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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병희
시각장애우들의 윷놀이는 어떻게 진행될까? 지난 7일 군산시각장애인연합회 사무실은 대보름 맞이 윷놀이대회로 흥겨움과 신나는 함성이 가득했다.

윷놀이 대회는 음력설과 보름날 사이에 해마다 열리는 행사인데 60여분이 참석한 이날 윷놀이 대회는 두 방식으로 경기가 진행됐다. 먼저 잔존시력이 있는 저시력자분들과 전혀 시력이 없는 시각 장애우로 구분해서 진행됐다.

저시력, 약시장애우분들은 일반 윷놀이와 똑같이 진행하고, 전맹 시각장애우분들의 윷놀이는 일반 윷놀이와는 조금 다르게 진행한다.

ⓒ 김병희
일명 젓가락윷이라고 부르는데 간단하게 설명하면 먼저 젓가락윷은 10개로 되어 있고, 이 중에서 3개를 뽑는다. 10개의 젓가락에는 1부터 10까지 숫자가 새겨져 있는데, 뽑은 3개의 젓가락의 숫자를 합해서 10이 넘으면 10자리는 털어내고 끝자리수만을 가지고 말을 움직인다. 끝자리수가 1, 6, 9이면 도가 되고 2, 7, 10이면 개, 3, 8은 걸, 4는 윷 그리고 나머지 5는 모가 된다.

시각장애인들의 윷놀이에서는 말판이 따로 준비되어 있지는 않다. 참가자들의 머리에 다 기억해두고 말자리마다 이름이 있어서 한가운데를 방이라고 하고 도, 개, 걸, 윷, 모 그리고 그 다음은 뒷도, 뒷개... 이런 식으로 각각의 말자리마다 이름이 있어서 대화를 하면서 자리를 이동하기 때문에 한치의 오차도 없다.

이날 대회의 우승팀은 젓가락윷 부분에 박삼규씨와 김봉순씨가 차지했으며, 일반윷 부분은 홍봉선, 문남순씨로 구성된 여성팀이 우승의 영광을 안았다.

이 두 팀은 전라북도 시각장애인 윷놀이 대회에 군산시대표로 출전할 예정이다. 이날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면 부상으로 준비된 상품이 푸짐하고, 또 이들에게는 가장 중요한 것은 한해 동안 '윷놀이 왕'이라는 또 다른 이름을 갖게 되기 때문에 승부에 있어서 한치의 양보도 없는 정정당당한 경기가 하루 동안 치러졌다.

군산시각장애인협회 추교인 회장은 지금까지 7년 동안 전북 도지부 사무국장으로 활동하다가 지금은 고향 군산에서 활동하게 되었다. 추교인 회장을 비롯하여 군산 시각장애인협회에서는 앞으로 여러 사업들을 구상하고 기획, 준비중이다.

먼저 5월에는 시각장애인 어른신을 위한 추억의 음식, 먹거리 장터도 준비중이며, 7-8월 중엔 가족하계수련회, 또 새롭게 업그레이드된 재활 쉼터를 새롭게 마련했다. 또한 시각장애우들에게 경제적으로는 작은 부분이지만 그들에게 노동으로 얻은 수입의 기쁨도 느끼고 재활을 돕기 위한 작업장도 계획중이다.

(사)시각장애인연합회 군산지회장.
(사)시각장애인연합회 군산지회장.
점자녹음도서실은 회원들을 위해 더 다양한 책과 녹음된 테이프를 준비할 계획이며, 야외활동이 자유롭지 못한 회원들을 위해 지난해에 실시한 금강산 기행도 올해 다시 기획할 예정이다.

추교인 회장 자신도 맹인 안내견 다빈이의 도움을 받고 있지만, "시각장애우들이 국가정책이나 지역단체에서 실시하는 프로그램들을 잘 몰라서 혜택을 받지 못하거나, 서비스 접근의 어려움 때문에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며 그들에게 도움주고, 안내해주는 일이 자신의 역할이며 앞으로 회원들의 친목도모와 재활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중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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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매체에서 조금씩 글을 쓰고있고 kbs라디오 리포터로 활동하였고 지금은 군산청소년성문화센터 센터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지역의 따뜻한 소식을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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