 행위에 대한 명확한 규명 없이 국민의 재산인 국민공원을 자치단체 스스로가 훼손하는 현실에 분노와 서글픔을 느낀다"며 "물리적 힘으로 공사를 막을 수는 없겠지만 계룡산 자연사박물관의 부당성을 널리 알리는 데 모든 힘을 쏟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환경단체 대표단은 최근 새롭게 제기된 박물관 사업 승인 과정의 2중 허가 문제와 함께 박물관 인근 부지가 심대평 지사 부인 명의로 변경된 과정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고 이에 대한 감사를 진행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감사원 관계자는 일단 감사 여부에 대한 명확한 확답은 피한 채 새롭게 제기된 부분에 대해 환경단체가 관련 자료를 제출해 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단체의 저지에도 불구하고 공사를 강행하고 있는 굴착기 건너편으로 수려한 경관을 자랑하는 장군봉 자락이 펼쳐져 있다.
환경단체의 저지에도 불구하고 공사를 강행하고 있는 굴착기 건너편으로 수려한 경관을 자랑하는 장군봉 자락이 펼쳐져 있다. ⓒ 이기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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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충남 민언련 매체감시 팀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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