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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경제가 흔들리면서 세계 경제와 금융시장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일부 비관론자들은 현재 상태를 1930년대의 공황에까지 비유하고 있다.

따지고 보면 지금 세계 경제의 어려움은 미국 경제의 불균형 해소 과정에서 일어나는 어쩔 수 없는 현상이다. 다소 시간이 걸리겠지만 기술혁신에 따른 미국의 높은 생산성이 전세계로 이전되면서 세계경제는 지속적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경제위기를 겪었던 아시아 경제는 다시 높은 성장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1990년대 중반 이후 미국 경제는 정보통신기술(ICT) 혁신에 따른 생산성 향상으로‘고성장, 저물가’라는 이른바 ‘신경제’를 달성했다. 그러나 미국의 가계와 기업이 신경제를 너무 신뢰하고 소비와 투자를 지나치게 늘렸다. 그래서 수요가 공급을 넘어섰고, 이에 따라 경상수지 적자가 GDP의 4%에 이를 만큼 확대되었다.

신경제에 대한 환상이 주식시장에도 거품을 초래했다. 미국의 신경제를 상징했던 나스닥 지수는 1991년 초 400대에서 거품이 붕괴되기 직전인 2000년 3월에는 5000을 넘어서 10년 사이에 12배나 상승했다.

지난해까지는 경상수지 적자가 큰 문제는 아니었다. 해외로부터 직접투자와 채권 및 주식투자 자금이 경상적자를 보충하고 남을 만큼 많이 들어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 들어서는 미국으로 자금유입이 줄어들고 이에 따라 달러 가치가 크게 떨어지고 있다. 여기다가 주가 폭락은 달러 가치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미국 달러 가치와 주가의 급락은 세계 금융시장에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달러 가치는 완만하게 하락하고, 이는 세계경제의 불균형 해소에 기여할 것이다.

우선 달러 가치 하락은 미국의 수입 수요를 줄여 미국 경제의 불균형을 점진적으로 해소할 것이다. 또한 달러 약세에 따른 유로 가치의 상승은 유로지역 경제에 물가 안정을 초래해 유로중앙은행(ECB)이 통화정책을 신축적으로 운영할 여지를 줄 것이다. 이는 결국 유로의 내수를 증가시킬 것이다. 한편 엔화 강세에 따라 일본도 통화공급을 더 확대할 수밖에 없으며, 이 또한 일본 경제의 디플레이션 압력을 어느 정도 줄여줄 가능성이 높다.

불균형이 해소되는 과정에서 미국 경제는 소비와 투자 위축으로 중장기적으로 저성장을 겪을 것이다. 그러나 유로지역과 일본 경제가 내수 중심으로 회복되면서 세계경제 성장을 이끌어 갈 전망이다.

특히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경제가 내수 주도로 높은 성장을 하면서 유로, 일본과 더불어 세계경제 회복에 기여할 것이다. 그 이유는 우선 통화가치 상승으로 물가가 안정되는 가운데 실질 소득이 늘어나면서 내수가 증가할 것이다. 다음으로 저금리는 가계 저축을 줄이고 소비를 늘리는 중요한 요인이다. 여기다가 직접금융시장의 확대로 기업들의 은행 의존도가 줄어들고 이에 따라 은행들은 가계 대출을 늘릴 전망이다. 마지막으로 아시아의 젊은 인구구조는 소비지출을 증가시키는 중요한 요인일 것이다. 앞으로 아시아 각국이 높은 성장을 하면서 역내 교역이 활성화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1990년대 중반 이후 미국의 수입증가로 미국경제의 불균형이 확대되는 과정에서 가장 혜택을 누린 나라는 아시아 신흥시장이었다. 이제 이들이 내수 위주로 성장하면서 유로, 일본과 더불어 미국 경제의 불균형을 해소할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이를 곧 주식시장이 반영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 주식시장이 안정될 조짐을 보일 3분기 중반 이후에는 아시아 이머징마켓의 주가는 탄력적으로 오를 전망이다. 특히 어려운 세계경제 환경에도 불구하고 신용등급이 올라가고는 한국은 세계 투자자들에게 가장 매력적인 시장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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