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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세환
지난 19일(목) 저녁, 여의도 민주노동당 중앙당사에서 개표결과를 지켜보는 권영길 후보의 얼굴 표정은 그리 밝지 않았다. 득표율이 4% 안팎에 머물러 10% 이상까지 자신했던 기대치에 미달했기 때문이다. 권영길 후보와 함께 개표결과를 지켜보고 있던 민주노총 유덕상 위원장 직무대행과 민주노동당 중앙선거대책본부 노회찬 본부장 등의 표정에도 그늘이 드리워 있었다.

개표가 50% 넘게 진행이 되고 권영길 후보의 득표율이 3.9%로 가시화되자, 민주노동당 중앙당사에는 점점 현실을 인정하는 분위기가 확산됐다. 유덕상 위원장 권한대행은 밤 10시가 넘어 노무현 후보의 당선이 확실시되자 측근들과 함께 "이제 신자유주의 반대 투쟁 열심히 해야겠다"라며 웃음 섞인 대화를 나눴다.

권영길 후보도 유덕상 위원장 권한대행에게 "이번 선거를 통해서 노동자들은 노무현 후보에 대한 기대를 버리게 됐다. 대우자동차 부평 공장을 방문했을 때도 그런 분위기를 확실히 감지할 수 있었다"라며 이번 대선에서 얻은 성과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밤 11시, 개표가 70% 넘게 진행되자 권영길 후보는 기자회견을 열어 "민주노동당은 가장 소중한 득표를 했다. 희망의 씨앗을 뿌린 것이다. 이 지지를 기반으로 확실하고 분명한 정치, 사회 개혁으로 나라를 새롭게 만들어 갈 운동력을 확보했고 자신감을 얻었다"라며 3.9%는 예상보다 적은 득표율이지만, 의미 있는 득표라는 입장을 밝혔다.

권영길 후보는 이어서 "민주노동당은 이번 선거에서 분명한 정책선거를 했고, 정치 혁명의 기틀을 마련했다"라며 민주노동당 선거 운동에 대한 평가를 하기도 했다.

권영길 후보는 당선이 확정된 노무현 후보에게 "당선을 축하한다. 앞으로 진정한 정치개혁에 앞장서길 바란다"는 축하 인사와 더불어 "정치 개혁 대통령으로서의 역할을 기대한다. 기대가 배반으로 이어지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라는 우려 섞인 충고를 하기도 했다.

예상보다 득표율이 저조한 것에 대해 권영길 후보는 "원인은 두말할 것 없이 정몽준"이라며 정몽준의 노·정 단일화 공조 파기로 인한 위기감 형성이 민주노동당 지지자들의 노무현 지지로의 표 이전을 가능하게 했음을 시사했다. 권영길 후보는 덧붙여 "정몽준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 한국정치에 큰 상처를 입혔다"고 말했다.

민주노동당 중앙선거대책본부는 20일(토), 중앙당사에서 마지막 회의를 통해 선거 체제를 마감하고 당 공식 체제로 전환할 예정이다.

덧붙이는 글 | 대학생신문(www.e-unipress.com)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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