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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환 의원님!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 기사 잘 보았습니다. 고도의 정치 전문가로서 혹은 전략가로서의 치밀한 계산이 돋보이더군요! 그리고 수구 냉전 세력에게 다음 정권을 넘겨줄 수 없다라는 열정도 가슴에 와닿았습니다.

재차 의원님의 주장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이 단문으로 정의내려도 될는지요?

1. 현재의 대선 구도로서 이회창을 이길 수 없다.
2. 노무현은 국민경선시의 폭발적 지지를 뺄셈의 정치를 통해 잃어버렸다.
3. 이회창을 이기기 위해서는 2,3등을 후보간의 연대가 필수적이다.
4. 따라서 노무현과 정몽준은 연대해야 하며, DJP연대를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대충 이런 정도로 요약하는데 이의가 없으시겠지요. 그리고 의원님의 핵심 주장은 "노무현은 타 사람들과의 덧셈이 반드시 필요하다.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이라고 결론을 내려도 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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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여기서 정치에 무지몽매한 저로서는 다음과 같은 의문이 듭니다.

첫째, 덧셈의 정치는 꼭 사람에 의한 덧셈밖에 없는가? 현재 국민적 열망은 무엇보다, 정치개혁이라고 생각합니다. 국민경선이 폭발적인 지지를 받았던 것은 정치개혁의 몸부림을 감동깊게 받아들였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저는 사람에 의한 덧셈보다 정치시스템 개혁에 의한 덧셈이 훨씬 파괴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민주당이 일치단결하여 해방이후, 3김 정치의 연장선에서 전개되고 있는 엄습한 냄새가 풍기는 정치구조를 타파하고, 공명정대한 정치 개혁 프로그램을 제시하고, 실천한다면, 이것이 사람에 의한 덧셈보다 훨씬 효과적일 거라 생각됩니다.

또한 이것이 역사의 정도를 걷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합집산식 연대에 의한 지지력을 끌어올리는 것보다, 1+1은 2라는 사람의 더하기 보다는 3이 될 수 있는 시너지 효과를 낼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 의원님의 생각을 여쭈어봅니다.

둘째, DJP연대를 자랑하셨는데, 과연 이것이 자랑할 만한 일입니까?
의원님이 말씀하신 사람에 의한 덧셈으로 DJ정부는 탄생했습니다. 해방 이후 처음 있는 수평적 정권교체였기에 많은 개혁세력은 눈물로 반겼습니다.

그런데 결과는 어떻습니까? IMF라는 초국가적 상황에서 상당한 개혁 드라이브를 걸 수 있는 호기였음에도 불구하고, 지금 현실을 어떻습니까?

이렇게 된 이유 중에 하나가 DJ정부의 태생적 한계가 아닐는지요. 이념, 지향점, 역사인식이 다른 상이한 두 개의 집단이 권력을 잡기 위해 합심했지만, 결코 맛있게 비벼지지 않은 비빔밥과 같은 꼴이 아니었습니까?

이로 인해 전통적인 개혁지지 세력들조차 등을 돌리는 엄청난 과오를 저지르고 말았습니다. 이는 사회의 건강한 양심세력들에게조차 배척당하는 엄청난 결과를 초래한 것입니다.

지지부진한 정치개혁, 좌우를 왔다갔다하는 정책혼선, 그리고 구조적 부패, 이런 것들로 인해 현재 우리는 이회창에게 막대한 권력을 선사한 꼴이 되었습니다.

따라서 정몽준의 이념적 스펙트럼과 민주당의 지향점이 과연 합일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듭니다. 만약 노무현과 정몽준이 연대하여 권력을 잡았다고 칩시다. 과연 의원님이 생각하시는 것만큼 우리 사회가 개발독재 이후 곪아터진 상처들을 치유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듭니다.

셋째, 대선 이후의 정치 프로그램에 대해서 의원님은 전혀 생각이 없으신 것 같습니다. 만약 이회창이 대통령에 당선되었다고 칩시다. 그들이 하는 정치행위들은 국민적 지지를 크게 받지 못할 것이라 확신합니다.

이런 과정에서 건전한 야당세력의 존재는 무엇보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현재 민주당이 정말 깨끗한 정치개혁 및 국민통합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실천해나간다면, 2004년 총선에서 민주당은 승리할 것이라 확신합니다.

이렇게 될 때 현재 이합집산격 덧셈보다 훨씬 가치 있는 정치행위라 생각되는데, 의원님의 생각은 어떠십니까?

의원님! 저도 정말 이회창씨가 대통령이 되는 것은 싫습니다. 하지만 사람들과의 무원칙한 반창연대를 통한 승리도 역사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민주당이 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시스템의 덧셈'이라고 감히 주장합니다. 시스템은 사람에 의한 덧셈보다 국민적 지지를 이끌어내는 데는 다소 많은 시간과 에너지가 소비될 것입니다.

하지만 이것이 역사의 정도이며, 한국정치의 발전방향이라고 감히 말씀드립니다.

지금 현재 우리에게 필요한 마음가짐은 이것 하나가 아닐까요? "건전한 정치세력을 제도화하고 시스템화하자! 이번에 최선을 다했는데 지면 할 수 없다. 하지만 정치인은 유한하지만, 정치는 무한한 것이다. 역사의 이름 앞에 정치개혁을 확실히 전개하자!"

이것이 저는 진정한 승리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이 의원님과 같은 양심세력들이 지금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실정치인이 아닌 아직 한국정치에 희망을 안고 사는 30대가 몇 자 적었습니다. 의원님의 답변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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