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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오후 서울 등 전국에서 미군 살인만행 규탄 6차 범국민대회가 열렸다
31일 오후 서울 등 전국에서 미군 살인만행 규탄 6차 범국민대회가 열렸다 ⓒ 석희열
미군장갑차 여중생 고 신효순 심미선양 살인사건 범국민대책위원회(범국민대책위)는 31일 오후 4시 '진상규명! 형사재판권 이양! 부시사과! 미군장갑차 여중생 살인만행 규탄 제6차 범국민대회'를 서울 대전 의정부 등 전국 8개 시도에서 일제히 열고 전국민적인 분노에도 불구하고 형사재판권 이양을 거부하고 있는 미국을 규탄하고 진상규명과 부시 미 대통령의 공개사과를 강력히 촉구했다.

태풍 '루사'의 영향으로 강한 바람과 함께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전국에서 1만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동시다발로 진행된 이날 규탄대회에서 참가자들은 미군의 살인만행을 더 이상 볼 수 없다며 우리 법정에서의 책임자 처벌을 강력히 요구했다.

민중노래 해방노래꾼 '우리나라'의 노래공연이 이어지고 있다
민중노래 해방노래꾼 '우리나라'의 노래공연이 이어지고 있다 ⓒ 석희열
3천여명의 시민 학생이 참가한 가운데 대학로 마로니에공원에서 치러진 서울대회에서 범국민대책위는 "이번 사건의 명확한 진상을 규명하고 그 책임자들을 처벌할 때까지 그리고 부시가 국민과 유족 앞에 사죄할 때까지 절대 이 싸움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이번 6차 범국민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러내고 하반기를 계속적인 투쟁의 장으로 이어나가 하반기에는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미국측에 경고했다.

이용대 범국민대책위 공동집행위원장은 "우리의 정당한 재판권 포기요청에 대하여 미군당국은 공무수행 중에 일어난 사건에 대해서는 사과할 수 없고 재판권을 넘겨줄 수도 없다고 하는데 공무수행이 무슨 도깨비 방망이라도 되느냐"고 형사재판권 이양을 거부하고 있는 미군당국을 비난했다.

이 위원장은 이어 "한국의 검찰과 국방부는 미군측의 입장만을 고려해 사건을 제대로 수사도 하지 않은 채 마무리하려 하고 있다"고 비판한 뒤 "이 땅에서 일어난 범죄행위에 대해서는 이 땅의 법에 따라 처벌해야 한다"면서 "계속해서 정부가 미국을 비호하려든다면 미국과 함께 김대중정부도 공공의 적으로 내몰려 견디기 힘든 국민의 저항에 부딪힐 수도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며 정부에게도 포문을 열었다.

"형사재판권 포기 거부하는 주한미군 철수하라"
"형사재판권 포기 거부하는 주한미군 철수하라" ⓒ 석희열
대회 참가자들은 또 "이대로 두 여중생들의 죽음을 잊으란 말이냐, 한국민들은 억울해도 당하고만 살아야 하는냐"고 분통을 터뜨리며 "더 이상 억울하게 당하고도 재판권이 없어서 처벌하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대한민국 국민들의 힘으로 살인미군을 한국법정에 세워 우리 손으로 조사하고 처벌해야 한다"며 국민들의 동참을 호소했다.

특히 녹색연합 청소년소모임 정순욱(17·리라컴퓨터고 1)군은 규탄 발언에서 "미선이 효순이가 미군 장갑차에 치어 숨진 날이 공교롭게도 저의 생일날이었는데 어떻게 잊을 수 있겠느냐"며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미선이 효순이가 편히 하늘나라에서 잠들 수 있도록 미군을 혼내주고 이 땅에서 몰아내기 위해 범국민대책위와 끝까지 함께 할 것"이라고 말해 참석자들의 박수를 받았다.

이날 대회 참가자들은 살인미군을 우리 법정에 세울 것을 요구했다
이날 대회 참가자들은 살인미군을 우리 법정에 세울 것을 요구했다 ⓒ 석희열
범국민대책위는 '부시에게 보내는 공개서한'을 통해 "공무중이면 음주운전, 폭행, 살인도 아무 죄가 되지 않는 것이며, 우리 강토를 마구 파헤치고 우리 논밭을 마음대로 짓밟아도 된다는 것인가"라고 묻고 "만약 부시가 계속해서 한국민의 요구를 거부한다면 야만스런 주한미군은 한국민의 단죄를 받을 것이며 부시 또한 스스로 제 무덤을 파게 될 것임을 엄중히 경고한다"면서 한국민의 요구를 즉각 수용할 것을 거듭 촉구했다.

범국민대책위는 또 "지금 한국에선 미군범죄 규탄열기가 전국적으로 들끓고 있다"고 경고하면서 △부시의 즉각 공개사죄 △사건에 대한 전면재조사 및 진상규명 △형사재판권 포기 △SOFA의 전면개정 등을 미국측에 요구했다.

이날 오후 5시 30분경 마로니에공원에서 대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종로3가 종묘공원까지 거리행진을 벌이며 대국민 접촉을 통한 선전전을 펼쳤다. 비가 내리는 가운데 수천명이 차도를 따라 거리행진을 시작하자 대열에 합류하는 시민들도 눈에 띄었으며 지나가는 자동차에선 경적을 울리며 시위대에 화답하기도 했다.

마로니에공원에서 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이 거리행진을 시작하고 있다
마로니에공원에서 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이 거리행진을 시작하고 있다 ⓒ 석희열
이에 앞서 2시부터 시작된 한총련, 전국학생연대회의, 다함께, 민주노동당학생위원회(준), 전여대협, 전학대협 등이 참가한 청년학생결의대회와 민주노동당 총력 결의대회에서도 각각 결의문을 통해 미국당국에 진상규명과 형사재판권 이양 등을 요구하며 미군의 살인만행을 규탄했다.

한총련 등과는 달리 전국학생협의회(전학협)는 독자적으로 범국민대책위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전학협 의장 윤수진(연세대총학생회장)씨는 "하반기 대선 정세와 관련하여 독자적으로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소개하면서 "범국민대책위에는 독자적으로 결합하고 있으며 살인미군을 이 땅에서 완전히 몰아낼 때까지 함께 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한미군은 당장 이곳을 떠나라"
"주한미군은 당장 이곳을 떠나라" ⓒ 석희열
한편 범국민대책위는 미국 동부 시간으로 아침 9시가 되는 31일 밤 10시부터 30분 동안 백악관을 상대로 집중 사이버시위를 진행할 예정이다. 또 9월 14일 오후에는 신해철, 우리나라, 노동자 문예패, 청년노래패, 학생율동패 등이 출연하는 '미선이와 효순이의 아리랑'이라는 이름으로 미군장갑차 희생자 고 신효순 심미선 범국민추모문화제를 서울에서 개최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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