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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 째 내홍을 겪어 왔던 대전 청란여중·고(학교법인 혜정학원)가 설립자, 지역시민사회단체, 시교육청 등 3주체가 동수로 참여하는 새 이사진 구성에 합의, 해결의 실마리를 찾게 됐다.

▲ 수년째 재단 문제로 내홍을 겪었던 청란여중·고가 28일 새 이사진 구성에 합의해 시민공동대책위가 그동안의 활동을 끝내고 해단식을 가졌다. ⓒ 오마이뉴스 심규상

전교조 대전지부는 "혜정학원 구 재단측 추천인사와 지역 시민사회단체 추천인사, 시 교육청 추천인사 등이 각각 3인씩 참여, 모두 9명으로 짜여진 새 이사진 구성에 합의했다"고 28일 밝혔다.

이에 따라 '청란여중·고 부패재단 복귀저지를 위한 시민공동대책위원회'와 전교조 대전지부 청란여·중고 분회는 이날 청란여고 1층 교무실에서 '해단식'을 갖고 35일째 벌여온 농성을 풀었다.

이번 합의안은 그 동안 문제가 돼온 구 비리재단 복귀 여부를 둘러싼 갈등의 뿌리를 근원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합리적 방안을 찾아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실제 사립학교 재단에 공익적 성격을 띤 사람들이 임시이사가 아닌 정이사 자격으로 학교운영에 참여하게 된 사례는 이 학교가 처음이다.

▲ 정상화 길을 찾게된 청란여중고. ⓒ 오마이뉴스 심규상
공동대책위원회 성광진 집행위원장은 "구 부패재단의 복귀를 저지시키고 교육청과 시민사회단체가 추천한 공익이사가 선임된 것은 교사와 학부모들의 적극적인 노력의 성과"라고 말했다. 성 집행위원장은 이어 "학교 정상화를 바라는 지역 사회의 높은 관심과 애정 또한 큰 힘이 됐다"고 덧붙였다.

이종준 청란여고학부모비상대책위원장은 "과거 이사진이 너무 잘못해 이 학교의 민주적 발전을 바라는 힘이 모아져 큰 동력을 형성했던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청란여고 박효진 학생회장(3학년)은 "이번 일을 통해 옳은 것과 참교육이 어떤 것인지를 몸소 보여주신 선생님들께 감사 드린다"며 "앞으로 꿈과 희망을 주는 학교를 만들기 위해 학생들도 앞장 서겠다"고 밝혔다.

대전 청란여중·고(학교법인 혜정학원) 전교조 분회원들은 지난 4월 학교 재단이사회가 검증되지 않은 인물들로 신임이사를 선출해 구 부패재단의 복귀를 꾀하고 있다며 덕망과 인품을 겸비한 인사들로 이사진을 새로 구성해 달라며 무기한 농성을 벌여왔다.

대전·충남 13개 사회사회단체도 지난 3월 '청란여중·고 구(舊)재단 복귀 저지를 위한 시민대책위원회'를 구성했고 이달 초에는 이 학교 학부모들이 청란여중 비상대책위원회를 발족하고 '신임이사진을 인정할 수 없다'는 공식 입장을 표명하고 나서는 등 반발이 있어 왔다.


성광진 공동대책위원회 집행위원장 인터뷰

▲ 성광진 공동대책위원장 ⓒ 오마이뉴스 심규상
- 35일 동안의 농성 끝에 해결의 실마리를 찾게 됐는데...
"청란여중고 문제의 시작은 수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몇 년 전, 재단측이 각종 불법 운영을 해온 혐의가 인정돼 법원으로부터 실형을 선고받고도 또 다시 복귀를 시도해 문제가 또 불거진 것이다. 비리 재단의 복귀를 막고 학부모, 시민 등의 이해를 대변할 각 주체가 이사로 참여하게 돼 무척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 이번 합의안은 어떤 의미가 있나?
"우선은 그 동안 부패사학으로 알려진 청란여중고의 경영진을 새로 구성해 부정의 근원을 막아냈다는 데 있다. 또 다른 하나는 교육청과 시민사회단체가 추천한 공익이사가 선임돼 공익적 이해를 대변할 수 있게 된 점이다. 교육청은 물론 공익이사 성격의 자리에 임시이사가 아닌 정이사 자격으로 참여하게 된 것은 사학역사상 첫 번째 사례다."

- 좋은 결과를 얻게 된 동인은?
"모두가 교사와 학부모들의 적극적인 노력의 성과다. 학교 정상화를 바라는 지역 사회의 높은 관심과 애정 또한 큰 힘이 됐다. 학생들이 사이버 시위로 힘을 보태 준 데 대해서도 감사드린다."

- 앞으로 남은 과제는?
"교육청의 학교발전 위한 적극적인 지원이 요구된다. 아울러 학교의 주체들의 의견을 담은 중장기계획 수립과 이를 현실화하려는 적극적인 노력이 요구된다. 이사회가 잘 구성된 만큼 인사위원회, 예산결산위원회 등 각 기구의 민주적 운영을 위한 내부적 조치와 여건 마련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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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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