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 오마이뉴스 남소연
정보통신부에 따르면 2002년도 이동통신산업 분야의 수출액이 114억 달러에 달했으며, 국내 핸드폰 생산량이 사상 최초로 1억대를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에도 이런 성장세를 이어 국내 핸드폰 생산업체의 성장은 지속될 것이며, 이동통신산업의 수출규모가 145억 달러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아울러 국내 단말기 생산량이 전세계 시장의 26.8%인 1억1200만대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돼 수출 효자상품으로 자리잡았다.

핸드폰 업계가 이런 성과를 거두는 데 있어 큰 역할을 한 업체가 바로 ㈜팬택&큐리텔(www.curitel.com)이다. 지난해 중국에 핸드폰을 수출하는 국내 업체 중 수출액의 2위를 기록할 정도로 국내 시장보다는 해외 시장 공략에 전념해왔다.

하지만 '모바일폰 전문기업' ㈜팬택&큐리텔은 대기업이 주름잡고 있는 국내 시장에 판도를 바꾸기 위해 내수시장 공략에 나섰다. 국내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세계 최초로 33만화소 내장형 카메라폰을 선보였다. 또한 국민 가수로 떠오른 윤도현을 광고모델로 내세우면서 내수시장에 본격 진출해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언제 어디서나 위치 관련 토탈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는 종합 GPS 기능을 지원하는 GPS폰을 출시했다. NATE GPS용 24개의 위성을 이용해 최고 10미터 이내의 정확도를 가진 지도를 기반으로 하는 서비스로서 차세대 LBS(Location-based Service 위치기반서비스)의 기반이 되는 획기적인 기능을 갖춘 신제품으로 국내 핸드폰 시장에 다크호스로 등장했다.

팬택&큐리텔은 현재 1350여명의 직원을 두고 있으며, 이중 연구개발 인원은 510여명. 최근 연구개발 인원을 340여명 충원할 정도로 가장 적극인 인적자원 관리를 하고 있다. 이 부분의 인원은 나간 사람도 없으며, 그 결집력은 강하다고 자랑한다.

"강한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한다"는 팬택&큐리텔의 대표이사인 송문섭(51) 사장을 지난 12월 2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사무실에서 만나 '핸드폰의 진화'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 본인은 어떤 경영자인가.
"나 스스로를 말하자면 '사이언티스트'다. 사실과 데이터에 근거해서 일한다. 일부 기업들이 정치적인 흐름에 의해 의사결정을 하는 등 눈치보기에 바쁜 모습을 나타냈었다. 하지만 나의 경우는 경영에 있어서도 과학적인 사고를 적용한다.

과학이 지닌 '신뢰'를 바탕으로 경영을 하고자 한다. 모든 직원들과 함께하고 고객에게도 똑같이 적용하려고 한다. 펜택&큐리텔은 우선 고객을 생각하는 AS 대리점을 먼저 확보한 후 시장에 접근하고 있는 점을 단편적인 예로 들 수 있다."

- 부실의 하이닉스로부터 분사해 성공한 기업이라는 평을 듣고 있다. 어떤 점이 강한 기업으로 성장시키는데 주요했나.
"분사하기 전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물론 독립된 업체로서 어려움을 같이한 사람들이 함께 힘을 모아 노력했다. 과거에 자존심 상하는 일이 많았지만 만회해 보려는 의지들이 강했다. 우선 기술력으로 세계 시장을 공략했고, 결국 '선택과 집중'에서 성공했다.

하이닉스의 경우 반도체 중심회사로서 통신업과 과거 인연이 많은 것이 아니고, 회사의 기업문화라는 측면에서도 통신업에 안맞는 부분이 있었다. 하이닉스가 하고 있는 많은 부분을 반도체, 특히 메모리 업에 중심을 두고 했기 때문에 통신업에서 잘되기란 어려웠던 토양이었다. 그래서 분사를 할 수밖에 없었다.

하이닉스가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 아니다. 그 전부터 분사를 생각했었다. 그 성격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국내 많은 업체들이 비슷한 경우에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기업은 변해야 한다."

- 국제적인 경쟁력을 강화시키기 위해 '분사'를 통해 국내 기업이 체질 개선을 해야한다는 말인가.
"삼성전자의 근무시절 회사를 세 개로 쪼개길 주장했던 사람이다. 만약 그럴 경우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는데 힘을 얻을 것이다. 불리한 점도 있지만 각 사업분야가 각자 세계적으로 경쟁을 하면서 운영하면 합산되는 힘은 더 크다고 생각한다. 물론 (운영하는 사람들에 입장에선) 그 이해가 엇갈리는 부분이긴 하지만 기업의 지배구조와 사업의 미래적인 측면에서 봤을 때 기업은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 시장의 변화에 따라 기업은 진화해야 한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인재는 만드는 것, 사람을 키워라

- 특히 핸드폰 분야에 대한 교육을 강조했는데, 이유는 무엇인가.
"국내 타업체보다 핸드폰 업종의 사람을 구하기 힘들다. 핸드폰 관련해서 개발인력은 1만명이 안된다. 여러 가지 통계가 있어 다양한데 내 생각으로는 7000∼8000명 수준일 것이다. 해외 업체인 노키아의 경우 한 회사에 1만여명 이상이다. 수적으로도 해외 업체와 경쟁력을 가지는데 어렵다. 사람을 잘 관리하려고 쏟아야하는 노력이 인원모집에 집중되면 손해지 않냐. 나가려는 사람 막아야하고, 들어오는 사람 신경 써야하고…. 보통 일이 아니다. 세계적으로 한국이 핸드폰 시장을 상당부분 점유를 하는데 반해 그만큼 뒤떨어지는 부분이고 어려움이 예상된다. 이 문제가 하루 이틀사이에 해결될 문제는 아니지만 대비해야 한다. 우선 정부에서 해야할 일은 인력자원에 대한 교육문제다. 그 외에 지금도 일부 시행하고 있지만 기업이 하기 어려운 좀도 장기적인 기술과 기반이 되는 업체들의 지원이다. 이를 기대한다."

- 세계적인 핸드폰 시장 상황은 어떠한가.
"2000년까지 매년 45% 정도의 성장세를 보여왔다. 그러다 2001년부터는 25%대를 유지하며 가파른 성장세가 주춤한 상태다. 2003년에는 10∼15%의 성장할 전망이다. 3100백만 가입자들이 있는 상태에서 많이 줄기는 했지만 신규가입자 수요와 대체수요가 발생할 것이다. 특히 미국시장의 경우 82%가 대체수요로 예측된다. 국내의 경우는 90% 이상이 시장으로 드러난 점을 봤을 때, 시장 성장은 괜찮다. 하지만 주의 깊게 주시해야 할 점이 있다. 그것은 외국 업체가 차지하는 비율이 커질 것이라는 점이다. 특히 중국의 성장이 두드러진다. 세계시장의 기술이 평준화되는 것은 앞으로 1년 미만이 될지도 모른다."

- 앞으로 1조원을 투자해 첨단복합기술분야의 고급인력 1만명을 양성하겠다는 노무현 당선자의 약속이 있었는데, 정부가 계획을 세우는데 있어 업계 실무자로서 조언을 해준다면?
"개별적으로 주변에 개인적으로 친분 있는 관련 교수들과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자 정부와 협조 하에 새로운 방안을 구상 중이다. 앞으로 핸드폰 업을 떠받들 수 있는 반교육기관인 일종의 직업교육기관(훈련기관)을 만들고자 한다. 그런 교육기관을 조그맣게 만들어 인재를 효율적으로 교육시키려는 기획을 하고 있다. 정부의 도움이 필요한데, 마침 정부에서도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앞으로 2∼3년 뒤에는 좀더 큰 형태로 발전시키려 한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시장을 움직이는 '주류'를 읽어라

- 월드컵과 대선을 통해 우리 사회의 '주류' 변화를 보았다. 이들과 핸드폰 시장과의 상관관계는 어떻게 보는가.
"주류가 바뀐다는 측면에서 고급수요는 올라갈 것이다. 모든 핸드폰 업체(국내, 해외업체 포함)에서 한국을 시장의 실험무대로 보고 있다. 한국시장에서 실패하면 그 제품은 실패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내 소비자들에게 우선 인정을 받아한다. 갈수록 핸드폰도 패션(유행)에 따라 변하리라 본다. 느린 사람은 소화해낼 수 없다. 특히 국내 소비자의 주류가 거대한 힘으로 작용한다. 미국의 경우 비즈니스맨들이 핸드폰 사용의 주류이다. 한국은 그렇지 않다. '스피드'를 중심에 두고 있다. 그 움직임을 파악해야 한다. 움직임이란 점차 '합리적인 가격'과 '실용적인 제품'으로 이동하고 있다. 여기에 시장성 파악과 함께 기술에 근거한 기존의 고난위 인프라를 준비해야 한다. 적정한 시간을 언제라고 할 수 없지만 몇 년이 될지 확언할 수 없지만 다시 바람이 불 것이다."

- 앞선 업체들과의 경쟁에서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
"늘 새로운 것이 필요하다. 어려운 점은 대개는 새로운 부품(기술)이 있는 업체들은 최고 업체에 팔려는 것이다. 사실 나라도 최고 업체에 그 기술을 팔려고 할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그렇지 않은 업체들을 골라 같이 개발하고 있다. 세상에 없는 것을 같이 해보자, 이런 식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신제품이 빨리 개발되어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새로운 기술로 신제품을 만들어 시장에 출시했다 하더라도 작은 업체가 오랫동안 견디며 싸우기란 어렵다. 핸드폰업은 여러 부품 여러 기술을 하나로 묶어서 하는 사업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계획을 잘 세워야 하고 잘 이끌어가야 하는 점에 중점을 두고 어려움을 극복하고 있다."

- 팬택&큐리텔이 최근 선보인 카메라 폰이나 GPS폰의 개발은 어떻게 이뤄졌나.
"이들은 1년반 전에 기획해서 만든 제품이다. 선두 업체를 따라 잡기 위해서는 무조건 기획해야 한다. 시간적으로 봤을 때 선두업체(삼성)와 기술력의 차이는 약 2∼3개월 정도가 난다. 현재는 많이 근접해 있지만…. 핸드폰 업은 '기술을 개발하는 사업'이 아니고 '기술을 써먹는 사업'이다. 그래서 기술을 개발한다는 것은 상품을 개발하는 것이다. 첫째로 과연 시장에서 어떤 제품이 필요한지 소비자의 요구를 파악하고, 그것을 충족시켜줄 수 있는 제품을 만들기 위한 기술과 부품 등을 준비해야 한다. 그리고 서로 연결·종합해야 한다. 이런 것을 잘하면 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 삼성전자가 우리보다 군데군데 나은 데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핸드폰 시장에서는 어떤 한가지 기술로 다 이기는 것이 아니다. 시장을 읽고 제때 시작해서 끝내면 같이 경쟁할 수 있다. 우리의 경우 협력업체와 같이 새로운 개발해 경쟁하고 있다. 기존의 있는 기술을 가져다 쓸 경우 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

- GPS라는 기능을 봤을 때, 자신의 위치 정보가 명확히 드러나는 등 개인 정보에 대한 감시가 이뤄진다는 측면에서 부정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역기능이 있다고 하지만 변화의 측면에서는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 우리 사회에 잘못된 핸드폰 문화가 형성됐기 때문에 그런 점에 대해서 걱정하는 것 같다. 앞으로 제품만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제품의 올바른 사용을 위한 '캠페인'을 함께 전개해 나갈 것이다. 발신자 번호 표시만 하더라도 처음에는 상당부분 불쾌함을 나타내기도 했지만 적절한 문화가 형성됐다. 그런 점에서 GPS기능도 실용적인 측면에서 시장에 좋게 인식 될 것이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낭비란 '생산을 유발하는 소비'다

- 내년도 이동통신산업의 전체 생산규모는 총 24조8892억원으로 내수시장 6조7367억원, 수출 145억달러(단말기 142억달러, 시스템 3억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다. 해외시장에 주력하다 국내 시장을 진출에 적극적으로 마케팅하고 있는데, 그 전략은 무엇인가.
"제품의 라이프 스타일을 강조하고 싶다. 우리는 국내시장의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것은 아니다. 새로운 시장을 만드는 것도 아니다. 변화의 흐름에 민감한 소비자들의 욕구를 충족시켜 6개월 이후면 팬택&큐리텔의 핸드폰이 시장에서 타업체를 이길 것이다. 핸드폰은 '고객에 의해 좌우되는 제품'이라 할 수 있다. 마케팅을 제대로 하는 회사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시대지 않은가. 내년도의 목표를 1조5000억원으로 잡고 있다. 그래서 첫째로 '마케팅'에 주력할 것이다. 겉으로 나타나는 회사의 체질개선은 물론이고 내부적인 측면에서의 개선은 필수적이다."

- 중국의 도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중국은 우리나라보다 더 젊어질 수 있다. 30대 연령의 경영자들이 무수히 많이 있고, 이들이 우리의 기술력을 따라 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런데 아직은 그들이 가진 '인프라'가 부족하다. IT, 부품, 벤처, 소프트웨어, 홍보 등 각 방면에 걸쳐 잘 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것은 분명하다. 다만 그 차이가 언제 어떻게 좁혀질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우리 기술은 어차피 그들에게 전해질 것이고, 그 '속도'의 조건에 있어 어떤 차별성을 두느냐가 관건이 아닌가 생각한다."

- 핸드폰 산업의 발전을 위해 필요로 하는 인재상은 어떤 모습이며, 또한 소비자에게 기대하는 것은 무엇인가.
"우리가 필요로 하는 사람은 '인재(人才)'가 아니라 '인재(人材)'이다. 자신만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있는 사람보다 무슨 일이든 열린 마음으로 배우면서 어떤 일이라도 할 수 있는 사람이다. 그리고 시장은 '낭비를 하면서 발전한다.' 낭비란 것이 무작정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생산을 유발'하면서 하는 소비이다. 국내시장이 전체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처해있다는 분석이 있지만 소비자들의 건전한 소비가 이뤄져야 한다. 그만큼 예전과 바뀐 소비자의 주류가 형성됐기에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국내 소비자들에 대해 개인적으로 자부심을 갖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주간 <오마이뉴스> 제36호에도 실린 기사입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용산 대통령실 마감하고, 서울을 떠나 세종에 둥지를 틀었습니다. 진실 너머 저편으로...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