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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30일) KBS-2TV 를 시청하다보니 '카파라치 1년 반'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이들은 '교통신호위반 시민 포상제'라는 '안전망'(카파라치들의 자기합리화적 어불성설적인 주장이지만)에 편승하여 그간 숱한 돈을 챙겨왔다.

이 제도가 실시되면 그 보상금을 노린 전문신고꾼, 이른바 '카파라치'들의 전국적 발호는 불을 보듯 뻔한 터였기에 실시 이전부터 "민심을 이반시킨다~!" "그래도 강행해야 한다~!"는 등의 참으로 많은 찬반 양론이 있어 왔다.

나 역시도 몇 번 이들 전문 신고꾼에 의해 신고(고발)가 되어 적지 않은 금액을 벌과금으로 납부한 적이 있는데 이 '신고 보상제'에 대하여 아무래도 평소 위반을 잘 하는 분들은 반대하실 것이고 교통질서를 평소에 잘 지키며 질서 있는 사회를 희망하시던 분들은 찬성하셨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문제의 모든 것에는 동전의 양면처럼 그렇게 긍정적인 효과도 있는 반면 부작용도 심각하다는 것이다. 우선 긍적적인 효과는 많은 운전자들이 범칙금 부과를 기피하고 두려워 해 교통법규를 지키게 되고 따라서 사고가 감소하고 있으며 잘못된 도로 표지가 발견되어 수정되고 있다는 것이고, 부작용은 복지사회 건설보다는 개인의 이익에 눈이 어두워 무작위적으로 찍어대는 전문 고발꾼들의 탄생과 이로 인한 이웃과의 반목과 불신주의의 심화, 그리고 도로 표지의 모순으로 부득이하게 위반했다가 벌금을 무는 시민들의 발생일 것이다.

어쨌든 '교통신호위반 시민 포상제'는 이 제도로 인해 도로의 많은 함정이 보완되었음은 그나마 긍정적 효과라고 보아지기는 하지만 이 제도의 실시 이후에 선의의 피해자들이 지금 역시도 속출하면서 이의 개선 내지는 폐지에 대한 민원이 쇄도하고 있음을 보게 된다.

내가 알기로 경찰청은 이처럼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교통신호위반 시민 포상제'를 2002한일 월드컵이 종료되면 백지화하기로 했었으나 어찌된 곡절인지 이 제도는 여지껏 요지부동하여 월 수입이 물경 천만원대나 되는 카파라치들을 지금도 사뭇 양산하고 있음의 단초이다.

나는 이러한 '교통신호위반 시민 포상제'에 대하여 처음부터 극력반대를 하는 입장이었다. 왜냐하면 이 제도는 솔직히 말해서 DJ 정부의 민심 이반의 기폭제가 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실례로 이 제도, 즉 <공권력 또는 공무를 국민고발에 의존해서 처리하고 있는 것>의 실시를 일컬어 혹자는 '빨갱이 방식'이라고까지 말하는 사람도 있다.

문제는 또 있다. 사실 망원렌즈를 장착하여 아웃포커스 해서 차량 사진만 찍으면, 그 상황이 바로 앞에 사고가 났는지 공사중인지 도무지 알 길이 없는 것이다. 또한 위반에 걸린 사람이 자신의 상황을 증명하려면 적어도 일주일 이상 이 사건에 신경을 쓰고 현장을 다시 다녀오고 해야 한다는 모순과 접하게 된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 하나를 또 지적하겠다.
'국가가 발전할수록 보이지 않는 감시의 망이 구성원을 옭아매고 있다'는 뜻의 <벤덤의 이론>이라는 것이 있다. 이는 즉, 교도소의 중앙감시탑과도 같은 상호감시를 의미한다고 하겠다.

이러한 제도의 심각성은 전국민 모두를 잠재적 범법자로 간주하고 행정을 시행한다는 위험한 철학을 내재하고 있기에 문제가 되는 것이다. 이 제도는 한시적으로는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는 고발자와 피고발자가 똑같은 국민이라는 점에서 결국 국민들간의 위화감을 조성하는 폐해로 나타나는 것이다.

평소 교통법규를 지키려고 애써왔던 사람들도 이 제도에 의해 고발을 당하게 되면 사회에 대한 신뢰감을 상실하고 실망하는 심리적 반응이 나타난다고 보아진다. 그리고 적어도 공권력이라면 고발에 의존하지는 말아야 한다는 것이 이 사회의 인지상정이라고 보는 것이다.

민심은 큰 정책의 실패보다도 자신에게 다가오는 아주 사소한 일에도 민감하게 대처하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작금에 가뜩이나 에고이즘이 심화되는 세태에 '교통신호위반 시민 포상제'의 계속 실시는 정부로부터 민심을 계속 이반시키는 행위라고 여겨지는 관계로 나는 이의 폐지를 이제부터라도 조속히 요구하는 것이다. 남의 불행을 나의 치부의 수단으로 알고 즐기는 카파라치들도 나쁘지만 이들을 양산하고 있는 정부의 행태는 또한 더 나쁜 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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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서: [초경서반]&[사자성어는 인생 플랫폼]&[사자성어를 알면 성공이 보인다]&[경비원 홍키호테] 저자 / ▣ 대전자원봉사센터 기자단 단장 ▣ 月刊 [청풍] 편집위원 ▣ 대전시청 명예기자 ▣ [중도일보] 칼럼니스트 ▣ 한국해외문화협회 감사 / ▣ 한남대학교 경영대학원 최고경영자과정(CEO) 수강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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