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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J실버합창단원들이 첫 공연을 가졌다.
PJ실버합창단원들이 첫 공연을 가졌다. ⓒ 김준회
평균 65세에 이르는 70여명의 남녀 어르신들이 전국 최초로 ‘실버합창단’을 결성하고 소중한 첫 공연을 가졌다.

경기도 파주지역에 사는 어르신들로 구성된 PJ실버합창단(단장 심상숙. 이사장 박정)은 어제(10월 1일) 저녁 7시 30분, ‘노인의 날’을 맞아 파주시 금촌동의 파주시민회관 소공연장에서 창단 첫 발표회를 가졌다.

이들은 이날,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5개월간 갈고 닦은 실력을 유감없이 선보이며 뜨거운 정열을 불태웠다.

이들은 ‘흰 구름 푸른 구름‘ 등 우리 가곡과 동요, 또 ’뻐꾸기‘ ’아름다운 것들‘ 등 외국민요 10여 곡을 선보였다. 외국민요는 해외공연을 겨냥해 중점 연습했다. 이들은 또 합창연습 도중간 틈틈이 익힌 부채춤과 남녀단원이 포크댄스도 추며 수줍은 어린 시절을 연출했다.

PJ실버합창단은 파주 출신인 박정 어학원 원장(41. 안양대 교수, 파주시 축구협회장)이 ‘고향 어르신들을 위해 합창단을 만들어 운영하는 것이 어떻겠느냐’며 5천만원을 쾌척해 탄생했다.

올해 3월 30일, 파주시내의 노인정과 교회 등에 안내문을 보내 단원 후보자들을 모집, 설레는 첫 오디션을 실시했다. 첫 오디션을 통과한 인원은 43명. 이 인원으로 5월 3일 창단의 결실을 봤다. 이후 실버합창단은 입에서 입으로 소문이 퍼지면서 단원이 남자단원 5명을 포함, 75명으로 늘었다.

그리고 지난 8월 25일 수해를 두 번이나 겪은 ‘문산읍민을 위한 열린음악회’에 찬조 출연, 첫 시험대에 오르기도 했다.

단원들은 55세부터 76세 사이의 어르신들로 구성됐다. 가장 젊은 단원이 57세고 76세가 최고 연장자다. 단원 중에는 파주시어머니합창단 단장을 지낸 김혜순(58. 1대)씨와 이명순(66. 4대)씨도 포함돼 있다. 또 민요를 전공한 성춘자(63)씨와 이길자(61)씨도 합창단을 빛내는 단원들이다.

PJ실버합창단원들이 첫 공연을 갖는 모습.
PJ실버합창단원들이 첫 공연을 갖는 모습. ⓒ 김준회
이들의 열성은 상상을 초월한다. 이경희(72)씨는 이번 첫 공연을 위해 입원 중이었음에도 가족들의 만류도 뿌리치고 “무대에서 죽겠다”며 병원을 뛰쳐나왔다. 또 버스도 안 다니는 오지에서도 1시간이 넘는 거리를 마다 않고 연습에 참여해 온 단원들도 있다.

실버합창단은 또 어르신문화가 전무한 파주에서 어르신들에게 새로운 활력소도 불어넣어 주고 있다. 뇌졸중으로 언어장애를 겪고 있었던 김지순(76)씨는 합창단에 입단, 노래를 하면서 언어소통이 가능해졌다. 단원들은 “10년은 젊어진 것 같다”고 입을 모은다.

PJ실버합창단은 앞으로 정기공연은 물론 방송국, 복지시설, 나아가 해외공연까지 계획하고 있다. 이를 위해 이들은 매주 화요일과 금요일, 금촌동의 중앙침례교회를 빌려 맹연습을 하고 있다.

박정 이사장은 “실버합창단원들은 황혼기를 인생의 종점이 가까운 한 정류장이라고 여기기보다는 삶의 정점을 이루는 한 좌표 정도로 생각하는 분들”이라며 “합창단은 이 시대 어르신 문화의 자부심이고 자존심”이라고 말했다.

수줍던 어린시절을 회상하며 흥겨운 포크댄스를 추고 있다.
수줍던 어린시절을 회상하며 흥겨운 포크댄스를 추고 있다. ⓒ 김준회
단원들이 노래연습 도중 틈틈히 익힌 부채춤을 추고 있다.
단원들이 노래연습 도중 틈틈히 익힌 부채춤을 추고 있다. ⓒ 김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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