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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립중학교를 공립화해야 한다는 강동민 기자의 주장에 곽호성 기자는 몇 가지 논리를 들어 반박하고 있다.

그 논리의 핵심은 인간은 공교육을 아무리 우수하게 만들어도 사교육을 하고자 하는, 즉 남을 앞서 가고자 하는 인간의 욕망은 영원하다는 것이며, 세상 불변의 진리는 경제권 없는 자는 경제권 있는 자의 지배를 받게 되어 있다는 것이다. 또한 자본주의 사회이기 때문에 철도를 이용할 때 돈을 더 내는 고객은 고급 철도를, 돈을 상대적으로 적게 내는 고객은 중급 서비스를 받는 것처럼 사립 중학교를 모두 공립화 해야 한다는 발상은 경쟁을 통한 효율성의 극대화를 위한 민영화 흐름에 역행하는 행위인 동시에 반(反) 자본주의적인 발상이다라고 반박하고 있다.

남을 앞서가고자 하는 인간의 욕망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며, 돈 있는 자가 돈 없는 자의 우위에서는 것은 자본주의의 성격상 당연하다는 논리에 많은 사람들은 공감할 수 없을 것이다. 특히 인간의 이기적인 속성을 억누르고 함께 잘 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사람들이나 남보다 앞서가고 싶은 욕망은 크지만 그 능력이 미치지 못하여 비탄에 빠져 본 사람, 또는 돈이 없어 돈 없는 설음에 잠겨 본 사람들은 더더욱 그 논리에 분노를 느낄 것이다.

자본주의가 이윤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자본이 지배하는 경제체제인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지만, 자본주의가 가진 단점 또한 크며 그 단점을 극복하며 모든 인류가 행복을 추구하는 세상으로 나아가기 위해서 개선에 개선을 거듭하고 있다는 사실 또한 그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자본주의 체제는 생산력의 비약적 발전을 통해 엄청난 인류사회의 발전을 가져왔지만 사적 소유를 근간으로 하고 있어 빈부격차의 모순을 드러낼 수밖에 없었다. 역사적으로 서구의 선진자본주의 국가들은 이미 18∼19세기 산업자본주의 단계에서부터 그러한 자본주의 체제의 모순에 직면하여 격렬한 계급간 대립과 투쟁을 경험한 바 있다.

그 결과 서구형 복지국가가 대안으로 추구되었으며, 다양한 사회복지제도의 개발 정착을 통해 국가가 기아와 빈곤과 같은 기본적인 문제 해결은 물론 사회구성원의 삶의 질을 높이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 같이 자본주의의 개념과 역사를 간략히 살펴볼 때, 자본주의가 지향하는 궁극적인 목적은 돈 있는 자가 우위에서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것이 아니라, 모든 인간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자본주의라는 개념은 언제든지 수정이 가능한 사상이며 그 수정은 항상 다수의 사람들의 행복에서 출발하는 것이다.

자본주의니까 돈 가진 자가 우위에 서야한다는 논리는 이 같은 자본주의의 역사적인 변천만 살펴보아도 편협한 시각인 것이다.

우리나라는 자유민주주의를 지향하는 국가인 것이지, 자본주의의 모순까지 당연히 수용하여 지향하는 국가가 아니다.

곽호성 기자는 교육에서도 우리 사회가 자본주의 국가이며 자신이 부담할 수 있는 만큼의 대가를 지불하면 그에 상응하는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나라라는 것을 강조하였다. 그리고 학교가 공립화 된다면 학교는 당연히 정부의 지원금으로 운영될 것이다라고 말하며, 초·중학교를 공립화 한다면 공립화 된 학교들은 누구의 지시를 받고 움직이게 되는 가고 묻고 있다. 정부의 압력을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나라의 사립학교의 문제가 정부의 압력 때문에 발생한 것인가? 사립학교 재단의 전횡에서 발생한 것인가? 묻고 싶다. 물론 어느 한 쪽의 잘못만이 아닌 우리 사회의 총체적인 문제점으로 형성된 것이지만, 사립학교의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사립학교에 대한 우려를 더 많이 하고 있다. .

우리나라 사립학교는 공교육기관으로서 출발했고, 학교운영비의 거의 대부분을 학생등록금과 국가지원금으로 충당하고 있다. 따라서 사회의 공적 자산이고 국민의 교육기관인 것이다. 참고로 본 기자가 근무하는 학교는 재단에서 학교로 지원되는 전입금이 0%인 실정이다. 자본주의의 논리로 따지면 재단전입금이 0%이므로 사립학교라 할 수 없는 데도 사립학교라고 불려지고 있고, 재단의 눈치를 봐야하는 것이다.

돈 한푼 안내는 사학재단에 인사·예결산권등 일방적 권한을 부여하되 투명하고 민주적인 학교운영을 위한 아무런 장치가 없어 부패와 비민주적 전횡이 양산되고 있다. 국·공립학교와 똑같이 국가가 재정 지원을 하면서, 부패 문제가 심각한 사립학교의 학교운영위원회 위상이 차별화될 이유가 없는 데도 차별화 되고 있다.

사립학교의 교사와 학부모의 정당한 학교 운영의 참여 권리가 보장되도록 오히려 위상을 더욱 강화해서 학교재정과 운영의 투명성과 민주성을 높여야 한다. 왜냐하면 사립학교 또한 훌륭한 국민을 육성한다는 공공적인 목적을 위하여 설립된 학교이기 때문이다.

사립학교는 돈 있는 자제만이 다니는 학교가 아니라, 교육에 뜻을 가진 개인이나 재단이 공교육을 위하여 돈을 쾌척하는 것이다. 경제 논리에 의거하여 소수의 이익을 보려고 하는 자들은 결코 사립학교의 주인이 되어서는 안 된다.

사립학교는 자본주의의 경제 논리에 의하는 것이 아니라 공교육의 개념에 의하여 개인이나 재단이 경제적 수익을 다수에 돌리는 것이다. 사립학교는 당연히 공교육이므로 학교의 사유화를 막기 위한 조처가 당연히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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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시각장애 특수학교에 근무하고 있습니다. 동료 선생님의 소개로 간간이 오마이 뉴스를 애독하고 있습니다. 바쁜 일과 중 저의 미숙하고 소박한 글이나마 올릴 수 있는 기회가 되어 좋습니다. 제가 글을 올리면 전국의 네티즌들이 모두 본다는 것을 생각하면 무서운 생각도 듭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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