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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보라 속에서 전남도교육청의 독선행정을 강력히 규탄하고 있는 광양여고 박종택 선생님
눈보라 속에서 전남도교육청의 독선행정을 강력히 규탄하고 있는 광양여고 박종택 선생님 ⓒ 김태문
김장환 전남 교육감의 취임 이후 계속되는 독선적 교육행정으로 전남 교육계는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더욱이 전교조의 적극적인 지지로 어렵게 당선된 김 교육감이 벌써 수 차례 전교조와 심한 갈등을 초래하고 있어 그 골은 훨씬 깊어지고 있다.

설 명절을 불과 일주일 앞둔 지난 27일부터 전교조 전남지부(지부장 김목) 지회장을 비롯한 집행부들은 교육감실 복도를 점거한 채 '독선적인 고교입시 행정'을 규탄하는 철야농성을 4일째 벌이고 있다.

'실력전남'이란 미명 하에 중학교ㆍ초등학교 교육과정의 파행과 불법 보충ㆍ자율학습의 만연 등 교육 현장의 부작용과 교육 주체들의 엄청난 반발 및 저항이 예상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방적으로 고입선발고사를 부활하려는 도교육청의 구시대적 독선 행정에 대해 강력히 항의하고 있는 것이다.

농성단들은 도교육청 측과 몇 차례의 협상을 추진하였으나 서로의 입장차이만을 확인한 채 별 진전 없이 농성은 계속되고 있다.

도교육청의 협상 태도에 착찹한 심정을 금할 수 없다며 농성장을 사수하고 있는 박두열 여수초등지회장
도교육청의 협상 태도에 착찹한 심정을 금할 수 없다며 농성장을 사수하고 있는 박두열 여수초등지회장 ⓒ 전교조전남지부
전교조 전남지부는 '고입선발고사 강행 저지를 위한 항의 농성에 들어가며'라는 성명서를 통해 "고입 선발고사 부활을 둘러싸고 이 지역 교육사회구성원들의 분란과 반발이 있어 왔고 선발고사 도입 발표시 엄청난 반발과 저항이 예상됨에도 제도 시행을 기정 사실화 하고 무리하게 강행하려는 것은 구시대적 독선적 행정의 표본"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교육 주체들과 협의 없는 교육정책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말하고 "고입 전형 방법을 전환하고자 한다면 그 전제로 치밀한 기초 조사와 여론 수렴 과정 그리고 전교조를 비롯한 교직단체와 협의하여 최선의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어울러 "고입 전형 방법 전환에 관한 논의는 고교 평준화 제도 시행 확정을 전제로 할 때만 필요하기 때문에 현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2004년 고입 전형부터 목포·여수·순천 지역에서 고교 평준화 제도가 시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역설하였다.

교사대회 참석자들은 굳은 각오로 '투쟁'을 외쳤다.
교사대회 참석자들은 굳은 각오로 '투쟁'을 외쳤다. ⓒ 김태문
29일 오후 2시에는 전라남도 교육청 정문 앞에서 '도교육청의 독선적인 고교입시 행정을 규탄하는 전남교사대회'를 개최하였다.

눈보라 속에서도 진도, 해남, 여수, 목포, 순천 등에서 달려온 약 170여명의 교사들은 혹한 속에서 철야 농성중인 지회장들의 건강을 염려하며 고입선발고사를 강행하려는 도교육청의 독선 행정을 반드시 저지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정형근 사립위원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교사대회는 김영효 수석부지부장의 투쟁 경과보고와 김목 지부장의 투쟁사, 전남 각지에서 올라온 현장 교사들의 현장 제언의 순으로 눈보라 가 몰아치는 가운데 높은 열기 속에서 진행되었다.

정춘화 여수중등지회장이 낭독한 성명서에서 "도교육청은 목포·여수·순천지역 교육시민연대의 적극적인 노력으로 쟁취한 고교평준화 실시 결정을 마치 자신들의 노력에 의한 성과물이나 되는 듯 호도하고 있다"고 말하고 "비평준화 지역 일반계 고등학교까지 고입선발고사를 실시하는 것을 기정 사실화하여 중학교 교육을 철저히 입시위주의 교육으로 되돌리려는 무모한 시도를 하고 있다"고 주장하였다.

농성에 참여하고 있는 지회장들은 춥고 배고프지만 전남교육의 희망을 꿈꾸고 있었다.
농성에 참여하고 있는 지회장들은 춥고 배고프지만 전남교육의 희망을 꿈꾸고 있었다. ⓒ 전교조전남지부
또한 "고입 선발고사 부활을 둘러싸고 지역 구성원들의 분란과 반발이 있어 왔고, 선발고사 도입 발표시 엄청난 반발과 저항이 예상됨에도 제도 시행을 강행하려는 것은 구시대적 독선적 행정의 표본"이라고 주장하며 "농성과정에서 보여준 도교육청의 불성실한 협상 태도는 여전히 권위적이며 독선적"이라고 분노하였다.

아울러 "오늘과 같은 사태에 대하여 매우 유감스럽고 그 모든 발단과 책임이 도교육청에 있음"을 밝히고 "한겨울 추운 날씨에 항의 농성, 규탄 집회 등으로 이어지는 소모적인 대립 상황이 계속되는 데 대하여 크게 분노하며 도교육청의 전향적인 태도와 교육주체의 의견 수렴, 정책 협의를 통한 내실있고 신뢰감있는 교육행정을 촉구"한다고 주장하였다.

교사대회 참석자들은 ▲2004년도부터 목포ㆍ여수ㆍ순천시의 고교입시평준화 시행 ▲시대착오적이고 독선적인 고입선발고사 강행 계획 철회 ▲계속해서 무성의하고 불성실한 태도와 고입선발고사 강행 시 김장환 교육감 퇴진 등을 강력히 요구하였다.

취임 이후 '실력전남'시책을 무리하게 추진하여 '독선적 교육행정'의 비난을 면치 못하고 있고 교육주체들의 강력한 저항을 여러 차례 겪고 있는 김장환 교육감이 철저한 사전 준비와 교육주체들의 합의를 현명하게 이끌어 냄으로써 새 시대에 걸 맞는 민주적 교육행정을 새롭게 펼쳐갈 수 있을지 주목할 일이다.

덧붙이는 글 | 농성 4일째를 맞고 있는 선생님들은 전남교육청 농성장에서 합동 설 차례상을 준비해야겠다며 고입선발고사 저지에 대한 강력한 의지 표명과 함께 도교육청측의 무성의한 협상 태도에 분노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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