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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급식 조례제정 운동을 처음 제안한 전종덕 의원
학교급식 조례제정 운동을 처음 제안한 전종덕 의원 ⓒ 오마이뉴스 강성관
- 처음 조례제정 운동을 제안하게 된 동기는.
"전남은 농도인데 최근 쌀의 소비량이 줄어들어 생산량이 남아도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이는 농촌붕괴 현상을 가져오고 있다. 또 농산물의 수입개방으로 수입농산물이 무분별하게 우리 식탁을 판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학교급식, 공공사업장, 대기업 식당의 재료로 사용하게 한다면 농촌을 살리는데 도움이 되고 더 건강한 식단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 무분별한 수입농산물로 인한 피해가 발생하고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이를 제도적으로 법적으로 규정하기 위해서 조례제정을 모색했다."

- 농민, 농촌문제가 동기가 된 것인가.
"처음에는 그랬다. 그런데 수입농산물 문제의 심각성을 알게됐다. 학교급식을 통한 식중독 환자 발생비율이 현저히 증가 2000년 65.9%에서 2001년 74.1%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또 외부위탁 급식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로 급식의 안전성 보장이 힘들어지고 있다. 최근에도 학교급식 먹고 집단식중독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이는 무분별한 수입농산물 사용에서 온 것이다.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 대한 혜택을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 결국 우리 농산물의 안정적 소비기반을 확보하는 것 , 이를 통해 학생들의 건강권을 보호하고 위탁급식이 아닌 직영급식을 늘려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 그렇다면 학교급식에서 수입농산물을 얼마나 사용하고 있나.
"전남도 교육청에 학교급식에 사용하는 재료에 대한 자료를 요청했는데 공개하기를 꺼려해 정확한 비율은 알 수 없다. 다만 전국적인 통계에 의하면 약 46%정도가 수입농산물이다. 가공품의 경우, 우리나라 업체에서 만든 두부라도 원재료인 콩은 수입한 것이 많은데 이렇게 추산한다면 훨씬 더 많은 양이다.

또 대도시로 갈수록 기업체에 위탁하는 경우가 흔하다. 수도권의 경우 위탁급식이 90%에 이르고 광주 같은 도시의 경우 50%정도다. 전남은 아직 10%만이 위탁급식을 실시하는데 위탁이 늘어날수록 무슨 재료를 사용하는지 알 수 없다. 이렇듯 위탁급식의 증가와 무분별한 수입농산물 사용이 아이들의 식탁을 위협하고 있다. 이런 문제를 법·제도적으로 보호하고 검수위원회를 구성하고 관리하는 것이 조례의 핵심 내용이다."

- 타 시도의 경우 조례제정운동 사례가 있나.
"위탁급식 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학교급식법 개정을 위한 전국적 네트워크가 있다. 전북, 충북, 강원, 서울, 광주전남에 학교급식법 개정과 조례제정을 위한 운동본부가 결성돼 있다. 학교급식은 비단 먹거리 문제만이 아니라 교육의 문제로 인식해야 한다. 교육이라는 측면에서 교육 관계자들의 마인드가 바꿔야 한다. 전남의 경우, 지난해 11월 6일 175개 단체가 참여하고 13개 지역별 운동본부가 결성돼 도민들을 상대로 설문조사와 조례제정 청구인 명부를 받고 있다. 이와 함께 학교급식에 대한 실태조사를 벌이고 있다."

- 아직 조례안이 도의회에 상정되지는 않았다.
"다양한 계층의 요구를 담아서 주민발의로 제정하기 위해 의원발의로 하지 않았다. 현재 운동본부 내에 조례제정소위원회를 구성해 둔 상태다. 전남도 유권자 150만명 중 30만명 이사의 청구서를 받아 조례제정을 청구할 것이다. 2월 중순에는 조례제정을 위한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가 올 상반기 중에 발의할 계획이다."

ⓒ 오마이뉴스 강성관
- WTO 협정 위반할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지난 도정질의 때 질문을 했더니 도지사가 동기에는 공감하지만 WTO 규정에 위반사항이라 할 수 없다는 답변을 했다. 정부가 자국의 쌀을 보호하는 정책을 펼치면 규정을 위반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WTO규정에 의하면 충분히 가능하다. 의지만 있다면 할 수 있다.

우리나라도 학교급식을 자국산 농산물의 소비와 연결시킬 수 있는 근거가 있음다. 1994년 UR 협상 당시 '평화조항'이 있다. 농업협정문 제13조(평화조항), 농업협정 부속서2(감축약속 면제기준)의 규정에 따를 경우 2003년까지 다른 나라의 간섭을 받지 않고 학교급식에 대한 보조가 무제한으로 가능하다.

평화조항은 '이행기간'(1995년∼2003년)만 유효한 한시적인 조항이기 때문에 학교급식과 우리농산물 소비확대를 연계한 제도의 도입은 WTO협상에도 중요한 일이다.

미국의 경우에도 2000년 학교급식법을 만들어 학교급식을 자국산 농산물의 소비확대와 연계하고 있다. 정부가 조달구매 해 학교에 지원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에도 조례로 규정해 학교급식 재료를 학생들이 직접 생산하는 등 교육적 시스템도 마련돼 있다."

- 조례제정으로 인한 파급효과는 어떤 것이 있나.
" 학생들의 식생활 개선과 건강권을 확보할 수 있으며 가정환경이 어려운 학생들의 혜택을 확대할 수 있다. 또한 학교급식을 우리 농산물 소비확대와 연계해 실시하면 도내 농산물 생산과 소비기반을 안정화를 가져오는데 효과가 있다. 학교운영위원회 등이 학교급식문제에 참여해 업체 선정과 관련된 부패 고리를 끊어 학교급식의 저질화를 막아낼 수 있다."

'우리농산물을 학교급식으로' 학생 남도순례 대행진
27일 광주 도착

ⓒ오마이뉴스 이국언
남도순례 대행진 이틀째. 순례 단원들은 오후 대대로 민속옹기를 제작해 온 무안 몽탄면 한 마을에 들렸다. '두리토방' 정철수씨의 작업실에 들려 찰흙으로 직접 도자기를 빚어 보는 체험행사를 마치자 참가단원 몇몇이 여기 저기서 떼를 쓰며 버티고 있다.

더 이상은 걸을 수 없다는 것. 이들은 이미 오전 나주 공산 동강을 거쳐 무안 몽탄까지 10여㎞ 남짓을 걸어 온 터였다. 주최측이 어르고 달랜 끝에 행진은 어렵게 다시 시작됐다.

호남선복선화로 지금은 폐선이 된 철길을 잠시 따라가자 왼쪽으로 유유히 흐르는 큰 물줄기를 만난다. 남도의 젖줄 영산강이다. 잠시 피로를 물리친 단원들은 길게 늘어진 그림자와 함께 이틀째 숙소인 무안 몽탄면 명산리로 향했다.

10박11일 남도전역 순례

'학교급식 조례제정 전남운동본부'가 '우리지역 우리농산물을 학교급식으로' 라는 주제로 농업회생을 기원하며 학교급식 조례제정을 촉구하는 10박 11일간의 남도순례 대행진에 나섰다. 17일 나주를 출발한 순례단은 △18일 무안 △19일 목포·해남 △20일 강진 △21일 장흥 △22일 보성 △23일 순천 △24일 구례 △25일 곡성 △26일 장성을 거쳐 27일 광주로 돌아오게 된다.

이번 남도순례는 남도 전역을 돌아보며 심신을 단련하는 한편 우리농업과 남도사랑의 마음을 갖기 위한 것. 이들은 하루 6시간 20㎞ 정도를 행진하면서 역사문화와 생태환경지를 둘러보고 우리농산물의 생산과정을 직접 살펴보는 현장체험 행사를 갖고 있다.

20여명의 참가단원들은 순례 이틀째 나주의 대표적 과일인 배 농장에 들렸다. 어린 배를 왜 종이로 둘러 싸 주는지 어떤 배가 상품가치가 좋은지 어떻게 보관되었다가 출하되는지 단원들은 하나같이 신기하기만 하다. 장미와 화훼를 재배하는 시설하우스 현장을 들린 이들은 수입 종자라는 이유로 외국에 로열티라는 이름의 돈을 지불한다는 사실도 새로 알게 되었다.

조례제정운동 확산

학교급식에 우리농산물을 사용토록 하자는 조례 제정 움직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재 대부분의 학교에서 학교급식이 이뤄지고 있지만 위탁운영으로 많은 문제점을 낳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급식을 맡은 위탁업체는 조리 비용을 줄이기 위해 값싼 외국농산물을 사용하게 되고 이 과정에 안전성이 확인되지 않은 저질의 재료는 물론 불량식품까지 공급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식중독 환자의 70%는 학교급식에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어패류와 양념류, 햄 소시지 등 저급수입품에 아이들의 건강이 위협받고 있는 것이다.

또한 허술한 영양관리로 상당수의 영양소가 기준치에 밑돌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같은 학교급식의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지난해 11월 '학교급식전국네트워크'가 출범하고 학교급식법 개정과 조례제정에 나설 움직임에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아버지의 권유로 진도에서 참여하게 됐다는 곽준(지산서초6년) 군은 "싼 외국농산물을 사먹다가 값이 엄청 올라간 다음에는 어쩌겠느냐"고 반문했다. 김진실(풍암중 1년)양은 "힘들어도 재미있다"며 도자기 체험행사를 뿌듯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이날 순례단 안내를 맡은 농민회 몽탄면지회장 임채점씨는 "우리가 할 일을 대신 해 주는 것 같아 고맙고 뿌듯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순례단은 지역 구간참여자가 합류하면 40여명에 이를 것으로 보고있으며 오는 22일에는 구례에서 가족상봉의 시간도 갖는다는 계획이다.

10박 11일 남도순례에는 인터넷신문 <오마이팜(ohmyfarm)>이 전 과정을 동행하며 기록으로 남기고 있다. / 이국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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