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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 이후 4700만 국민이 요즘보다 더한 애국심을 가슴 깊이 느껴 본 적이 없을 것이다. 이제 16강에서, 8강으로, 8강에서 4강으로, 더 나아가서 우승까지 바라보며 밤새워 '대~한민국'을 외치며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명장을 만난 기쁨

이번 월드컵대회는 우리 민족에게 꿈과 희망을 주었고, 온 국민을 하나로 묶는 절호의 기회가 되었다. 태극전사들은 거스 히딩크 감독을 만나 자신의 잠재능력과 개인기를 마음껏 발휘하며 세계적 선수가 되었다. 또한 우리는 히딩크를 믿고 기다려 주어 전 세계가 깜짝 놀랄 월드컵 8강 신화를 이룩해 낸 축구 명장의 반열에 그를 올려놓았다. 이러한 축구의 감동과 열기를 교육에 반영해 우리의 교육 월드컵이 8강에 진입하도록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첫째, 뛰어난 리더십을 지닌 리더가 각급 교육 조직을 이끌도록 해야 한다. 어떤 리더가 이끄느냐에 따라 조직이 이루어내는 성과는 확연히 달라진다. 학생과 교사, 교사와 교장, 교장과 교육장, 교육장과 교육감 등의 관계에서 어떤 리더를 만나느냐가 성공적인 교육의 관건이다.

또한 교육감과 교육부 장·차관이 뛰어난 리더십을 발휘할 때 교육정책의 성공이 보장된다. 교육계의 각급 리더가 일방적인 상하관계가 아닌 상호보완적인 관계를 형성하여 리더십을 보일 때 비로소 성공적인 교육을 위한 토대가 마련된다.

둘째, 교육계의 리더는 자신의 능력을 십분 발휘할 수 있다는 자기신뢰를 가져야 하며, 주변에서는 인내심을 가지고 교육계의 리더들에게 절대적인 지지를 보내야 한다. 교육부장관이 6개월을 버티는 것만으로도 다행스럽게 생각되는 풍토에서는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없다. 교육계의 수장은 원칙과 소신을 가지고 자신의 능력을 발휘해야 한다. 그리고 우리 모두는 떨어뜨리기 시합을 하듯 교육계의 리더를 흔들어 댈 것이 아니라 그들의 능력이 발휘될 수 있도록 충분히 기다리며 후원해야 한다.

셋째, 교육현장에의 참여의식을 높여야 한다. 현장 밖에서 구경하며 떠도는 소문에 험담이나 늘어놓는 구경꾼은 교육발전에 더 이상 도움이 되지 못한다. 우리 대표팀의 8강 진입은 11명의 선수와 함께 붉은 티셔츠를 입고 12번째 선수로 열띤 응원 전에 참여한 국민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교육의 주체는 더 이상 교사와 교육계 인사만이 아니다. 우리 모두가 몸소 참여하는 교육월드컵이라면 16강 진입은 가능하다.

넷째, 교육계 구성원에 대한 역할과 능력을 정확히 평가해 재배치해야 한다. 히딩크는 선수 개개인의 객관적인 능력을 정확히 평가해 적재적소에 배치했다. 이러한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우리 교육계에는 아직 적용되지 않고 있다. 학연, 지연, 혈연에 의한 정실인사가 만연해 있는 교육계가 히딩크의 리더십을 도입한다면 큰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연공서열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객관적이고도 합리적인 평가 기준을 수립하고 이에 따라 능력 있는 인사를 적재적소에 배치한다면 우리 교육의 미래는 밝아질 것이다.


교육 경쟁력확보에 중점을

다섯째, 우리 교육은 우물 안 개구리가 아닌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인재를 길러내는 데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교육시장 개방을 앞두고 세계 속의 한국교육을 지탱하려면 교육경쟁력 확보에 중점을 두어 다양한 능력을 펼칠 수 있도록 개인의 능력을 향상시켜야 한다. 국내 학교 및 학생간의 경쟁은 도토리 키재기이며, 이러한 경쟁에서의 승리는 경쟁력 향상은커녕 오히려 자만심만 키운다. 우리 선수들이 세계 정상급의 선수들과 대등한 경기력을 가졌듯이 우리 학생들이 교육 선진국의 학생과 대등한, 나아가서 우월한 능력을 갖추도록 할 수 있는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마지막으로 우리 교육은 히딩크 감독에게 과감한 도전정신을 배워야 한다. 히딩크 감독은 FIFA 랭킹 상위권인 유럽 강팀과 평가전을 치르도록 했다. 비록 처절한 패배를 겪기도 했지만 그럴수록 우리 선수들은 더욱 강해졌고 그 경기를 통해 적을 파악해 지피지기(知彼知己)면 백전백승(百戰百勝)이라는 교훈을 일깨웠다.

이러한 도전정신이 월드컵 8강 진출의 원동력이 된 것이다. 평가전에서의 성적부진으로 감독과 선수 모두 위기를 겪기도 했지만 그러한 역경을 도전의 기회로 삼았듯이 우리 교육계도 현재의 위기상황을 도전의 기회로 삼아 도약해야 할 것이다.

우리 교육에도 히딩크 감독 같은 교육수장과 그를 인정하고 믿어주는 대한축구협회 회장 같은 임명권자, 그리고 12번째 선수로 응원전에 참가한 붉은 악마 같은 학부모가 교육현장에 발벗고 나선다면 우리 교육 역시 세계 교육월드컵 4강에 무난히 진출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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