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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열린 한총련 출범식('한국대학생 5월 축전'이라 함)에서 한국학생운동 20년 토론회가 열렸다. 전국적 학생운동의 최근사적 큰 흐름에서 삼민투, 전대협, 한총련은 대표적 전국 학생운동 조직임에 대해 누구도 쉬 부정하지 못한다. 20년을 뛰어넘는 학생운동 세대가 만났다.

전대협에서 한총련까지 대표 8명 참여

4일 오후 5시 출범식이 열리는 서울 산업대 한 세미나실. 이날 토론에는 5기 한총련 의장 강위원 씨의 사회로 송영길 국회의원(84년 연대총학생회장), 허인회 민주당 동대문을 지구당위원장(84년 고대총학생회장), 정지환 '말' '오마이뉴스'전문기자(1기 전대협 의장 권한대행), 정명수 현 전대협 동우회장(2기 전대협 의장 권한대행), 정태흥 한총련 3기 의장, 정명기 한총련 4기 의장, 윤경회 현 한총련 대변인, 김형주 현 한총련 의장 등 8명이 참석했다.

80년대, 90년대, 2002년 현 학생운동 대표자들이 모두 함께 한 자리에 모인 것이다. 이 토론회 자리만으로 학생운동 조직이 열린조직으로 달라지고 있는 모습을 반증해 보이기도 했다.

강위원 사회자는 "그동안 출범식때 선후배간의 인사와 술자리 정도의 수준이었지만, 공개적인 토론회 자리가 마련됐으면 한다는 선배들의 제안이 있어 세대간을 넘는 토론회를 마련했다"며 "오늘 토론은 편하게 이야기하는 자리 정도의 수준으로 이해해 달라"고 주문했다.

공개토론회 자체 열린 한총련 보여줘

한총련 범사회인대책위 권오헌 상임대표(민가협)는 "오늘 토론회는 학생운동의 진로를 결정할 수 있는 토론회가 될 수 있다"며 기대를 나타냈다. 권오헌 한총련 범사회인대책위 대표는 "지난해 구속된 학생들이 수백 명이었는데 이중 단 2명만이 구속됐고 모두 1심에서 집행유예 선고를 받았다"며 "이는 국가보안법이 실효성을 잃었다는 것을, 한총련 이적단체가 더 이상 맞지 않다는 것을 법조계부터 인정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총련이 불법단체의 올가미든 합법단체이든 간에 굴하지 않고 당대의 역사적 임무를 다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토론자로 나선 송영길 국회의원은 "최근 미국의 핵 선제공격이 담긴 핵태세보고서는 큰 충격을 주고 있고, 이럴 때 학생운동이 왜소해 역할을 다하지 못한 것을 보면서 아쉬운 점이 있다"면서 "과거 학생운동의 방향을 결정짓는데 몇몇의 조직적이며 수위높은 정치투쟁이냐, 학생회 건설을 통한 낮지만 대중적인 투쟁이냐를 놓고 고민끝에 나는 학생회 건설에 힘을 실었던 기억이 있다"면서 학생회 대중화에 힘을 기울여 줄 것을 주문했다.

학생의 마음 '학심' 읽어야

정지환 월간 말 전문기자는 "역사적으로 진단할 때 87년 6월 항쟁은 학생운동의 각 학교조직의 넓은 대중화를 이룬 계기였다"고 조망했다.
조선일보 등 보수언론의 문제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정 기자는 "역사는 당당한 소수가 이끌어 간다. 지금이 소수라고 너무 힘겨워 하지 말았으면 하지만, 한편으론 학내 민주화에 힘을 실어 학생대중의 마음을 얻고, 아버지의 보수신문을 끊는 노력 등의 언론개혁운동을 생활화 해 줄 것"을 주문했다.

정명수 전대협 동우회장은 "광주항쟁은 학생운동의 조직화의 단초를 마련한 계기였다"고 말했다. 그는 "총학생회는 어떤 정파냐와 무관하게 다른 한편으론 학생들을 대변하는 단체인 만큼 정파보다 학생대중의 책임자로서의 임무도 다해야 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와 함께 "6.15 공동선언 이후 운동은 상승세를 타고 있다"고 말했다.

90년대 학생운동 '공' 정당한 평가를

95년 통일운동세력의 분열을 앞에서 겪었던 정태흥 3기 한총련 의장은 "90년대 학생운동은 5.18 학살자처벌투쟁 등 많은 성과에도 불구하고 80년대에 비해 제대로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명기 4기 한총련 의장은 96년 연세대 사태에 대해 "96년 좋은 뜻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많은 방법의 오류를 범했고, 통일운동 대중의 요구를 집대성하지 못한 한계"를 돌이켰다.

늦게 도착한 이인영 민주당 구로갑 위원장은 (전 전국연합 상근간부, 전대협 초대의장)은 "먼저 96, 97년 전국연합 간부시절 한총련이 가장 어려웠을 때 제대로 전국연합 등 사회단체가 활동못해 난관을 돌파하는데 충분히 돕지 못해 미안하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민주당으로 가 총선에서 실패해 원외위원장을 맡고 있는데 방향은 조금 달라질지언정 한국사회의 지향과 이상의 근본의 목표는 포기할 수 없다"면서 "10년을 맞은 한총련은 중대한 전환기에 있으며 10년의 활동을 잘 평가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적'국민 의구심부터 떨치는 자체 노력을

이후 자유 질문과 토론자리에서 송영길 국회의원은 "나는 지금 '반미'를 주장한다고 '이적'이라는 시대는 끝나가고 있다고 본다"면서 하지만 "한총련이 무조건 받아들이는 방식의 어느 일방의 사상에 치우쳐선 사고의 편향성을 불러오고, 앞으로도 이적성 논란에 휘말릴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정명수 전대협 동우회장도 "한총련이 이적단체 규정을 벗어나 법적인 문제가 없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와 함께 국민들의 북의 사주에 대한 의구심을 스스로 떨쳐버리려는 노력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지환 월간 말 전문기자는 "보수적 자유주의자로 스스로 지칭하는 강준만 교수의 인기도와 안티조선 운동의 파급력을 볼 때 한총련은 보다 창조적이고 진일보한 운동방식을 고민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허인회 84년 고대 총학생회장을 지낸 민주당 동대문을 지구당 위원장은 "나같은 정치하는 사람은 지역의 여러 계층과 만나 그들의 마음을 읽는 즉 민심을 잘 읽는 것이 정치인의 실력의 기준이 되듯이 학생들도 학생들의 마음 '학심'을 읽는데 노력해 달라"고 부탁했다.
토론에서 김형주 한총련 의장은 한총련의 최근 변화등을 열거하며 이적단체 규정은 맞지 않다고 강조했다.

"토론회 더 갖도록 노력하겠다"

이날 토론회가 한창 논쟁과 함께 무르익을 무렵 출범식 행사 관계로 중간에 끝이 나고 말았다. 이에 대해 한총련 범사회인대책위 집행국을 맡은 사회자인 강위원 씨는 "이번 토론회는 세대를 넘어 학생운동의 진로를 모색해 보는 자리의 출발점이라 여겨달라"면서 "다음 지속적인 토론회가 열리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는 250여 명의 각 대학 학생회 간부들, 토론에 관심있는 80, 90년대 선배들과 함께 일부 방송사 카메라도 비쳐 토론에 대한 관심을 반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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