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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oo] 예수는 역사적인 인물인가, 아니면 인간이 만들어낸 신화에 불과한가? 현실 기독교의 입장에서 이 질문은 가히 불경스럽다고 할 수 있겠다. 영국에서 The Jesus Mysteries라는 제목으로 '예수의 이야기는 신화'라고 주장하는 이 책이 출간되었을 때 단연 화제를 몰고왔다.

학계와 종교계에서는 광범위한 토론을 벌이기 시작했고, 논쟁이 격화될수록 이 책은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1999년 영국의 <데일리 텔레그라프>지가 올해의 책으로 선정한 것은 이 책의 객관성(?)을 입증해준 셈이었으며, 셀비 스퐁 주교 등 미국의 종교인들이 이 책을 지지해주었다.

예수 이야기는 신화이다

예수의 이야기가 신화라는 섬뜩한(?) 주장을 한번 들어보자. 이들의 주장이 기독교인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지만, 그렇다고 '없었던 것'으로 치부해버릴 수는 없지 않은가.

사실 지은이들도 이러한 주장을 하는 것에 대해 많은 갈등을 했다는 점을 밝히고 있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이러한 주장을 하고 있음에도 예수 자체에 대한 믿음, 즉 그리스도교에 대해서 부정하지는 않는다.

우리는 그리스도교의 종교적 관점이 이교 신앙과 대립된다는 종교적 문화 속에서, 또 그 가르침을 절대적으로 믿고 있다. 그런데 지은이들은 이 이교도와 그리스도교가 같은 뿌리임을 알게 된다.

즉 이교도들이 숭배했던 구세주도 예수처럼 신인(神人)이었으며, 12월 25일에 태어났고, 죽은 뒤 하늘로 올라갔으며, 종말의 날에 산자와 죽은자를 심판하기 위해 다시 지상에 내려오기로 약속한 존재라는 것이다.

이교도와 그리스도교의 유사성에 놀란 지은이들은 더 깊은 연구를 하게 된다. 그리고 유사성을 확인시켜줄 더 많은 증거들 앞에서 이들은 예수의 이야기가 역사적으로 실존했던 메시아의 전기가 아니라 이교도의 유서 깊은 이야기를 토대로 한 하나의 '신화'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이러한 주장을 입증해주는 가장 강력한 자료는 1945년 이집트의 한 농부가 발견한 나그 함마디 근교의 한 동굴에서 감춰져 있던 장서이다. 우연히 발견된 이 장서는 당시 그리스도교인들에게 널리 배포된 것으로 영지주의자들의 것이다. 그러나 신약성서에는 포함되지 못한 부분이다.

이로부터 이 책은 문자주의자들과 영지주의자들이 대립한 당시 상황을 설명한다. 현재의 기독교는 문자주의자들이 기록한 역사이며, 영지주의자들은 문자주의자들에 의해 철저히 배척당함으로써 현재 그 역사는 거의 사라져 버렸다는 것.

문자주의자들이 영지주의자들 배척한 결과

지은이들은 결론적으로 예수 이야기는 결코 전기가 아니라, 유대인 영지주의자들의 영적 가르침을 암호화하기 위해 의식적으로 꾸며낸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러한 결론은 당연히 충격적이라고 할 만하다. 그럼에도 지은이들은 그리스도교를 부정하거나 예수에 대한 믿음을 버리지 않는다.

"이 비밀은 너희 안에 계신 그리스도이시다!(골로새서 1:27)"

"그리스도는 우리의 바깥에 있지 않다. 우리 모두가 곧 그리스도(구원자)이며, 우리 모두가 곧 부처이다. 다만, 인식의 전환이 필요할 뿐이다."

이 책을 옮긴 문학평론가 승영조는 예수의 이야기가 신화임에도 그 종교성은 결코 부정되지 않는다는 말을 이렇게 하고 있다.

덧붙이는 글 | 티모시 프리크 외 / 동아일보사 / 456쪽 / 12,000


예수는 신화다 - 기독교의 신은 이교도의 신인가

티모시 프리크 & 피터 갠디 지음, 승영조 옮김, 미지북스(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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