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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전반기부터 미국이란 이름은 세계강자의 대명사가 되었다. 현재 유엔산하 대부분의 기관 중에 미국의 힘을 거부할 기관은 존재하지 않는다. 권력과 금력으로 미국은 거의 모든 국제기관들을 제압하고 있으며, 정보에서 산업에 이르기까지 미국의 견제를 받지않는 분야는 이제 존재치 않는다. 미국은 세계최대의 무역국이며, 군사대국이고, 각 분야에서 제왕적 지위를 거머쥐고 있다. IMF의 최대주주가 바로 미국이고, UN의 최대 주주가 바로 미국이다. IAEA, NPT 등등의 군사적 억제력도 미국의 손에 의해 좌우된다.

미국은 골리앗인 것이다. 골리앗인 미국은 그런데, 불행하게도 덕을 지니지 못했다. 자기편집증이 지나쳐 나약한 상대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조지 오웰의 <1984>에서처럼 세상을 독방죄수의 감시카메라를 통해 견제하고 옴짝달싹하지 못하게 하려고 한다. 하늘에는 첩보위성, 지상에는 감청장비, 그리고 자신이 군대를 마치 로마제국이 그랬던 것처럼, 세계각지에 주둔시키며, 해상까지도 그들의 항모와 잠수함을 통해 제어하고 있는 것이다.

아이러니한 것은 그러면서도 그들은 세계평화를 위해 미국이 경찰노릇을 할 수밖에 없다고 강변하며, 민주주의의 이름으로 약소국의 주권까지도 간섭하고 있다. 헐리웃 스타일의 영화에서 보듯 미국은 스스로가 지구의 대변인인양 행동하고 있다. 인류역사상, 미국과 같은 강대국은 존재하지 않았고, 전분야에 걸쳐 간섭하고 지배하는 평화로 위장한 터프가이는 존재한 적이 없다. 미국은 미증유의 나라인 것이다.

미국은 어떤 사고를 통해 그런 나라가 된 것일까. 미국은 강대국이면서도 왜 타국에 대해 공격적인 성향을 갖는가. 타국에 관해 압제자적인 성격을 유지하려는 것은 강대국 논리인가, 아니면, 미국인의 불안심리인가. 아마도 이런 내용에 대해 많은 문명사가들은 궁금해 할 것이고, 그런 궁금증은 일반인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큰 흐름으로 볼때, 미국을 만들어낸 정신은 세가지이다. 즉, 퓨리탄니즘(Puritanism), 실용주의(Pragmatism), 개척자정신(Spirit of pioneer)인 것이다.

청교도정신은 그들 삶의 정신이며, 종교정신이고 미국식 자본주의정신이다. 아마도 베버류의 자본주의사상과 일치하는 것이라고 본다. 그래서 미국의 자본주의정신은 종교정신의 개신교적 구현체이며, 자본주의적 기부문화의 원류가 되는 것이다. 또한 건국이념으로서의 청교도정신은 종교적 사명감을 일깨워 미국이 신을 대리하고, 신의 대리자로서의 미국인의 세계에 대한 사명의식으로 발전하면서 제국주의적 양상을 당연한 논리로 가지게 되는 것이다.

실용주의는 청교도정신의 삶의 방식이다. 실용주의는 현실주의로 나타나는 농민정신이다. 시류적으로는 보수적이고 자기중심적이며, 고집주의의 성향을 지니게 된다. 곧, 패권적 현실인식과 그 정책을 만들어내개 되는 것이다.

개척자정신은 낭만적인 자유정신이다. 이 점은 대상이 비가시화된 상태로 주어질 경우에는 인간의 자유의지와 덧붙여져 낭만적 자유정신을 형성하지만, 가시화되고 도전적인 것으로 대상화될 때에는 '뺏기'정신이 가미되어 정복욕으로 바뀌어 버리는 것이다.

이런 미국인의 저변에 흐르는 사고들이 권위적 엘리트론자들과 연계될 때, 미국은 타국에 대해 공격적인 자세를 취하게 된다. 마치 청소년적 혈기의 분출로 연결된다는 것이다. 미국의 역사를 살펴보면 이런 점은 쉽게, 도처에서 발견되어진다.

이러한 미국정신이 평화를 추구하는 정신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자유와 인권정신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그것은 아니다. 미국정신은 자칫하면 청소년적 광기로 바뀔 수 있는 다듬어지지 않은 사고인 것이며, 타국을 불안하게 하는 안정적이지 못한 정신이다. 미국정신이 폭력으로 빼앗은 미대륙의 발전을 위해서는 유용하게 사용되었다는 점을 인정한다고 해서 미대륙이 아닌 국제정치에서 이러한 사고로 타국을 견제하려는 심리는 많은 문제를 도출해내는 것이 사실이다.

세계는 미국을 본받을 것이 아니라, 미국적 사고의 한계를 넘어서려고 보다 많은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그런 차원에서 성숙된 민주론자로서의 미국 비판은 오히려 오만한 자에게 가하는 평화적 노력이다. 청소년심리에 의한 돌출적이고 안정적이지 못한 행동에 인류의 미래를 맡길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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