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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종덕 전남도의원.
전종덕 전남도의원. ⓒ 신광재
-지난 지방선거에서 민주노동당에 대한 정당선호도가 민주당 다음 가는 지지를 받는 제2당이 되었습니다. 지난 지방선거가 우리에게 남긴 것이 있다면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보수정치에 대한 불신과 새로운 대안정치세력에 대한 기대, 그리고 분노한 농민들의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민생은 외면하고 정쟁을 일삼는 사람들, 온갖 비리에 연루되어 비리공화국을 만드는 사람들, 비주체적인 외교로 국제적 망신이나 당하며 식량 자주권을 송두리째 내 주려는 사람들이 국민들 앞에서 정치인이랍시고 폼재는 그런 보수정치인들에 대해 더 이상 침묵할 수 없다는 국민들의 비판이 나타난 선거였습니다. 그리고 그 비판에 대한 대안으로 노동자, 농민, 영세상인, 서민의 정치를 표방하는 참신하고 깨끗한 정치인과 정당에 대한 기대가 그대로 드러났다고 생각합니다."

-지역민들의 성원에 힘입어 민주노동당 비례대표 1순위로 도의회에 입성하셨는데 제도권 정치에 직접 뛰어든 소감이 어떻습니까?
"대단히 기쁩니다. 지금까지 진보정당은 의회에 진출할 기회가 적었습니다. 절대다수 득표에 의해 주민의 48% 지지를 받아도 51% 지지자가 당선되는 투표방식에서 소수의 의견이 원천적으로 봉쇄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민주노동당은 2000년 2월에 위헌소송을 내어 2001년 7월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을 받았고 1인2표의 비례대표제가 도입되도록 하였습니다. 진보정당의 의회진출이 현실화될 수 있는 계기를 만든 것이죠.

지난 6.13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기대대로 전국적으로 기초단체장 울산 2명, 지역구광역의원 2명, 광역비례 9명, 기초의원 32명 등 여러 민주노동당 후보들이 당선되었습니다. 특히 비례대표 광역의원이 전국 9명이 당선되었는데 그 중 한 명이 저였습니다. 국민들의 지지로 참신하고 깨끗한 정당, 일하는 사람들의 진보정당에 거는 기대가 선거 속에서 반영되어 당선이 되었기에 노동자 농민을 위한 당의 대표자라는 자각을 잊지 않고 생활하고자 합니다."

-정당선호투표에서 막상 민주노동당을 선택하셨던 분들도 민주노동당에 대해서는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민주노동당은 어떤 당이며, 기존 정당과는 어떤 차이가 있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
"일단 농민회를 주축으로 한 농민들의 힘이 컸다는 것에 감사드립니다. 민주노동당은 노동자, 농민, 도시빈민, 중소상인 등 일하는 사람들이 주인인 정당입니다. 그것은 실제 6.13선거에 출마했던 후보들의 직업이 거의 90% 이상 노동자, 농민, 노점상, 청년회원 등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이었다는 것에서도 분명히 확인되고 보수정당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차이점이었습니다.

그리고 민주노동당은 정책정당이자 실천하는 정당입니다. 국회의원 한 명 없었지만 4대 민생개혁법안인 상가임대차 보호법, 이자제한법, 부패방지법, 노동자경영참가법의 입법을 추진해 왔는데 실제 2001년 12월 상가임대차보호법을 통과시키는 성과를 내왔으며 다른 법안 역시 계속 추진해 오고 있습니다.

또한 당원들이 직접 당비를 내어서 당을 운영하므로 정치자금과 관련하여 깨끗하고 선거에 있어서도 모든 당원이 참가하는 직접투표에 의해 출마자를 결정하는 등 당의 권한과 힘이 진정 일반 평당원으로부터 나오는 정당으로 기존 보수정당과는 다른 면모를 보여주었습니다."

-전 의원님은 어떤 계기로 현실정치에 뛰어들게 되셨는지요? 결혼은 하셨는지 등 그동안 살아온 이력에 대해 얘기해 주십시오.
"전라남도가 설립한 강진의료원에 근무하면서 현실의 벽에 많이 부딪혔습니다. 강진의료원은 전라남도가 농어촌의 소외된 주민에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목적으로 설립한 공공의료기관입니다. 전라남도가 의료원을 농어촌의 소외 받는 주민을 위한 기관으로, 의료의 공공적 역할을 강화하기보다는 IMF 이후 설립취지에 맞지 않게 오히려 지자체가 나서서 지나치게 돈벌이 중심병원으로 전락을 강요하는 것에 항의하며 투쟁하는 과정에서 설립자인 전라남도와 도의원들의 공공의료에 대한 관점과 태도를 알게되면서 답답함과 한계를 많이 느꼈습니다. 직접 나서서 도민, 특히 농촌주민들이 공공의료를 강화하여 의료에 있어서만은 평등할 권리를 보장하는데 역할을 하고자 정치에 나서게 되었습니다. 아직은 미혼이지만 머지않아 1971년 함평에서 출생했고 학교졸업 후 93년부터 강진의료원에서 근무해 왔습니다.

-여성의원, 최연소의원, 민주노동당 의원이라는 조건은 현실정치 속에서 소수, 비주류로 적잖은 어려움이 뒤따를 것으로 보이는데 이를 어떻게 대처하실 생각이십니까?
"질문 그대로 전남도의회에서 50대 1로 한 명이자 최연소 여성정치인이 일을 하기에 힘든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민주노동당은 진보정당으로서 그에 걸맞는 정책적 대안을 가지고 국민들을 만나는 정책정당입니다. 그동안 국내에서 오랜 기간 진행된 연구와 사례, 외국의 사례 등을 바탕으로 기득권층의 이해를 대변하는 정책이 아니라 진정 일반서민, 성실히 일하는 사람들을 위한 개혁적 정책을 과감히 현실화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따라서 중앙당 차원에서 연구되고 고민되었던 보수정당과는 차별되는 사업들을 같이 진행할 것입니다. 그 차별성으로 인해 도의회 내 숫자가 아니라 도민들을 믿고 의정활동을 할 계획입니다. 그리고 저에겐 전교조, 공무원노조, 보건의료노조를 포함한 민주노총이 있고 농민형제들이 있습니다."

-전남도의원으로 앞으로 어떤 일을 어떻게 하고싶으신 지 포부를 밝혀주십시오.
"시기와 방법에 있어선 4년간의 시간을 최대한 활용해야겠지만 구체적인 예를 들자면 첫째, 위에서 말씀드린 4대 민생개혁법안인 상가임대차보호법, 이자제한법, 부패방지법, 노동자경영참가법의 입법촉구운동. 둘째, 노동자후보로서 노동자들의 일방적 정리해고와 같은 구조조정의 문제, 비정규직 철폐의 문제 해결. 셋째, 참여예산제 조례제정운동을 통해 노동, 보건, 복지예산에 우선권을 두고 주민이 예산편성에 참여할 수 있는 권리 부여하기, 조세제도 개혁운동, 학교급식조례제정운동. 그리고 넷째, 농민회를 비롯한 농민단체의 투쟁에 적극 결합할 것이며 농업회생연대사업에 참가할 것입니다.

대단히 많은 계획을 하고 있는 것 같아 마치 헛된 구호만 남발하는 것처럼 비춰질 수도 있는 것 같습니다. 저 혼자서 이런 모든 것을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사업의 방향에서 시기와 집중의 문제 등을 고려하여 노동자, 농민단체를 포함한 많은 도민들과 함께 노력하겠습니다."

-최근 학교급식조례제정운동을 제안하며 분주히 움직이고 계신 것으로 압니다. 이 운동의 취지는 무엇입니까?
"WTO자유무역체제 하에서 농민의 생존권은 보장받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됩니다. '밥 빌어먹는 사람은 사람 구실 못한다'는 말도 있듯이 사실은 농민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민족의 식량 자주권이자 민족자주의 문제입니다.

그래서 일차적으로 민족의 생존을 위협하는 전면적 시장개방을 반대합니다. 그리고 자유무역이 강화되는 속에서도 우리 농산물에 대한 안정적인 수요를 만들어 내기 위한 방안으로 우리 농산물 이용을 기본으로 하는 학교급식에 관한 조례를 만들고자 한 것입니다.

또한 학교급식 조례제정운동은 식품안정성을 파악하기 힘든 수입농산물의 위해성으로부터 우리 자녀들의 건강을 보호하고 식당 및 매점 운영과 관련한 학내 비리를 근절시키는 효과, 친환경농법 시도를 통한 환경의 문제, 학교운영위원들의 학교운영참여의 일환으로서도 의미를 가지리라 생각합니다."

-학교급식조례제정을 위해 앞으로 해야 할 일은 무엇이며, 어떻게 하실 계획입니까?
"우선 9월중으로 함께 할 수 있는 단체 및 개인과 간담회 및 만남을 통해 사업의 취지를 논의하고 10월중 만들려고 하는 학교급식조례제정운동본부(준)를 준비해 나갈 생각입니다. 운동본부를 준비하면서 학교급식시설이나 업체의 식품안정성에 대한 문제, 수입농산물 소비규모, 비리 가능성, 학생들의 급식 만족도, 학교운영위원들의 요구 등을 관련단체의 도움을 받아 파악하고 그 과정에서 뜻있는 단체와 개인을 운동본부로 결집시켜 나가고자 합니다. 그리고 그 이후는 조례제정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하고 사업을 추진해 나가야겠지요. 현재 민주노동당이 참여하고 있는 농업회생연대에도 적극 결합할 계획입니다."

-끝으로 전남도민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 있다면?
"처음에는 누구나 열의를 가지고 잘 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마지막 순간까지 변치 않기는 어렵다고 하는데요. 여러분들의 많은 조언과 격려가 있다면 약속을 지키는 사람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낮은 덥기도 하지만 밤새 기온이 내려가는 환절기라 건강에 유의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건강하시고 앞에서 말씀드린 처음의 마음과 의정활동에 대한 포부, 노동자· 농민· 서민을 위한 정치, 변하지 않고 여러분들과 함께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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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매일신문에서 역사문화전문기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관심분야는 사회, 정치, 스포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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