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 여수 화양면 끝자락에 아름다운 섬 백야도가 있습니다. 운동 겸 봄소식도 듣기 위해 백야도 등대를 향해 걷기 시작했습니다. 봄기운이 완연해서인지 백호산을 오르는 등산객도 있고, 낚시를 가는 중년 부부도 보이고, 밭을 가는 농부도 있습니다.
마을에서 막 벗어나자마자 진한 향기와 함께 매화꽃이 보입니다. 여섯 그루 중 한 그루 꼴로 피어있지만 아직 차가운 날씨 때문인지 활짝 피어있는 꽃은 많지 않았습니다. 조금 더 가니 길가에 개불알풀이 보석처럼 빛을 내고 있고 그 옆엔 쇠별꽃, 냉이 꽃이 수줍은 듯 피어있습니다.
양지바른 밭에서 붉은 기운이 보여 자세히 살펴보니 광대나물이 온 밭을 덮고 있습니다. 길가에 드문드문 갓꽃도 보이고 등대가 있는 곳엔 동백꽃이 탐스럽게 피어있습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봄은 찾아왔습니다. 만물이 소생하는 희망찬 봄입니다. 우리는 복 받은 땅에서 살고 있다는 생각이 자꾸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