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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학교현장에서 발생되는 교사에 의한 '성폭력'은 제자사랑의 빗나간 단면인 한편, 더 이상 학교마저도 성폭력의 안전지대가 아님을 여실히 보여주는 일이었다. 각급 학교에서 일어나는 성폭력 실태를 파악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성폭력상담센터의 통계에 의하면 매년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학생이나 학부모가 학교측에 성폭력 사례를 호소하더라도, 피해 당사자의 신상과 관련하여 다른 학교로 전학을 가야 하는 등 학생보호에는 어느 누구도 책임을 지려 하지 않는다. 오히려 해당 교사를 두둔하거나, 학교의 대외적인 이미지와 학생 동요를 차단하기 위해 사건을 축소하거나 당사자간 합의점을 모색하려는 것이 학교의 현주소이다. 이러한 대응책이 교사와 학생을 보호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라고 반론을 제기할 수도 있지만, 결국 학교 내에서 발생하는 성폭력을 음성적으로 양산시키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이나 다를 바 없다.

더군다나 아이들을 보호하고 교육해야 할 교육자에 의해 성폭력이 자행되고 있다는 사실이 더욱 믿어지지 않는다. 모 유치원 원장은 예절교육 등을 빌미로 원아들을 노골적으로 성추행하는가 하면, 어느 초·중학교 교사는 편부모나 조부모에 의해 양육되는 결손가정 청소년에게 부모 역할을 가장한 '성폭력'을 행사하여 경찰에 구속되는 사태까지 빚어지고 있다. 또한 신체적 성장기에 접어든 청소년에게 합숙훈련이나 개인지도 등의 명분으로 교사가 개별접촉을 시도한 것이 '성폭력'으로 이어져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는 일들도 심심찮게 벌어지고 있다. 이와 같은 현실이 교육붕괴를 가속화시키는 일들이다.

최근에는 여성단체와 성폭력전문상담센터의 적극적인 도움으로 성폭력 피해를 호소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어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일부 교사가 자행하는 불미스런 사건으로 교육계 전체가 비난과 불신의 대상을 면치 못하고 있으니, 이제 교육계 스스로 자정의 목소리를 높여야 할 때이다.

우선은 성교육의 중요성과 필요성이 교사에서부터 학생에게까지 확산되어야 한다. 성에 관한 올바른 지식이 부족하고 가치관이 확립되지 못한 상태에서 각종 성문제로 고민하고 있는 학생들에게 성 상담을 통한 성폭력 신고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학교 상담실과 성교육 전문기관을 적극 활용할 수 있는 연계 방법을 활성화시켜야 한다. 이벤트 위주의 성교육에서 벗어나 학생들의 성장발달 수준에 맞는 교육이 진행되기 위해 구성원들의 사고 변화와 함께, 보다 자율적이고 체계적인 성교육이 시행되어야 할 것이다.

더욱이 학생들을 순수한 열정으로 가르쳐야 할 교사가 그릇된 제자사랑 때문에 교단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일은 더 이상 없어야 한다. 일부 학교에서 발생하는 성폭력 사건을 조직적으로 은폐하거나 축소하기에 급급한 실정이라면, 학교가 피해자에 대하여 또 한번 성폭력을 행사하는 것이나 다를 바 없다. 학교 내의 성폭력을 근절하고자 하는 단호한 의지가 있다면, 교육현장에서부터 성폭력 피해 사례를 공개하여 소속구성원 모두가 '성'에 대한 건전한 사고의식을 배양해 나갈 수 있도록 보다 적극적인 피해자 보호대책과 함께, 현실적인 성교육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교육자'라고 하는 사회적 지위를 악용하여 정상인임에도 비정상을 추구하며, 감독자로서의 지위와 권한을 남용하는 파렴치한 행동을 일삼는 비인간적이고 비윤리적인 그들이, 더 이상 학생들 앞에 설 수 없도록 강도 높은 법적인 대응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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