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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1일 전국의 각 방송사는 주요 뉴스시간대마다 천안의 한 아동학대예방 상담소에 설치된 CCTV에 잡힌 살인사건을 앞다퉈 보도했다. 당시 이 보도는 실제 끔찍한 살인장면을 보도하면서 전 국민을 경악케 했다.

방송사마다 모자이크 처리로 화면을 내보내긴 했지만 일부 방송사의 경우 살인장면이 선명했고 비명소리마저 들려 시청자들로부터 호된 비난을 받기도 했다.

사건 발생 6일째에는 인터넷신문 <오마이뉴스>가 상담소 살인사건의 진실이라는 보도를 1면 톱기사로 올려 세인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당시 피해자 이태순(가명)은 남편 황모씨의 폭력을 피해 창원여성의 집에서 40일간 기거했다가 두 딸의 거취문제로 남편을 만났다 이같은 사건이 빚어졌다.

일명 천안상담소 살인사건으로 불리는 이 사건이 발생한 지 두 달여. 하지만 이 사건은 세인들의 뇌리 속에 잊혀져 갔다. 사건 직후 창원 이모집에서 기거하던 이씨의 두 딸은 현재 충남 아산으로 거주지를 옮긴 상태였다. 그러나, 사건 이후를 취재한 결과 천안상담소 살인사건은 여전히 끝나지 않은 현재진행형이었다.

사건이후 두 딸 모두 기초생활수급대상자 지정

사건발생 당시 이씨와 두 딸은 창원 여성의 집에서 기거하고 있었다. 이미 알려진 대로 이씨는 남편의 폭력을 피해 지난 6월21일 창원여성의 집에 임시 은신처로 삼은 뒤 7월 6일 두 딸과 함께 정식으로 이곳의 보호를 받아왔다.

하지만 큰딸 은주(가명 고1)양은 아버지 황씨의 전학 동의가 없는 탓에 아산 H고등학교에 적을 두고 있었다. 다만 아버지의 전학동의가 필요 없는 막내딸인 혜주(가명 초5)양만 창원 B초등학교로 전학이 된 상태였다.

하지만 사건발생 후 현재 혜주양은 창원으로 이주하기 전에 다녔던 아산 S초등학교로 재전학했고 은주양도 여전히 아산 H고등학교에 다니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창원여성의 집 관계자에 따르면, "이들 두 자매는 작은 삼촌이 책임을 통감해 조카들을 보살피고 있으며 어머니가 다녔던 모교회에서 이들을 뒷바라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두 딸 모두 학교생활에 적응을 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살인사건이 발생했던 천안1391상담소 측에서도 두 딸이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고 있다고 확인시켜줬다. 은주, 혜주 두 딸은 또, 사건발생이후 기초생활수급대상자로 선정돼 정부의 지원을 받고 있었다.

당초 살인사건 이전에 아버지 황씨와 주소지를 옮기지 못했던 은주양은 기초생활수급대상자로 선정돼 있었지만 사건 이후 혜주양의 주민등록이 창원에서 아산으로 옮겨지면서 두 자매가 기초생활수급대상자로 선정됐다.

이모가 천안상담소 상대로 고소 준비

은주, 혜주양이 학교생활에 적응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정작 천안상담소 살인사건은 여전히 결론을 맺지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번 사건은 큰딸 은주양의 전학문제가 가장 크게 작용했다. 고등학교에 다니는 은주는 현행 교육법상 아버지의 동의없이는 전학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사태의 근본적인 원인은 큰딸의 전학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태순씨가 황씨를 만날 수밖에 없었고 이 와중에 살인이라는 끔찍한 범행이 벌어지고 말았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창원여성의집'측에서는 이같은 교육법 개정에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특히 창원에 거주하고 있는 은주양의 이모는 이번 사태의 근본적인 책임을 천안1391측에 있다고 보고 현재 상담소를 상대로 고소할 것으로 알려졌다. 창원여성의 집 관계자는 "이번 사태에 일말의 책임이 있다고 판단한 은주양의 이모가 천안1391상담소를 상대로 고소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천안1391측에서도 "은주양의 이모가 지난 10일 서울여성의 집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고소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바 있지만 아직 어떤 통보도 받은 바 없다"고 말했다. 다만 천안1391에서는 "은주양과 혜주양이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기 위해서 다각도로 상담하고 있고 계속해서 (여러 형태로) 보호할 생각이다"고 밝혔다.

한편, 창원에 거주하고 있는 은주양의 이모와 접촉을 시도했지만 무산됐다. 창원여성의 집에서 알려준 휴대전화로 수차례 연락을 취해봤지만 계속해서 불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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