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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석

호수 공원 회화나무 새순 돋을 때
그대 날아와 내 안에 박혔네

그대 사랑의 칼끝이
나를 찌르네
그리움 살갗을 파고드네

한 계절이 가고
또 한 세월이 가고
그대 내 살 속에서 자라네

그리움도 오래 키우면 보석이 되는가
그대 내 살 속에 진주를 키우네




자유로

거침없이 뚫린 이 길이 두렵다
길이 있어도 갈 수 없는 길

그대에게 향하는 마음은 급브레이크를
밟아도 멈출 수 없는데
속도를 낼수록 나는 그대에게서 멀어진다

사랑이 있어도 사랑에 이를 수 없는 길
슬픔도 없이 곧게 뻗어
통로가 되지 못하고 단절이 되는 길
거침없이 뚫린 이 길이 무섭다




장 항


군산행 버스는 오지 않았다
오래된 건물이 비에 젖는다
기약없이 떠나온 여행길
애초부터 지킬 수 없는 약속은
하지 말았어야 했다
누가 돌아갈 시간을 알겠는가
해가 진다
멀리 금강 하구
불빛 깜박이고
물길에 떠밀려온 생애가
가볍게 출렁인다
하구뚝 제방에 막혀
강물은 더이상 흐르지 못하는데
대책없는 마음들만 뚝을 넘는다
긴 잠행 끝에
물위로 떠오르는 장항
끝내 군산행 버스는 오지 않았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기다려 오지 않는 것이 버스만은 아닌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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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이자 섬 활동가입니다. 사단법인 섬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으며,<당신에게 섬><섬을 걷다><전라도 섬맛기행><바다의 황금시대 파시>저자입니다. 섬연구소 홈페이지. https://cafe.naver.com/island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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