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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구속된 프리챌 전제완 대표
5일 구속된 프리챌 전제완 대표 ⓒ 오마이뉴스 자료사진
포털사이트 '다음'과 함께 국내 대표적인 커뮤니티 사이트인 '프리챌'의 전제완(39) 대표가 지난 5일 구속됐다.

서울지검 형사9부(이인규 부장검사)는 지난 4일 전제완 프리챌 대표이사에 대해 특정경제가중처벌법(횡령·배임) 위반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한데 이어, 5일 영장실질심사를 거쳐 구속했다.

검찰은 "전씨가 지난 1월 프리챌 유상증자를 실시하는 과정에서 명동사채업자 반재봉(58·구속기소)씨로부터 80억 원을 빌려 주식대금으로 회사에 가장 납입하고, 자신의 주식대금과 양도소득세 등 139억원 상당의 빚을 회사 돈으로 지급, 횡령한 혐의가 있다"고 밝혔다

전씨는 또 H상호저축은행에 대한 개인 대출금 15억 원을 상환하는 과정에서 연대보증인으로 회사를 내세워 같은 금액 상당의 손해를 회사에 입혔다는 혐의도 받고 있다.

또 하나의 '새롬', 아니면 왜곡된 코스닥시장의 '희생양'?

서울대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삼성물산 인사팀에서 10년간 근무하면서 '자랑스런 삼성인상' 등을 수상한 전제완 사장은 1999년 닷컴 열풍이 불자 자본금 5,000만원으로 ㈜자유와 도전(현 프리챌)을 설립, 벤처사업가로 변신했다.

전 사장은 특히 지난해 4월 대정크린(현 프리챌홀딩스)과 회사를 합병할 당시에는 기업의 자유와 도전 정신을 강조하며 "일부 닷컴기업 경영자들이 인수합병(M&A) 등의 과정에서 자기 배만 채웠다"면서 "프리챌은 모범적인 사례로 기록될 것"이라고 기염을 토한 바 있다.

프리챌, 이상열 직무대행 체제로 조직정비 운영

프리챌은 대표이사 전제완(39)씨의 구속 기소로 실질적인 업무수행이 어려워짐에 따라 기술총괄이사(CTO)인 이상열 사장이 대표이사 직무를 대행한다고 6일 밝혔다.

이상열 사장은 "현재 프리챌 직원들은 서비스 기획 및 개발에 전념하고 있으며, 고객들의 서비스 이용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며 "전제완 사장의 구속이 경영상 미치는 영향은 없으며 프리챌은 서비스의 질을 높이는데 더욱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열 사장을 대표이사로 직무 체제를 정비한 프리챌은 지난 11월 14일 오픈한 유료 서비스인 '멤버십 서비스'를 중심으로 지속적인 서비스를 강화하며, 1월 초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한 서비스 업그레이드를 계획대로 단행할 예정이다.

한편 전제완 대표의 변호를 맡고 있는 김병옥 변호사는 "전제완 사장이 개인적으로 유용한 금액은 없다"며 "벤처 자금 사정이 어려워서 생긴 문제일 뿐이며 대표이사로서 자금에 대한 책임을 지다보니 생긴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김 변호사는 "전 사장은 '방법론적으로 문제가 있으면 이에 대한 처벌은 달리 받겠다'는 입장이며 '벤처 전반에 대한 불신으로 퍼지지 않았으면 바란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 유창재 기자
그는 또 지난 10월 '프리챌 유료화 논쟁' 당시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상도'에서 거상 임상옥이 스승으로부터 받아든 첫 번째 비책, '살려고 하면 죽을 것이요. 죽으려 하면 살 것이다'를 손에 쥐고 있는 심정"이라고 밝히면서 서비스 유료화를 강행해 국내 인터넷 업체의 가야할 길을 개척하기도 했다.

따라서 그의 구속은 그렇지 않아도 자금시장이 얼어붙은 인터넷 벤처기업들에게 충격을 주고 있다.

포털업체의 한 관계자는 "그렇지 않아도 새롬 오상수 사장의 구속이후 벤처업계에 자금이 말라붙었는데 전 사장의 구속 소식에 이제는 그씨가 마르는 것 아니냐"고 걱정하면서 "업계는 이번 사태가 벤처 전반에 대한 불신으로 파문이 확산될 것에 대해 전전긍긍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오상수 전 새롬기술 사장의 구속과 지난 8월 김진호 전 골드뱅크 사장의 구속에 이은 전제완 사장의 구속은 벤처기업의 도덕성에 큰 치명타를 안기고 있다는 것이다.

과연 가입회원 1천만 명에 온라인 모임방 110만개를 보유해 다음, 세이클럽과 함께 국내 커뮤니티 사이트를 삼분하고 있는 프리챌의 전재완 대표는 또 하나의 '새롬 오상수'가 될 것인가?

'폭풍 전야' 프리챌의 미래는?

ⓒ 오마이뉴스 남소연
전제완 사장 영장 실질심사가 벌어지던 시각인 5일 오후 1시. 강남구 도곡동 텔슨벤처타워 13층에 위치한 프리챌 사무실은 '폭풍 전야'를 연상케 하듯 평온했다.

직원들은 겉으로 내색하지는 않았지만 여기 저기 삼삼오오 짝을 지어, 이제서야 숨통을 돌리기 시작한 프리챌의 미래가 어떻게 될 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엿보였다.

하지만 직원들은 '언제나 솔선수범 해 자신을 먼저 희생했던' 전 사장이 횡령 같은 범죄행위를 저질렀다는 것을 믿지 못하겠다는 반응을 보이며, 검찰의 영장실질심사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었다.

프리챌의 한 관계자는 "일단 사법처리 결과를 지켜볼 수밖에 없다"면서 "최근 유료화 파동이 가라앉으면서 독자 생존의 가능성이 열린 이때 갑자기 이런 일이 터져 어떻게 수습해야 할지 갑갑하다"고 말했다.

회사 전반의 모든 것을 지휘하던 전 사장의 역할이 많이 축소되기는 했지만 지분관계상 전사장의 비중은 아직까지 크다. 프리챌은 서둘러 기술총괄이사(CTO)인 이상열 사장을 대표이사 직무를 대행한다고 밝혔지만 그 미래는 불안하기만 하다.

전 사장은 프리챌의 지주회사이자 코스닥 등록기업인 프리챌홀딩스(코스닥에 등록한 프리챌 지주회사)의 지분 23.43%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프리챌홀딩스는 프리챌 지분 39.36%를 차지하고 있고, 프리챌은 인터넷게임 사이트인 '노라조'를 운영하고 있는 드림챌의 지분 18.15%를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전 사장 사법처리는 이들 회사들에게 연쇄적으로 타격을 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전 사장의 혐의내용은 향후 법원의 재판과정에서 사실여부가 밝혀질 것이지만 이번 일은 유료화를 시작한 프리챌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가장 납입은 사실무근, 횡령은 해석의 차이"

프리챌 측은 "전제완 대표가 개인적으로 유용한 자금은 없다"고 주장하면서도, 전 대표가 회사에 진 채무 등 일부는 드림챌 등 자회사 지분 매각을 통해 상환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5일 오전까지 검찰 조사 후 귀가 조치된 이성복 프리챌 재무담당 이사는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전 사장과 관련한 혐의 중 대부분은 문제가 없다"고 적극 해명했다.

그는 특히 "가장 액수가 큰 가장 납입금은 전혀 문제가 없다"면서 "증자 납입대금 80억 원 중 55억 원은 프리챌홀딩스에 대한 채무를 변제하면서 이를 출자 전환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나머지 25억 원은 지난해 유상증자 과정에서 앞으로 받게될 퇴직금, 월급 등을 출자전환 해 우리 사주를 배당 받은 사원들이 갚아야 할 돈"이라면서 "25억 중 15억은 이미 상환됐다"고 밝혔다.

이성복 이사는 또 "전 사장의 횡령과 배임 혐의는 해석에 따라 다르게 볼 수 있을 것"이라면서 "130억여원 대의 회사 자금 횡령혐의는 지난 2001년 4월 지분 맞교환 방식으로 대정크린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채무이기 때문에 엄밀히 말해 횡령(회사자금 개인유용)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전 사장이 혐의 내용의 대부분은 이사회나 공개된 재무제표를 통해 이미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항이며 내가 알고 있는 전 사장은 개인의 일신과 영달을 위해 한푼도 돈을 횡령할 사람이 아니다"며 "벤처기업에 대한 자금 및 금융 지원책 부재가 이번 사건의 근본적인 원인이며 전 사장은 그 희생양"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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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같은 남자. 산소같은 미소가 아름답다. 공희정기자는 오마이뉴스 대학기자단 단장을 맡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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