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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강술래
강강술래 ⓒ 김문호
올 추석은 갈기고 찢긴 마음을 하나로 이어주는 강강술래와 함께 해보자. 강강술래는 개인주의가 판치는 현대인들에게는 새로운, 손에 손을 마주잡고 운율에 맞춰 뛰다 보면 묵은 감정이나 원한은 말끔히 씻어진다. 죽은 자를 위한 원혼굿이 씨김굿이라면 강강술래는 산자들의 화해를 위한 가장 좋은 놀이이다.

바다는 육지와 교류를 단절시켜 진도만의 독특한 문화를 창조했다. 진도아리랑, 들노래, 다시래기 씨김굿 등 진도의 토속민요는 사람과 사람의 단절된 관계를 서로 연결하는 독창성을 갖고 있다. 논과 밭을 직접 갈며 모든 일을 도맡아해야 했던 질기디 질긴 섬 지방 여인네들의 한이 배어 있다. 그래서 진도의 가락은 관중의 마음을 사로잡아 옷깃을 여미게 하는 숙연함과 동시에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어깨가 들썩인다.

1960년대 먹을 것 귀하고 교통은 불편했지만 없는 것 함께 나누어 먹고 마시며 어우러져 공동체놀이에 익숙했었다. 땅거미가 내려오면 약속이나 한 듯이 동네 사람들이 모여 시간가는 줄 모르고 놀이를 즐겼다.

가장 인기 있었던 놀이가 당연히 강강술래와 숨기살이였다. 휘영청 밝은 달 밤 여럿이 원을 그리며 뛰노는 강강술래는 악기나 다른 도구가 필요치 않고 사람만 모이면 어디서든 놀이가 가능하여 최고의 인기 놀이였다. 대보름이나 추석날은 고향을 찾은 친지들과 온 마을 사람들이 공터에 모여 강강술래 놀이를 했다. 꼬마들은 둥그렇게 뛰노는 원 속을 헤집고 다니며 즐거워했다.

강강술래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뛸 수 있는 사람이면 놀이의 주체가 될 수 있다. 강강술래 놀이는 고사리 꺽기, 남생이 놀이, 청어엮가, 덕석몰기, 기와밝기, 문지기놀이 등 아주 다양한 형태가 있다. 아이들에게 인기가 가장 좋은 것은 '문지기 문지기 문열어주소'로 시작되는 문지기놀이였다.

문지기 놀이는 두 사람이 마주보고 서서 양손을 마주 잡고 위로 올려 문을 만들면 나머지는 한줄로 서서 노래를 부르며 그 사이를 끼어들어간다. 이때 손을 내리며 문을 닫아 한 사람을 잡는다. 잡힌 사람은 벌칙으로 노래나 표정짖기 등 자신의 장기를 발휘해야 한다.

남도 들노래 시연장면
남도 들노래 시연장면 ⓒ 김문호
중요무형문화재 제8호인 강강술래는 임진왜란 때 이순신 장군이 바다에서 육지로 오르는 왜군을 물리치기 위한 뛰어난 위장전술로 전해진다. 남정네는 전장에 나아가 여인들이 남장을 하고 해남 옥매산과 진도의 망금산 봉우리를 돌게 하여 놀란 왜군들이 육지에 접근하지 못하고 익사하거나 혼비백산하여 물러났다고 한다.

민족의 대 명절 추석날인 21일 오후5시 문화재청의 후원으로 진도대교가 놓여진 녹진 진도대교광장에서 국가지정 중요무형문화재 강강술래를 시연한다.

숨기놀이

어린아이들의 보편적인 놀이인 숨기살이는 주로 밤에 하는 놀이로 어두운 달밤에 술래를 정하고 특정한 장소를 지키게 한 후 나머지 사람들은 모두 길섶이나 집으로 들어가 숨는다. 길에서 열 발자국 이상 깊이 들어가면 반칙으로 술래가 된다. 술래는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10회 정도 되풀이하고 숨어있는 이들을 찾아 나선다.

이 때 숨어 있던 자들은 술래가 지나가면 들키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처음 장소로 돌아가야 한다. 제일 먼저 발각되는 친구가 술래가 된다. 그러나 다섯 사람 이상 술래에게 들키지 않고 원래 위치로 돌아와 '만세'를 부르면 술래는 한번 더 술래가 된다. 캄캄한 밤이라 길 옆 개똥밭에 숨었다가 개똥이 묻어 코를 막곤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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